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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세 직무체제, 민노당 분열 막아낼까?
천영세 직무대행 "19일 중앙위원회 개최"…심상정-노회찬, 탈당 논의
 
이석주   기사입력  2008/02/12 [15:57]
분열 위기에 봉착한 민주노동당이 임시당대회 이후 천영세 의원을 직무대행으로 정하고 당내 갈등 수습과 총선체제 돌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비대위 혁신안' 부결 이후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탈당 현상은 그 속도를 더해가는 양상이다.
 
이미 탈당 의사를 밝혔던 심상정, 노회찬 의원이 새로운 진보정치를 주창하며 양측 간 긴급회동을 갖기로 한데 이어, 지역 당원들의 탈당이 가속화 하고 있어 이른바 '천영세 직무대행' 체제가 당의 분열 흐름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황.
 
천영세 "19일 중앙위원회 통해 갈등 수습"…심-노, 금주 내 탈당 논의
 
천영세 대표 직무대행은 12일 민노당 홈페이지를 통해 당내 갈등을 수습키 위한 중앙위원회 일정을 공지했다. 심의 의결 안건은 △당 위기 수습의 건 △총선대응의 건 △2008년 상반기 가예산안 심의의 건 등 총 4건. 중앙위원회는 오는 19일 열릴 예정이다.
 
앞서 천 대표 직무대행은 11일 의원총회에서 최순영 수석부대표를 집행위원장으로, 이영순 공보부대표를 임시 대변인에 임명했다. 지난4일 해체한 심상정 비대위를 대신해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하고 당내 갈등 수습과 사실상의 총선준비 과정에 들어선 것.
 
▲앞서 천영세 직무대행 및 최순영, 이영순 의원은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당내 갈등 수습을 위해 당원들의 힘을 결집시키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 민주노동당(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이자리에서 천 대표 직무대행은 분열 사태를 막겠다는 의지를 표명, "창당 초기의 화합 정신으로 함께 할 것"이라며 "내부 논쟁에 빠져 국민들에게 혁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단결의 정신으로 과감하게 당을 혁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천 대표 직무대행의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이미 시작된 탈당 현상이 멈출 것이라는 전망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이 당 안팎의 중론이다.
 
특히 이르면 이번 주 열릴 예정인 심상정, 노회찬 의원 간 공개회동에 당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의사를 밝혀왔듯, 이들의 회동결과에 따라 민노당 분열의 속도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비대위 대표에서 물러난 뒤 탈당을 시사했던 심상정 의원은 금주 중 노회찬 의원과 긴급회동을 갖고 향후 진로를 논의키로 합의했다. 이밖에 진보진영 인사 등 당 안팎의 인사들과 만나 탈당에 대한 최종 입장을 조율키로 했다.
 
여기에 노회찬 의원도 11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 "기존의 민주노동당을 넘어서고 외연이 확장된 새로운 진보정치를 해나갈 것"이라며 "심상정 의원을 포함, 문제의식이 비슷한 분들과 삐른시일내에 만나겠다"고 사실상의 탈당을 기정사실화 했다.
 
현재 구체적 일정과 회담 의제 등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두 의원 모두 임시당대회 이후 당을 떠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던 터라, 탈당과 관련한 각각의 명분과 향후 행보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노회찬 의원 측 박영선 보좌관은 이날 오후 <대자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주 내로 두 의원이 머리를 맞댈 것이지만, 날짜가 확정되지는 않았다"며 "회담 내용 역시 탈당 이후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에 대한 방향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당 이래 가장 어려운 상황이지만, 모든 힘 하나로 모아야"
 
반면 이런 상황에서도 당의 화합과 혁신을 강조, 분열이라는 최악의 사태 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민노당 충남도당은 12일 당직자 105명의 서명이 담긴 결의문을 발표하고 "당은 아직 여덟 살 밖에 되지 않았다"며 "한미FTA 저지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이명박 정권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정당은 민노당 밖에 없다"고 당원들의 결집과 단결을 강조했다.
 
충남도당은 "지금까지 수많은 당원들의 헌신으로 오늘의 당을 만들었듯이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의 헌신과 노고가 필요하다"며 "창당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인 만큼, 강력한 진보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모든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비록 민노당 내 탈당 행렬은 그 속도를 더해가고 있지만, 당내 일각에선 이같은 상황에 우려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5일 있었던 전현직 지역위원장 등 20명의 탈당 기자회견 모습.     © 민주노동당(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이에 앞서 민노당은 지난8일 의원 대표단 명의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창당의 초심으로 돌아가 단결과 화합의 정신으로 국민들과 함께 전면적인 재창당에 나서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총선 승리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 기관지인 <진보정치>는 한 발 앞선 지난6일 자 기사를 통해 "현재 후원당원을 포함한 민주노동당의 총당원 10만1256명 중 실제 탈당자수는 전체의 1.5% 수준인 1351명"이라며 당을 둘러싼 일련의 분당 행위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11일 천영세 직무대행 체제가 꾸려진 직후 민노당 강북구 당원들이 대거 탈당한 상황과 12일 경남도당의 탈당의사 표명 등을 본다면, 이러한 탈당 현상은 향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일반적 중론이다.
 
이러한 이유로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은 11일 성명을 내고 "탈당자의 절대다수가 운동의 포기가 아닌 진보정당 창당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고 필요한 일이었다"며 "시급히 창당추진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창당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한 민노당이 분열의 갈림길에 서있는 상황에서, 오는 19일 중앙위원회를 통해 당원들의 단결과 화합을 호소하고 있는 천영세 직무대행이 현재의 난관을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진보진영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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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2/12 [15:5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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