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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 풍자 마당극 '소문야방성대곡'
제도권 언론 폐해를 고발한 마당극ba.info/css.html'>
 
김철관   기사입력  2002/07/09 [12:19]
{IMAGE1_LEFT}언론의 부정부패를 고발한 언론 풍자 마당극 '所聞也放聲大哭, 소문야방성대곡(제작 전민규·연출 김인경)'이 지난 7일 오후 5시 대전 평송청소년수련관 대강당에서 첫선을 보였다. 지난해 '신문고를 울려라'에 이어 '진주큰들문화예술센터'가 내 놓은 두 번째 언론풍자 마당극 '소문야방성대곡'은 1905년 장지연의 '是日也放聲大哭(시일야방성대곡)'에서 제목을 패러디한 작품이다.

시일야방성대곡은 을사조약과 을사오적을 고발했다면 소문야방성대곡은 편파왜곡, 추측보도 등으로 일반 민중들의 삶을 파탄으로 몰고 간 제도권 언론 폐해를 고발한 마당극이다.

이날 공연에 앞서 수련관 앞마당에서는 진주큰들풍물단 소속 100여명 회원들이 길놀이 공연을 시작했다. 길놀이는 초등학교 어린이부터 고희가 넘은 어른들까지 함께 어우러진 신명난 풍물 굿판이었다. 이곳 찾아 길놀이를 감상한 사람들은 이들의 뛰어난 풍물솜씨를 보며 일제히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길놀이 공연을 끝나자 이들은 무대주위에 둘러앉아 마당극 공연 감상에 들어갔다.

작품소개

정각 오후 5시 풍물꾼과 기수들이 어우러진 신명난 풍물굿판을 벌이며 마당극의 막이 올랐다. 비대한 언론이 선거정국에서 특정후보 밀어주기와 함께 정권창출 개입에 혈안이 된 언론의 모습을 호랑이 춤과 만담 등으로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긴박한 취재 경쟁, 특종경쟁에 내몰린 기자들, 폭로성 보도, 추측보도를 일삼는 언론 등 비정상적 언론상이 구구절절하게 표현된다. 또 언론에 의해 5·18민중항쟁의 폭도로 매도된 사람들, 미국장갑차에 영면한 여중생들의 죽음의 진실에 무관심한 언론상을 굿을 통해 표현, 관객들에게 심금을 울린다.

특히 희망원이라는 고아원을 운영한 서 원장은 거대 언론의 횡포에 좌절감을 느끼고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 언론의 슬픈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희망원 자리에 지하철이 건설된다는 정보를 입수한 유 사장은 희망원 서 원장을 찾아가 고아원을 자신에게 팔 것을 요구한다. 서 원장은 이를 단호히 거절한다.

유 사장은 언론사에게 서 원장에게 치명타를 입힐 거짓 정보를 건넨다. 언론은 그것을 정확한 확인도 없이 기사화한다. 결국 서 원장은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리며 주위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된다. 곧 언론의 잘못을 깨달은 포장마차 부부, 미장원 아줌마 등 동네주민들은 희망원 기사가 거짓임을 알고 언론사에 항의해 언론에게 사과를 받아낸다. 그러나 몇 자 안된 사과문에 주민들의 분노가 더욱 치솟는다.

한편, 마당극의 마지막을 장식한 곧게 서있는 펜대의 모습은 언론의 폐해에 대한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며, 언론개혁의 절실함을 마당극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물음을 던진다.

관객반응

이날 마당극은 마당극 특유의 풍자와 해학, 배꼽 잡는 웃음으로 재미있게 그려졌다는 것이 마당극을 관람한 주위의 일반적 평가다.

또 이날 1000여명 관람객들이 대전 평송청소년수련원 대강당을 가득 메웠고, 마당극 관람 도중 눈물을 흘린 관객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이 마당극을 보며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느끼는 듯했다.

스태프의 말

{IMAGE2_RIGHT}공연이 끝나고 뒤풀이 장에서 스태프들을 만났다. 마당극 공연이 끝난 직후 전민규 제작자는 관람객들의 반응을 살피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이었다. 그는 뒤풀이 장에서 "첫 공연의 반응이 대단히 좋아 기분이 좋습니다. 앞으로 몇 사람의 관객들에게 지적된 음향 등에 신경을 쓸 예정입니다. 앞으로 큰들을 많이 사랑해 줬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연출자 김인경씨는 "전국언론노조 후원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앞으로 순회 공연은 오늘 공연을 중심으로 더욱 정성스럽게 다듬어 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작년 10월 6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신문고를 울려라'의 한장면(대자보 자료사진)

진은주 기획실장은 "첫 공연이라서 배우들이 상당히 긴장할 줄 알았는데 차분히 잘해 줬습니다. 전국언론노조, 대전충남민언련 등 단체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에서 연기를 한 송병갑씨는 "많은 사람들이 큰들 마당극 공연을 보러온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함을 느낍니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공연에 임하겠습니다. 마지막 오는 10월 서울 공연은 더욱 신경 써 임하겠습니다"라고 짧은 소감을 피력했다.

한편 70여분에 걸쳐 진행된 所聞也放聲大哭(소문야방성대곡)은 대전MBC가 주최했고, 전국언론노동조합이 후원했다. 큰들의 '소문야방성대곡- 그 망할 놈의 소문 때문에 목을 놓아 통곡하노라-' 마당극은 강릉, 부산, 서울 등에서 순회공연으로 펼쳐진다. 서울 공연은 오는 10월 중순으로 알려졌다.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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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2/07/09 [12:1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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