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중국유학생이 나전칠기 석사논문 완성
중국에서 나전칠기 연구 및 보급에 힘쓰겠다 밝혀
 
김철관   기사입력  2002/07/16 [20:47]
{IMAGE1_LEFT}중국에서 건너온 鐘聲(종성·32)씨는 우리나라에 나전칠기를 공부하려 온 유일한 외국 유학생이다. 오는 8월 대전 배재대학교 국제통상대학원 칠예과 졸업을 앞두고 있는 그는 중국인으로서 한국사람도 하기 힘든 나전칠기와 관련된 '나전칠기를 이용한 칠예작품 연구'란 석사논문을 제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연구 논문은 자신이 직접 만든 漆藝(칠예) 작품을 모델로 작업과정을 상세히 설명해 놓고있다. 그는 지난 6월과 7월초, 두 차례에 걸쳐 대전 배재대학교 21세기 기념관과 대전시 중구에 있는 이공갤러리에서 자신의 작품전시회를 가졌다.

지난 6월27일부터 7월1일까지 열린 제2차 '鐘聲 漆藝作品展(종성 칠예작품전)'에는 나전칠기에 관심 있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그의 작품을 보며 감탄사를 자아냈다. 이날 작품은 평면작품 11개, 입체작품(오브제) 8개 등 총 19 작품이 선보였다.

이 작품들은 대학원재학 2년 동안 만들어진 작품이다. 평면 작품으로 내 놓은 星雲(성운-별구름)은 자신이 만든 작품 중에 가장 아끼는 작품이라고 자랑했다. 성운은 '태초의 감각을 찾는다'는 의미에서 혼신을 다해 정성스럽게 만들었다고 술회했다. 이곳에 전시한 대부분의 작품은 옻칠을 하고, 칼로 긁고 은박(조개)을 붙여 광택을 냈다.

그는 95년 중국 유명대인 청화대 미술대학 칠예과를 졸업했다. 대학을 다니면서 옻칠공부를 했다. 그는 한국에 가면 나전칠기를 공부할 수 있다는 주위바람을 실천으로 옮겨, 97년 6월 배재대학교 예술대학 칠예과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한국 나전칠기 공부에 전념했다.

螺鈿漆器(나전칠기)란 조개, 어패류껍질 등을 갈고 닦아 자르기 등을 해 칠로 입힌 예술품을 의미한다. "나전칠기는 기원전 6세기 중국에서 유래해 명나라, 청나라를 거치면서 점차 사라졌고, 그전에는 중국에서 왕의 진상품으로도 쓰이게 됐다"고 말하는 종성씨.

그는 "명·청 이후 나전칠기기법이 중국에서 사라졌다. 대신 한반도에 건너와 고려시대에 전수됐고, 이조시대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조선시대에 기능체계가 한국에서 최종 완성됐다. 이제 한국이 나전칠기의 종주국이 됐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남해안에 조개 때문에 나전칠기가 발전한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5년간 한국의 대학과 대학원에서 나전칠기 연구에 나날을 보낸 그는 올 9월 중국 북경으로 돌아가 주변 대학에서 칠예교수로 일을 하게된다고 전했다. 그는 2000년 21세기 현대미술정립전에서 미술대학원 우수작품으로 초대됐고, 2001년 제2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공모전에서 나전포, 금분, 당분, 이자지칠을 한 '對話(대화)'가 특선에 입상하기도 했다.

{IMAGE2_RIGHT}지난 7월1일 열린 대전에서 열린 작품 전시회는 동자나전문구상, 협저태포도무늬방형협, 협저태나전원합, 대화, 공간, 생명, 2001-1 등 오브제작품 8점(1층 전시장)과 추일, 성운, 암화, 원고의 인상(2층 전시장) 등 평면작품11점이 선보였다.

한편, 종성씨는 "한국의 나전칠기 공부에 도움을 준 정해조 지도교수님, 이형만 선생님(나전칠기 무형문화재) 정수화 선생님(옻칠문화재)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대전에서 개인전을 처음 열게돼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또 그는 "한국에서 공부한 나전칠기를 중심으로 중국에서 더욱 연구를 빛낼 것"이라며 "중국에서 나전칠기 권위자로 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 중 한국말이 조금 서투른 종성씨를 대신해 같은 배재대학교에서 공부하고있는 유학생 석화(중국 조선족 시인)씨가 통역을 담당했다. 석화 시인은 "같이 중국에서 유학와 서로 다른 공부를 하고 있지만 종성씨는 한국 나전칠기에 관해서는 완전히 도사가 된 사람"이라며 "그의 석사논문에서 나전칠기에 관해 자세히 기술하고 있어 후세 사람들이 한국과 중국의 나전칠기를 연구하는데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종성씨 애인 노춘강씨도 배재대학교에 유학와 언어연수를 하고 있다. / 논설위원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2/07/16 [20:47]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