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피디수첩과 민노당 강기갑 대표에 대한 1심 법원의 무죄 판결에 불만을 가진 것은 검찰과 한나라당 뿐만 아니다. 일부 보수.우익세력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은 '이념'을 들먹이며 법원 판결을 비난하는 반면 일부 보수단체들은 직접 행동으로 보여준다. 이들은 21일 대법원과 서울중앙지방법원, 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최근 판결을 비판하는 기자회견과 시위를 벌였다. 극성 회원들은 강기갑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사의 집 앞까지 쫓아가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꼭두 새벽부터 대법원장 공관에 몰려가 이용훈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급기야는 대법원장이 출근하는 차량에 계란을 던져 수사 대상에 올랐다. 22일에도 애국단체총협의회, 구국결사대라는 단체에서 대법원앞과 대법원장 공관앞에서 좌편향 판사 퇴출과 대법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1인시위나 집회를 벌인다. 대법원장이 탄 차에 계란을 투척한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라는 단체는 종묘공원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한 안보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여기서도 최근 법원의 잇단 판결에 대한 성토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계란 투척 등 보수단체들의 과격행동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은 비판적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온도차가 감지된다. 한겨레신문이나 경향신문 등은 도를 넘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반면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등 이른바 보수언론은 관대했다. 22일자 신문에서 중앙일보는 계란투척 행위를 사회면에서 짧게 다뤘다. 거의 3개 면을 통해 법원 판결의 문제점을 다룬 것과 비교된다. 동아일보도 마찬가지여서 판결 불만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검찰이 철저히 수사하기로 했다고 짧게 다뤘다.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기회만 되면 법치를 얘기하고 있고 보수 언론들도 이를 적극적으로 보도했다. 판사의 판결도 법치의 한 과정이다. 법치가 마음에 안든다고 법질서에 역행하는 사법부 수장에 대한 계란투척 행위에 눈을 감거나 실눈으로 보는 것은 그동안 법치를 강조했던 보수 언론으로서 당당하지 못한 태도라는 비판이 나올 법하다. 조선일보만는 1면에 주요 기사로 시위대가 대법원장 차에 계란을 던졌다는 사실과 대법원이 '비이성적 물리력 행사'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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