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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면접 과외가 한달에 5백만원이라고?"
대입논술 앞두고 고액과외 성행... 학부모 허리 휜다
 
안형석   기사입력  2002/11/30 [01:32]
교육열 세계 제일의 대한민국. 이같은 교육열은 해마다 입시철에 수험생을 둔 전국의 가정을 전쟁상태로 돌변하게 한다. 한국의 사회 풍토가 학벌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대학이 인생의 앞길을 선택하는 이중적 사고방식이 존재하는 나라이기에 더욱 그렇다.

"어느 대학 갈 것 같아요?", "시험 잘 봤어요?" 라는 질문이 입시철의 인사말이 되어 버린 지는 이미 오래다. 올해도 어김없이 다가온 입시철에 일부 수시 합격으로 진학한 수험생을 제외한 대부분의 입시생들은 컨디션 조절과 잠의 전쟁으로 낮과 밤을 잊은 지 오래다.

{IMAGE1_LEFT}이미 수능이 끝났지만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정시모집 논술시험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2003학년도 대학수능시험 가채점 결과 중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한 대입 전형에서 심층 구술 면접 및 논술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입수학능력시험을 끝내고 정시모집 논술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이 사설학원에서 고액논술강의를 받는가 하면 지방학생들은 서울까지 와 원정강의를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학원들은 논술이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고 단기간에 준비해야한다는 학생들의 약점을 악용해 신고한 수강료의 몇 배를 받아 폭리를 취하고 있다.

이번 주 초 수능시험 점수가 확정 발표되면 본격적인 대입 정시모집이 시작됐다. 수능 못지않게 중요한 논술과 면접을 위해서 학생들은 아직도 시험공부가 끝나지 않았다. 더욱이 지방에는 구술이나 논술을 전문적으로 다뤄지는 학원이 없는 실정에 지방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이다.

시내 유명 논술전문학원이 최근 2003대입 정시모집 논술시험에 대비한 특별반을 모집하면서 4-5주에 50만원 이상씩의 수강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논술학원의 경우 5주 과정의 논술반 수강료를 100여만원을 받고 있다. 일부 학원들은 지난 주 수시 2학기 모집 논술을 치른 고려대 등 일부학교 시험을 앞두고는 4-5일짜리 단기 논술 특강료를 50만원 정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능에서 재수생보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점수를 얻은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1백만원이 넘는 고액 단기과외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학원들이 실제 교육청에 등록한 학원 수강료는 단과반이 한달에 5만원정도이고, 종합반도 15만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 일부 과외방은 1대 1 족집게 심층면접 강의를 실시하면서 1인당 3백만∼5백만원씩 받는가 하면 주요 대학의 출제예상 문제와 모범답안이 건당 50만원씩에 팔리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처럼 논술학원들이 고액의 수강료를 받는 것은 이번 수능에서 고득점자들의 점수대가 넓어져 논술의 중요성이 커진데다 정시모집까지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수험생들이 조급해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단기간에 시험을 준비해야하는 수험생들로서는 비싼 수험료라도 내며 공부할 수밖에 없는 점을 학원들이 악용한다. 일부 지방 부유층 자녀들의 경우 서울까지 원정와 일주일에 100만원짜리 논술강의를 듣는 등 과열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IMAGE2_RIGHT}대부분 서울의 학원들에서 주최하는 논술·구술 단기강좌는 주 2~3회씩 4~6주 프로그램으로 수강료가 1백만원을 호가한다. 학원 관계자들은 "일선 고교 교사가 수험생들의 단체수강을 문의해오는 등 어려워진 수능시험 때문에 중상위권 학생들을 위주로 강좌 문의와 수강신청이 엄청나게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심층·논술전문학원인 서울 모 학원의 수강료는 5주 단위로 심층면접 1백만원, 논술강의 70만원으로 두 과목에 170만원이나 들고 특히 '심층·논술 과외방'은 더욱 고액인데도 성업중이다.

한 학원관계자는 "1주일에 2회씩하는 심층면접 과외가 강사에 따라 1개월에 1인당 3백만∼5백만원"이라고 소개하며 "오히려 학원은 싼 편이다"고 말했다. 이곳의 강사들은 한시간에 수 백 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

어떻게 가르치는지는 알 수 없어도 쪽집게라는 소문이 한 번 돌면 그 강사를 만나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호감도가 높아야 하고 실력도 뛰어나야 하고 지루하지 않게 재미있는 강의로 수험생들을 휘어잡아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지만 좋은 결과는 수험생들의 노력에 달려 있는 게 모든 이들이 알고 있는 모범 답안이다.

이와 함께 수험생들에게는 주요대학의 논술고사 및 구술면접 예상 문제와 모범답안을 1문항당 50만원에 판매한다는 광고 e메일도 날아들고 있다고 알려졌다. 고액 학원비나 과외에 대한 학부모의 부담이 가중되는 한편 수험생들의 고통도 더해가고 있다.

논술학원을 다니는 한 수험생도 "논술 일정도 촉박하고 학교 지도만으로는 부족해 학원에 다니고 있지만 비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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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2/11/30 [01:3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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