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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동연 '민주당 2명과 만나' 정계개편 논란 확대
우리 '거론할 때 아니다' 진화나서, 민주 '당대당이라면' 여운
 
심재석   기사입력  2004/04/24 [14:03]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이자 당 정무조정위원장인 염동연(광주 서갑) 당선자의 "민주당 당선자 2명과 접촉 중"이라는 발언이 때아닌 정계개편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염 당선자는 23일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민주당 의원들과  무소속  당선자의 우리당 입당을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염 당선자는 더불어“현재 과반수이긴 하지만 국회의장으로 나가고 입각하는 분을 고려하면 152석이 안정 의석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염 당선자의 이같은 발언은 그가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과 맞물려 '노심(盧心)'의 반영이 아니냐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한선교 대변인은 24일 논평을 내고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염동연 당선자가 사견을 전제로 했지만 민주당 당선자 2명과 입당을 이야기중이라고 한 것은 그의 여권내 위치로 볼 때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 대변인은 또 "국민의 뜻을 받들지 않고 회유와 협박으로 의원 빼내기나  꾀하는 것이야 말로 구태정치의 전형"이라며 "열린우리당은 인위적 정계개편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염 당선자의 발언이 '성급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총선 직후 정동영 의장과 김근태 원내대표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왔다갔다 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선을 그은 바 있고, 천정배 의원도 "성급하게 입당을 거론할 때가 아니다"고 일갈했다.

탄핵에 반대해 총선 직전 민주당을 탈당한 조성준 의원이 우리당 비례대표 후보에 포함됐다가 유시민 의원 등의 반발에 낙마한 것을 감안하면, 당내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있다는 개혁당 그룹도 민주당 의원 영입에 거세게 반발할 것이 예상된다.

실제로 독자적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과반수를 의석을 획득했고, 가뜩이나 잡탕정당이라는 비난을 듣고 있는 마당에 야당과 당내의 반발을 무릅쓰고 열린우리당이 야당의원 영입에 무리수를 둘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염 당선자가 언급한 2명으로 손꼽히는 이낙연, 김효석 당선자도 당장 당을 옮길 가능성에 대해 일단 '노(NO)'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개별입당 보다는 당대당 통합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순형 대표를 비판하며 총선전 민주당을 탈당한 후 총선에 불출마한 설훈 의원은 22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애걸복걸해서라도 통합하는 것이 지지자들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당선자들의 정치적 성향이 열린우리당 당선자들과 다를 바가 전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입장에서는 민주당과의 통합에 아쉬울 것이 전혀 없다. 오히려 민주당이 '호남의 자민련'의 규모로 남아있는 것이 영남진출에 유리하다는 계산도 있다. 민주당과 통합할 경우 또다시 '호남당'이라는 멍에를 써 영남 유권자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열린우리당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이 "호남에서 우리당에 대한 표쏠림 현상이 나타날 때 국민이 어떻게 볼까 걱정"이라며 "특히 영남에서 그 반작용으로 지역주의 역풍이 불 때 걱정"이라고 말한 것은 열린우리당의 심리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같이 복잡한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당장 정계개편이 일어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정계에서는 언젠가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어떤 형태로든 통합할 것이고, 또 정치구도상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이 다수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사무총장도 지난  22일 MBC백분토론에 출연,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에서 다른 것이 없으니, 당장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통합 또는 흡수 문제는 우리당내 세력 재편과정과 맞물려 탄력있게 추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우리당에 잠복해 있는 정체성 문제를 다시 끄집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움직에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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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4/24 [14:0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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