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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세 곳의 이념과 정책을 비교한다.
 
장신기   기사입력  2002/03/18 [14:25]


   국민회의 신당, 민주노동당, 그리고 장기표 신당은 내년 총선을 대비하여 새로운 정치를 계획하고 있다. 이 세 정당의 이념과 정책을 비교해본다.



새천년을 향한 각 정치 세력들의 움직임이 무척 활발하다. 어두운 20세기를 넘어서 희망찬 21세기를 맞이하고자 하는 노력은 반드시 있어야 하고 현재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정치권이 새천년을 맞이하여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는 것은 우선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상당수의 사람들은 현재 정치권에서 내세우는 새로운 정치라는 것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비판은 주로 신당 창당을 통한 정치권의 개혁을 부르짖는 국민회의를 겨냥한 측면이 강하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이나 신당을 구상 중인 장기표씨는 국민회의의 신당을 평가절하면서 새천 년을 맞이하는 새로운 정치 질서를 구현할 수 있는 정치 세력은 자신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노동당과 장기표씨 사이에도 일치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러면 위에서 언급한 세 부류의 정치 세력들이 자신들이 진정한 개혁 주체라고 주장하는 근거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국민회의가 추진중인 신당(이하 약칭 여권 신당)은 이념적으로 중도 자유주의적 정치적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측면을 보면 재벌에 대한 지속적인 개혁을 강조하고 있으며 중소 기업을 강화하려는 정책적 대안의 제시를 하고 있다. 또한 생산적 복지를 내세우면서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을 정책적 과제로서 내세우고 있다. 정치적 측면에서는 참여민주주의의 확장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정책적 실천으로서 여권 신당은 비례 대표제에서 여성에 대한 30%공천을 보장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을 강화시켜서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으며 지역 갈등 해소를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여권 신당은 현재 신자유주의의 압력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서 극복하겠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이는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이 후로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정책의 방향을 반영하는 것으로서 현재 보수 진영이나 진보 진영 양 쪽으로부터 공통적으로 비판받는 내용이다.

이러한 여권 신당의 방향성에 대해서 민주노동당이나 장기표씨가 구상 중인 신당은 두 가지 측면에서 비판을 하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정체성을 내세우고 있다.

우선 민주노동당과 장기표씨가 구상 중인 신당(이하 장기표씨 신당)은 기성 정당으로서의 여권 신당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두 정치 세력은 여권 신당이 지역 정당의 한계와 일인 보스 정치(김대중 대통령을 언급하고 있음)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이념적으로는 민주 노동당이나 장기표씨의 신당은 여권이 집권이후 추진해온 중요한 정책들이 신자유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중산층과 서민들의 경제적 안정이 흔들렸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래서 두 정치 세력은 신자유주의적 정책에 반대하면서 복지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노동당과 장기표씨 신당 사이에서도 차이가 있다. 이는 진보 세력의 정치 세력화에 있어서 노동자 중심성(계급 중심성)을 인정하는가하는 문제와 관련이 있다. 장기표씨는 과거와 같은 노동자 중심의 계급 정당을 내세워서는 국민적 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광범위한 시민 사회 운동 세력의 연합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민주노동당은 장기표씨의 주장에 대해서 노동자 계급의 강조가 노동자만을 위한 한정적 계급성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일반 노동하는 사람들의 정치적 욕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에서는 정리 해고를 인정하고 복지 정책을 통해서 정히 해고의 사회적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장기표씨의 생각을 비판하면서 현재 복지 정책이 미비한 한국적 현실에서 장기표씨의 생각은 비현실적인 면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제까지 각 당의 정치적 지향점에 대해서 알아보고 상호 간의 차이점과 공통점에 대해서 비교를 하였다.

위에서 살펴 본 정치 세력들은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적 대안을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여권 신당은 김대중씨에 대한 지지와 비판적 지지를 해온 세력들이 신당이라는 이름으로 총결집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고 민주노동당은 독자 후보 노선을 견지해온 사회 운동 세력과 최근 합법화되고 그 동안 사회적 영향력이 향상된 민주노총이 중심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장기표씨의 신당은 기존의 정치권과 사회 운동의 중심적 흐름을 동시에 비판하면서 새로운 진보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각 정치 세력들의 현실 판단과 이에 따른 대안이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통적으로 한국 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살펴본 각 정치 세력들의 정치적 입장 차이에 대한 논의를 현실 정치에서나 기타 공론의 장에서 찿아보기 어렵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임에 틀림없지만 이를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려는 움직임은 미약하기만 하다. 비판과 토론을 통한 성숙된 정치 의식을 형성하는 것이 선진 정치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한국적 현실은 아직 이와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이 문제는 한 두 사람이 노력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세력들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문제점들이 하나 하나씩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각 정치 세력의 정책과 지향점에 대해서 치밀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자보 정치부에서 노력할 것을 독자 여러분께 다짐하는 바이다.

* 본 글은 대자보 25호(1999.1.23)에 발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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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2/03/18 [14:2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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