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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로비 스캔들', 부시와 공화당 초비상
[국제동향] 유태인 출신 로비스트 잭 아브로모프, 공화당 기반 뒤흔들어
 
최별   기사입력  2006/01/05 [20:44]
로비스트 잭 아브로모프는 누구인가?
 
금세기 내 워싱턴 정가의 최대 사기사건으로 기록될 로비스트 잭 아브로모프 사건이 올 11월 하원 중간선거를 앞둔 부시행정부에 핵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3일 워싱턴 연방법원에서 가진 플리바겐(선고를 앞두고 자신의 죄를 인정하면 형량을 깎아주는 형사법 절차)에서 아브로모프는 인디언부족으로부터 수천만달러를 받아 탈세를 하고 수십명의 의원에게 입법로비자금으로 사용했다고 시인했기 때문이다. 그는 80년대 공화당 학생위원회 의장 출신으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선거에 개입했을 뿐 아니라 부시대통령 만들기에도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뉴욕에서 발행하는 인디언론인 ‘지금 민주주의를’에 따르면, 그는 94년 공화당이 40년만에 하원에 다수당이 되자 워싱턴의 로비스트가 됐다. 당시 한 공화당 의원이 워싱턴 로비스트계를 장악하겠다고 세운 ‘K스트리트 프로젝트’의 핵심 역할을 맡았다.
 
94년 다수당 만들며 로비스트 활동
 
이 때 아브로모프는 톰 딜레이 전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를 만났다. 당시 톰은 “잭은 정말 좋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자랑하곤 했다. 그렇게 공화당 안에서 활동을 시작한 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워싱턴 최고의 로비스트가 됐다.
 
부시 대통령이 초선을 치르던 2000년에는 선거 정치자금 모금의 핵심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부시가 당선되자 인수팀에도 들어가 활동하기도 했다. 그 때 부시의 핵심 참모인 칼 로브(현 백악관 참모팀 부실장)와 알게됐다. 그의 조수 한명을 칼 로브 개인 조수로 보내기도 했다.
 
그가 워싱턴 정가에 금세기 최대의 로비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 사기행각으로 모은 돈으로 유력 정치인 보좌관에게 접근하고 로비자금을 대 의원과 보좌관 모두에게 톡톡한 뒷돈을 대줬기 때문이다.
 
그를 도운 2명의 전직 보좌관 출신 로비스트와 함께 아브로모프는 워싱턴 정가에서 이른바 ‘3인방’으로 통한다. 그 중 한명은 공화당 학생위원회 활동을 같이 했던 랄프 리드다. 리드는 95년 깅그리치 하원의장 진영으로 들어가 아브로모프를 돕는 역할을 했다.
 
또 한명은 역시 같은 공화당 학생위원회 활동을 했던 그루버 노퀴스트다. 80년 레이건이 매사추세츠 주지사 선거 시절 보좌관으로 큰 공을 세웠던 인물. 아브로모프가 행정관리나 의원 보좌관 경력이 없이도 최고의 로비스트가 되도록 도운이다.
 
2000년 부시 선거자금 핵심 모금책
 
아브로모프를 도운 또 한명의 로비스트가 있는데, 그는 90년대 후반 톰 딜레이 언론담당 보좌관을 했던 스캔론. 2000년 그는 보좌관을 그만두고 아예 아브로모프 진영으로 들어가 딜레이 의원의 수석보좌관 에드 버캠과 부수석보좌관 토니 루디까지 그의 로비그룹으로 불러들이기도 했다.
 
지금 워싱턴 정가에서는 수십명의 유력 정치인들이 그의 입을 바라보며 떨고 있다. 언론에 따르면, 그의 증언에 따라 20여명의 의원 이름이 조사명단에 올라있는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60여명의 의원이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금까지 아브로모프로부터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정치인중 신원이 확인된 이는 데니스 해스터드 하원의장(공화당, 6만9천달러 받은 사실 시인), 밥 니 하원의원(오하이, 공화당), 톰 딜레이 전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 등이다.
 
밥 니 의원(하원, 오하이오)의 경우 아브로모프가 플로이다의 한 카지노 사업권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그를 도운 혐의로 초긴장 상태다. 그는 2000년 하원에서 플로리다에 설립 예정인 ‘선크루즈 카지노’ 허가를 반대했었다. 하지만 아브로모프의 로비를 받고 바로 말을 바꿔 뇌물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그 뒤 아브로모프는 문제의 ‘선크루즈 카지노’ 사업권을 가로채려고 하는 과정에서 한 살인사건과 연루돼 지금 플로리다 법원의 재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사업권을 가진 구스 보울리스가 카지노 매매협상 중 괴한의 총에 맞아 사망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범인 2명이 아브로모프의 카지노사업 파트너인 아담 키단이 고용한 것으로 들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또 선크루즈 카지노 매입대금으로 2천3백만달러의 사기어음을 지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카지노사업권 노려 인디언족 등쳐먹어
 
민주당에서도 해리 레이드 상원 원내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언론에 따르면, 아브로모프가 골수 공화당원이기 때문에 직접 뇌물을 전달했다기 보다는 의뢰인이 사업권을 노려 아브로모프를 통해 자금을 건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처럼 아브로모프 사기사건 폭풍이 공화당을 넘어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백악관의 맥클렐렌 대변인은 언론브리핑에서 “양당과 관련된 사건”이라고 말해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들은 민주당은 소수이거나 연관성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브로모프는 또 다른 추악한 경력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들어나고 있다. 그는 90년 대 중반 미국령 괌에서 기업의 돈을 받고 괌 자치당국이 ‘최저임금법’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일에도 간여했다. 당시 그는 공화당 원내대표인 톰 딜레이 의원의 도움을 받아 뇌물을 받고 기업의 노동착취를 지원한 것이다.
 
그는 워싱턴에 2개의 거대한 레스토랑도 운영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2002년 미의회 의원을 대거 초청한 만찬으로 유명해졌다. 그 자리에 뇌물 제공자(후원 기업 등), 로비스트를 대거 불러놓고 정치인을 불렀으니 공화당의 거물급 의원들이 앞 다퉈 달려온 것이다.
 
아울러 유태인 출신인 그는 수백만달러의 뇌물중 일부를 팔레스타인과 분쟁중인 조국의 이스라엘 저격수학교 등에 기부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수천만달러의 뇌물자금 중 일부를 유대교정통파 학교, 이스라엘저격범학교 등에 지원하기도 했다.
 
유태인 출신으로 반팔레스타인 자금줄도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내 최대 정치감시 시민단체인 커먼코스 첼리 핑그리 대표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복지나 교육, 그리고 전쟁을 걱정하는 일반 시민들이 뽑아놓은 선량들이 더러운 돈을 받아먹고 이런 추악한 부정부패를 저지른 것을 확인하게 되다니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개탄했다.
 
한편, 이번 일로 아브로모프에 속아 로비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난 인디언 부족들도 큰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4백년의 근대 역사에서 거의 대부분 부족원을 학살당하며 자치자금원으로 연방정부로부터 받은 카지노사업의 추악한 뒷거래가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브로모프 사건에 직접 연루된 데다 수천만달러의 자금을 건넨 인디언족인 코샤타(루이지애나), 촉토(미시시피), 새기노 치피와(미시건), 티구아(이슬레타 델 서 푸에블로, 텍사스 엘파소) 족은 사기사건으로 잃은 돈을 되찾을 소송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인터넷저널> (www.injournal.net) 편집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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