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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위안부' 합의 반대, '귀향'을 봐야할 이유
강제동원 일본군 성폭력피해자들에 대한 슬픈 보고서, 현재의 이야기
 
김철관
▲ 귀향의 한장면     © 김철관


촬영현장에서 배우와 스텝들이 일본군인들의 역을 맡은 극악무도한 행동을 보면서 실제 눈물을 흘렸던 영화, 촬영을 한 배우들의 심리적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심리치유 전문가까지 동원해 심리치료를 했던 영화가 현재 상영 중인 ‘귀향’이다. 

일본이 저지른 2차 세계대전 때 꽃다운 어린 나이로 전쟁터에 끌려가 일본군들에게 끔직한 성폭력과 살육 현장을 지켜본 일본군 전쟁 피해자 위안부의 삶을 조명한 영화이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97주년 3.1절 기념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를 언급하면서 일본에게 한일 합의정신을 지키라고 했지만, 현재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당사자들은 물론, 국내외 여론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가장 큰 문제는 한 마디로 합의문에 진정성 있는 사과가 담겨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의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법적 보상과 진실한 사과가 담겨야했으며, 일본이 조직적으로 저지른 여성의 납치와 성적 착취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반대 이유였다. 

▲ 97주넌 3.1절 의정부역 앞 펄력이는 태극기     © 김철관

 

일본군 성노예로 전쟁터에 강제로 끌려갔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조명한 영화 ‘귀향’을 보면 정부가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 반대 이유를 알게 된다. 3.1절 경기도 의정부의 한 극장에서 ‘귀향’을 관람했다. 관람객들 중 60% 이상이 대부분 굵은 파마를 한 60~80대의 여성들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훌쩍거리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언뜻 일본군 위안부 합의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이 영화를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주제 귀향(歸鄕)은 ‘고향에 다시 돌아 온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귀향(鬼鄕)이란 의미이다. 즉 영화 ‘귀향(鬼鄕)’은 ‘죽은 자의 넋을 고향으로 모시고와 위로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쟁 성폭력 피해 희생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이 산자로 돌아왔으면 ‘귀향(歸鄕)’이고, 넋을 고향으로 데리고 와 ‘굿’을 통해 위로하면 ‘귀향(鬼鄕)’인 셈이다. 이 영화는 대부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해 구천에서 맴돌고 있는 피해여성들의 영혼에 초점을 맞췄다. 이들의 넋을 지금이라도 위로해야한다는데 의미를 둔 것으로 풀이 된다. 

해방 2년 전인 1943년 경남 거창의 한 동네에서 천진난만한 14살 정민(강하나-제일교포 3세)은 영문도 모른 채 집으로 온 일본군 손에 이끌려, 부모님의 절규를 보면서 가족의 품을 떠난다. 

정민은 함께 경남 상주에서 끌려온 영희(서미지)를 비롯한 14살~15살쯤 되는 수많은 여자 아이들과 함께 트럭에 실려 갔고, 다시 기차로 옮겨 알 수 없는 곳으로 향한다. 그리고 차디찬 전장터 한가운데, 일본군의 성노예가 돼 온갖 고초를 당한다. 그들이 맞이한 것은 일본군에 의한 끔찍한 성폭력 고통과 아픔의 현장이었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면서 진행된다. 현재의 영옥(어릴적 영희) 할머니(손숙)와 과거 영옥 할머니의 어린 역을 맡은 영희(서미지)가 겪은 슬픈 현실에 관객들의 눈에 송골송골 눈물이 맺힌다. 

▲ 귀향의 한장면     


위안부로 끌려간 어린 소녀들을 성폭력과 성폭행 그리고 폭력도 모자라 죽이고, 흔적을 없애기 위해 불로 태우는 모습에서는 분노가 치민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우리 조상들의 아픈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귀향’의 끝부분은 영화 제작을 위해 동참한 7만 5270명(순제작비의 50% 넘는 12억원 후원)의 이름(닉네임)과 피해자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들이 수 분 동안 이어진다. 

