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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미국대선-전형적인 후진국 선거
선거부정, 여촌야도, 북풍이 휩쓴 정치 후진국형 선거
 
전차   기사입력  2004/11/04 [10:33]
1960년대 한국인의 입장에서 미국의 생활상은 어떻게 보여졌을까?
60년대말  미국에서 학위를 취득한 교수님 한 분의 말씀의 들으면 그 당신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내가 미국에 유학 가서 깜짝 놀란 것이 있는데, 그것은 미국 사람들이 길가에 가득히 차를 주차한다는 것이었지”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은 “길가에 차를 주차하는 것”이 왜 놀랄만한 것일까? 라는 의문을 가지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1960년대 한국의 경제 상황을 아는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60년대 한국에는 자동차 자체가 흔한 것이 아니었고, 귀한(?) 자동차를 차고밖에 주차하면, 백미러를 비롯한 자동차의 주요 구성물이 온전하게 남아있지 않는 것이 다반사였다. 이런 한국을 생각하면, 미국인들이 자동차를 길가에 세운 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었고, 풍족한 경제력을 누리는 미국과 미국인에 대해 부러움과 감탄사가 절로 나왔던 것이다.
 
교수님이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인 1960년대의 한국 1년 예산은 미국의 주립대 예산보다 못하던 시절이니 이런 해프닝이 있을 수 있다 생각하지만, 30여년 뒤인 1990년대 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던 나도 어느 정도 미국이라는 나라의 수준 높은 생활상을 기대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대는 실망으로 돌아왔다. 미국의 땅이 넓다는 것 이외에 한국에서의 생활보다 특별히 좋아 보이는 것이 없었다. 비록 IMF 사태의 여파로 한국인의 삶이 궁핍해지기는 했지만, 미국의 생활상에 부러움을 느끼지 않아도 될 정도로 한국의 경제 수준은 이미 향상됐던 것이다.
 
2004년 11월 3일 미국대선을 지켜보면, 내가 미국 유학에서 느꼈던 종류와 같은 실망을 넘어 미국과 미국인에 대한 동정을 금할 수 없다.
 
미국 숭상에 적지않은 노력을 기울이는 한국의 교육과정, 미국이 민주주의의 본고장임을 내세우는 각종 영화-드라마-책자 등을 통해, 우리들은 “미국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훌륭한가?”, “미국의 힘은 미국 민주주의의 힘에서 나온다”, “민주주의 역사가 일천한 한국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본받아야 한다”라는 종류의 감언이설을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이라는 강요를 당해왔다.
 
그리고, 이런 감언이설은 2000년 대선을 거치면서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2004년 11월 드디어 그 추악한 본 모습을 보이며 깨져버리고 만 것이다. 2004년 미국 대선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1. 선거부정 시비로 얼룩진 선거
서방 국가로서는 이례적으로, 동구권과 같은 민주주의 후진국에서 주로 감시활동을 했던 OSCE(유럽안보협력기구) 90여명의 선거감시요원 들이 선거감시 활동에 투입되었고,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수만명의 참관인이 파견됐으며, 마이클 무어 감독 같은 사람은 접전 예상지역에 천여대의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곳곳에서 나타난 선거방해 책동, 선거인 명부 문제, 개표기 고장, 투표장내 대기자들에 대한 투표거부 움직임 등… 정치 후진국에서나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심지어는 선거감시에 나선 OSCE 요원들이 투표장 감시를 거절 당하는 사태까지 있었다 하니, 과연 이런 식의 날림 선거를 행한 미국이 무슨 자격으로 민주주의를 말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2. “여촌야도” 현상

미국대선에서 케리가 승리한 지역은 금융의 중심 뉴욕과 보스톤을 포함한해 미국을 이끌어간다는 동북부 지역 전역과 시카고가 위치한 일리노이, 그리고 첨단산업의 중심지인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서해안 3개주였다.
 
2004년 미국대선의 최대 격전지였던 오하이오의 상황을 살펴보면, 도시지역에서는 “캘리가 우세하거나 부시에게 뒤져도 근소한 차이”였지만, 산개한 군소 군락의 경우 대부분 7:3 또는 6:4 에 이르는 일방적인 부시 지지의 모습을 보였다. 농촌지역과 같은 산업화가 덜 진행된 지역이 일반적으로 보수화의 경향이 있다는 걸 감안하여도, 이와 같은 차이는 “도시와 그 외 지역의 정보력 격차”가 상당한 수준임을 말해 주고 있다. 이 또한 정치 후진국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3. 미국판 북풍 “오사마 빈 라덴”

부시가 궁지에 몰릴 때마다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던 빈 라덴 일가의 수호천사(?) 역할은 마치 짜놓은 각본처럼 척척 진행된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화씨9/11에서 폭로된 것과 같이 부시가 사업적으로 어려움에 몰릴 때마다, 빈 라덴 일가는 부시에게 막대한 재정적 지원을 하였다.
 
9/11 사건이 벌어질 당시, 부시정권은 권력형 비리사건인 “엔론  회계부정 사건”과 클린턴 정권에서 이룬 경제성과를 무너지게 한 경제실정에 대한 책임 추궁을 당해,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렸던 상황이었다. 이런 부시정권의 위기를 단숨에 해소했던 것이 9/11 사건이다. 그리고 9/11 테러는 수호천사(?) 빈 라덴 일가의 한 사람 “오사마 빈 라덴”이 주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4년 캘리와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이던 부시에게 수호천사(?) 빈 라덴 일가의 한 사람 “오사마 빈 라덴”은 천연스럽게 “제2의 테러 협박’을 하는데, 이는 마치 한국에서 수구세력의 집권기에 선거 때마다 불어오던 “북풍”과 흡사함을 알 수 있다.
 
부시정권이 수호천사(?) 빈 라덴 일가의 한 사람 “오사마 빈 라덴”을 체포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때마춰 행해지는 수호천사(?)의 부시 살리기는 단순한 우연의 일치인가?
 
2004년 미국대선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살펴보면, 소위 “정치 선진국 미국”은 존재하지 않고, “전형적인 정치 후진국 미국”만이 보인다. 미 당국과 미국인들은 법 정비와 감시망 확충을 통해 올바른 선거문화가 정착 될 수 있도록 힘쓰기 바란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본산 미국”이라는 감언이설을 오랫동안 강요 당했던 한국인들에게 그들이 보여줘야 할 최소한의 양심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런다고 명분 없는 침략전쟁을 일으킨 부시를 대통령으로 선출한 미국인들의 부도덕성이 면죄되는 것은 아니지만.
 
* 본문은 필자가 '정치문화 포탈웹진' 이너모스트(http://www.innermost.co.kr)에 게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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