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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10만 시위대, 총리관저 몰려 탁신 퇴진촉구
잠롱 이끄는 시위대 방콕 도심 2km 평화행진, 탁신 '비상사태' 선포 위협
 
최별   기사입력  2006/03/14 [13:57]
독재와 부패 총리 사퇴 요구로 불거진 태국의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수만명의 시민들이 탁신 시나와트라 총리 관저 앞에 모여 사퇴를 촉구했고, 총리는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나섰다고 AFP통신이 14일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6만여명(경찰 추산)의 인파가 탁신 퇴진을 촉구하는 정기집회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전 병력을 동원해 시위대를 막았다. 태국의 일간 '더 네이션'은 시위 인파가 10만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시위를 주도하는 지도자 중 한명인 잠롱 스리무앙 전 방콕 시장(탁신의 전 고문)은 평화시위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총리관저를 포위한 인파로 도심의 큰 교통체증을 유발했다고 인정했다.

잠롱은 이날 시위대 선두에서 "정부 청사에 난입해서는 안됩니다", "정부 기물을 파손하면 그들의 함정에 걸려드는 겁니다", "정당한 방법으로 하면 우리는 이길 수 있습니다"고 시위대에 호소했다. 이날 시위대에는 학생, 노동조합원, 반세계화 운동가, 그리고 시민들이 참여했다.
 
정부청사 포위, "부패 총리 물러나라"
 
▲왕궁을 출발해 정부청사로 향하고 있는 태국 시위대. 탁신 총리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 더네이션
이에 대해 탁신 총리는 방콕시내 모처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집회시위가 불법 폭력으로 치달으면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필요하다면 비상사태를 선포할 준비가 돼 있다. 안보관련 장관들도 이미 질서 유지를 위해 시급하다고 요청한 상태다. 과거에도 그런 적이 있다."

잠롱 전 시장은 92년에도 군부정권에 항의해 민중 봉기를 주도한 적이 있다. 그 결과 민주주의를 지켜냈지만 보안군의 폭력적 탄압으로 많은 이들이 희생됐었다.

안보 담당 한 고위 관료는 월요일 기자들과 만나 만약 비상사태가 선포된다면 당국은 맨 먼저 수도권 일원에 통금령을 내릴 것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당국의 함정을 알고 있는 시위대는 폭력적 양상을 자제했다. 이날 시위에서도 왕궁에서 출발, 도심을 통과해 총리관저로 2킬로미터쯤 행진을 했는데 평화적으로 이어졌다. 시위군중 속에서는 거듭 "비폭력" 구호가 터져나왔다.

이날 시위에 나온 이들은 하나같이 "우리는 승리를 확신한다"며 "탁신 총리가 퇴임할 때까지 집회시위를 멈추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같은 시각 관제 시위도 이어졌다. 수천명의 탁신 지지자들이 방콕의 북부 외곽지역에 모여 반정부 시위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의 움직임으로 시위대간 충돌이 우려되기도 했다.

이날 시위를 막기 위해 경찰 2만2천여명이 동원되기도 했다. 정부 청사 주변에는 경찰 특수부대 요원 1천여명이 배치돼 삼엄한 경계를 폈다.

탁신 총리의 독재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1월 말경 촉발됐다. 탁신과 그의 가족이 경영하는 태국내 최대 통신사인 '주식회사 신'의 지분 50%를 한 싱가포르 회사에 매각하면서 19억달러를 챙긴 게 들통나면서다. 그는 세금을 피하려고 편법을 동원했었다.
 
총리, 관제데모로 맞불... 먹혀들지 않아
 
그는 이번 위기를 피해보려고 4월 2일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회유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반정부세력은 보이코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편, 그는 지난 2001년 총선을 통해 총리에 올랐으며, 2005년 재선을 성공했었다. 자신의 재산을 내세워 지역민들에게 내놓은 공약이 먹혀든 결과이며, 지금도 지역사회에서는 그에 대한 반대여론이 약한 편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인터넷저널> (www.injournal.net) 편집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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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3/14 [13:5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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