3.1절 아침 영화 ‘귀향’에서 주인공 영희의 어린 역을 맡았던 배우 서미지(24)씨와 일본군 류스케 역을 맡았던 배우 임성철(프로듀서)씨가 KBS ‘아침마당’에 출연해 귀향과 관련한 얘기를 털어놨다. 

서미지씨는 “영화가 만들어 진 후 피해자 할머니들이 살고 있는 ‘나눔의 집’을 방문했는데, 손을 꼭 잡고 고맙다는 말을 연신했다”며 “한 할머니가 무릎의 칼자국을 보여주면서 영화에서 ‘실제 진실을 1/10도 표현하지 못했다’, ‘대부분 전쟁터에서 죽고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우로 출연했고 이 영화 프로듀서인 임성철씨는 “영화 촬영 중 간과 장기가 나빠 얼굴이 붓고 힘든 촬영을 했다”며 “피해자들의 고통에 비하면 ‘호강’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어린 소녀 20여만 명이 전쟁터인 타향에서 죽어 갔다”며 “이들 소년들을 위로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부족한 점이 많다”고 밝히면서 “세상에 아름다운 분들이 많아 7만 5000여 명이 전쟁 피해자 위안부 아픔에 동참했기에 영화가 가능했다”고 전했다. 

영화 <귀향>은 손숙, 오지혜, 정인기 등 연기파 배우들이 나서 출연료없이 재능기부로 출연했다. 손숙씨는 영화 속에서 위안부로 잡혀갔다가 탈출해 생존한 어린 영희(서미지) 역의 현재 역할 영옥 역을 맡았다. 오지혜씨와 정인기씨는 극중 경남 거창 집에서 일본군에 의해 끌려간 정민(강하나)의 부모 역으로 출연했다. 각 분야 스탭들 역시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 귀향의 한장면     © 인기협

 

2015년 12월 7일, 이 영화의 출발점이 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모여 있는 ‘나눔의 집’에서 최초 시사회를 열었다. 이후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한 시민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후원자 시사회’를 진행했다. 지난 1월 22일부터는 미국 LA, 애리조나, 뉴욕, 코네티컷대, 브라운대, 워싱턴 등 서부와 동부를 아우르는 ‘미국 후원자 시사회’를 개최했다. 

세계적인 축제인 월드컵과 미군장갑차에 희생된 미선 효선양의 사건이 발생한 2002년, 영화 ‘귀향’을 제작한 조정래 감독은 피해자 할머니들이 살고 있는 ‘나눔의 집’에서 봉사를 하면서 시나리오를 쓰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으로 14년 전의 일이다. 

이전에 학술차원에서 정신대 문제로 접근해 조금 알려졌지만, 지난 91년 8월 14일 당시 67세였던 고 김학순(1924~1997) 할머니가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였음을 기자회견을 통해 첫 증언을 하면서부터 우리나라에서 위안부 문제가 공식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당했던 일이 하도 기가 막히고 끔찍해 평생 가슴속에만 묻어두고 살아왔지만… 
국민 모두가 과거를 잊은 채 일본에 매달리는 것을 보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내가 눈을 감기 전에 한을 풀어 달라.” 

92년 1월 8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주최로 서울 종로일본 대사관 앞에서 수요 집회가 시작됐고, 2012년 8월 14일 타이완 타이베이에서 열린 제1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고 김학순 할머니가 첫 증언을 한 날인 8월 14일을 ‘세계 위안부의 날’로 지정하게 된다. 

통상 ‘위안부’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이 표현은 적절치 않다.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강제동원 일본군 성폭력피해자’들인 셈이다. 일본군 전쟁에 끌려간 ‘강제동원 일본군 성폭력피해자’는 한국, 중국, 필리핀, 대만, 싱가포르 등을 합하면 2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 등록 피해자로 신고한 사람들은 238명이고, 현재 46명이 생존해 있다.


기사입력: 2016/03/06 [12:39]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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