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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총리의 마지막 기회
 
장신기   기사입력  2002/03/18 [14:15]
{IMAGE1_LEFT}김종필 총리가 국민회의와 자민련과의 합당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후 정가에 잠시 수면 밑으로 가라앉아 있던 양 당의 진로에 대한 논의가 다양한 각도에서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앞으로 있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예측을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양 당의 합당이 바람직한 일인가 아니면 잘 못 된 일인가를 살피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우선은 두 여당의 합당이 이루어진다는 전제하에 어떠한 방향성으로 나가는 것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바람직한 것인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정치 발전의 가장 큰 걸림 돌은 지역 갈등으로 인한 이념적으로 정당의 성립이 어렵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전국 정당의 모습을 갖추면서 이념적으로 비슷한 인물들끼리 모이는 것이 이상적인 일이다.  현재의 정당을 보면 한나라당은 실질적인 한국 보수주의의 맥을 잇는 정당이다.

또한 한나라당은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비록 자민련이 원조 보수주의를 자처하고는 있지만 중도 세력의 국민회의와의 연합 관계에서 중심적인 정책적 대안을 내놓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고 전통적인 지배 세력에서 일탈한 분파는 상대적으로 보수성이 약화되는 속성을 가진다는 것을 고려하면 자민련의 정체성은 그다지 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수주의는 전국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반면에 상대적으로 대립되는 모습을 갖고 있는 국민회의나 개혁 세력의 현재 세력은 상당히 약한 것이 사실이다. 호남과 수도권을 제외한 어느 지역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현실은 한국 정치의 미성숙을 나타낸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바람직한 정당 구조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중도 개혁 세력이 단일한 역량으로 한나라당과 균형 잡힌 모습을 보이는 일이다. 여기서 국민회의와 자민련 그 중에서도 자민련의 선택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국민회의가 추진 중인 신당이 인물 면이나 정당의 운영 구조 공천 등에서 상당히 개혁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자민련은 양 당이 합당하는 과정에서 신당이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정치 개혁을 훼손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김종필 총리는 사사로운 욕심에서 벗어나 진정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는 각오로 앞으로 나가야 한다.

만약 구태 정치에서 흔히 문제시되는 보스 정치와 밀실 정치와 같은 모습으로 자신의 지분만을 고려한다면 정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이 일은 국민회의와 김 대중 대통령에게도 해당된다. 신당은 신당이다. 오랜 기간 누적되어 온 정치 구조를 바꾸기 위한 결정체로서 신당이 자리 매김 해야 하고 국민적 신망을 받는 개혁적인 인물을 과감히 받아들이는 일이 중요하다.

따라서 국민회의의 기득권 포기에 가까운 이제까지의 모습에 조응하는 김 종필 총리와 자민련의 결단을 기대해 본다.

* 본 글은 대자보 21호(1999.9.27)에 발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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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2/03/18 [14:1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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