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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현과 존 바에즈, 그리고 쇼비니즘 마케팅
[비나리의 초록공명] SKT의 쇼비니즘 마케팅에 동원되는 것이 문제
 
우석훈   기사입력  2006/03/14 [19:40]
도대체 누가 그 야밤에 응원한다고 응원권을 팔아먹지?
 
독일하고 우리나라 시차는 보통 8시간인데, 내 기억이 맞다면 그 월드컵 할 때에는 서머타임이 적용되니까 7시간 정도 차이가 날 거다.
 
저녁 때 게임을 한다고 하면 새벽 1시에 시작해서 새벽 3시에 끝나거나 조금 더 늦어질 것 같은데, 이 시간에 누가 시청앞이나 상암 월드컵경기장까지 가서 응원을 한다고 이 호들갑들인지 모르겠다.
 
그 시간에 뭘 타고 가고 끝나면 어떻게 돌아오지?
 
예전에야 우리나라에서 하니까 대충 낮시간에 한다고 치더라도 독일에서 하는 경기에 자정 이후에도 나가서 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축구 열기가 그렇게 높나?
 
잘 모르겠다. 그렇게까지 가서 응원하겠다는 사람 말릴 생각은 별로 없다. 독일까지 가는 사람들도 만만치 않을 것이고, 외국도 원정 응원 많이 가는데 그렇다고 해서 나라 망할 정도가 된 경우는 못봤다.
 
30억이나 주고 응원권을 샀다고 하는데, 누가 그런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응원을 하러 꼭두새벽에 시청까지 나갈지 궁금하다.
 
나도 LG 응원가 열심히 부르고 응원했던 적이 있기는 하다.
 
“나가자 LG, 싸우자 LG” 이 노래 들으면 지금도 신나기는 한다. 하여간 많이들 응원가지 않으면 30억이나 주고 응원권 산 회사는 좀 곤란하게 되겠다. 역시 이명박 시장이다. 어차피 응원 제대로 하기 힘든데 돈이나 벌자? 그나저나 회사는 경기 시간이 몇 시쯤인지 시차 계산이나 해보고 응원권을 산 건지 모르겠다.
 
윤도현은 4억 5천에 월드컵 전속 광고를 하기로 계약을 했나보다. 열 명이 같이 움직인다고 하면 1인당 4천만원 정도의 돈을 받는다. 돈이 그렇게 좋아라고 말 하기에는 그렇게 큰 돈은 아니다.
 
윤도현과 존 바에즈, 자본의 쇼비니즘 마케팅
 
“이 아파트 좋아요” 하고 한 마디 하고 가는 아주머니들이 허탈하게 받아챙기는 돈에 비하면 욕 먹을 정도로 큰 돈은 아니다. 그래서 "돈이 그렇게 좋아?"하는 말은 못하겠다.
 
SKT는 2년 전부터 쇼비니즘 마케팅에 거의 목숨걸고 발벗고 나선 회사인데, 사실 윤도현이 그나마 좀 나은 것 같아 보여서 그에게 월드컵 응원광고 모델이 된거지, 될 수만 있다면 김흥국부터 하고 싶은 사람들이 줄 서 있을 것 같아서 아마 왜 나에게만 비난이 집중되는 것인지 할지도 모르겠다.
 
내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돈이 커서 문제가 아니라 자본이 쇼비니즘 마케팅에 나서는데 그 앞에 선 것이 사람들의 타켓이 된 것으로 이해된다. 그게 나쁠까? 나쁠 것 없다. 내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국민 평균보다는 윤도현은 쇼비니즘이 덜 한 사람이다.
 
조수미가 독도 노래부르는 건 괜찮고 윤도현이 월드컵 노래부르는 건 안돼? 그렇게는 말 못한다.  

▲조안 바에즈 LP 음반 표지모음     © 우석훈
조안 바에즈라는 한 가수 생각이 났다. 이리저리 찾아보면 LP로 다섯 장 정도를 가지고 있을 것 같은데 지난 2년 동안에는 한 번도 조안 바에즈 노래를 들은 적이 없는데, 칙칙거리면서 튀는 LP들을 꺼내서 먼지를 깨끗이 닦고 다시 틀어보았다. 60년대의 녹음들이다. 좀 늦은 건 월남전의 반전 시대가 끝난 이후의 노래들도 좀 있다.
 
미국에서는 "여전사" 계열의 가수 맨 앞에 세워주는게 조안 바에즈다. 조안 바에즈 앞에서는 밥 딜란도 별 거 아니고 존 레논은 더더욱 별 거 아니다. “Blowing in the wind” 부르던 시절에는 조안 바에즈와 밥 딜런이 연인이었다. 음악 가사로 뭔가를 표현하는 것에 더 관심이 있던 밥 딜란과 직접 행동에 더 관심이 있던 조안 바에즈가 그래서 헤어졌다고 하는데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요즘 웰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요가가 붐인데, 맨 위로 올라가면 히피 문화가 있고 반전시절의 애절함이 있고, 그 히피 피라미드의 맨 상층부에 꼭지점처럼 서 있던 그 사람이 바로 조안 바에즈이다. 멜라니 사프카나 마리안나 페이스풀이나 비슷비슷하게 활동했던 여러 여가수 중에서 역사 속에서 아직까지 남아있는 사람이다. 2년 전에 LP로 새로운 앨범을 냈다고 하는 전설같은 소리가 전해지는데 너무 비싸서 살 엄두를 못 내었다.
 
개인적으로는 밥 머레이의 “No woman, no cry”라는 노래를 제일 좋아하는데, CD를 잃어버려서 MP3로만 가지고 있다. 그나마도 어디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윤도현이 걸어가는 길과 존 바에즈가 걸어온 길과는 별 상관이 없는 것 같다.
 
90년대에 비틀즈를 좋아한다는 사람들은 무지하게 많았는데, 존 레넌같은 소위 레너니스트들은 우리나라에서는 배출하지는 못한 것 같다.
 
윤도현 욕하는 건 별 의미없고 다른 시대의 아이콘들을 찾아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갑자기 낭만고양이 시절의 채리필터를 아주 좋아했었다는 생각이 든다... 
* 글쓴이는 경제학 박사,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성공회대 외래교수, 2.1연구소 소장입니다.

* 저서엔 <88만원 세대>,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 <아픈 아이들의 세대-미세먼지 PM10에 덮인 한국의 미래>, <조직의 재발견>, <괴물의 탄생>, <촌놈들의 제국주의>, <생태 요괴전>, <생태 페다고지>,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등이 있습니다.

*블로그 : http://retire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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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3/14 [19:4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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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두리팬 2006/03/15 [12:23] 수정 | 삭제
  • 요즘 차범근 감독과 차두리가 나와서 국제전화 거는 요령을 CF로 직은 거 있죠.

    한국과 유럽은 8시간 차이, 미국과는 14시간 차이가 납니다.

    서머타임이 적용되지 않는 지금 현재 독일과 한국은 8시간 차이가 납니다. 6월 월드컵이 되면 유럽에는 서머타임이 적용됩니다. 그 때가서는 7시간 차이가 납니다.

    우리나라가 유럽보다 동쪽에 있어서 시간이 먼저 시작됩니다. 우리가 현재 오후 11시이면 독일은 현재 오후 3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