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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석찬 '탄핵때문에 불출마선언 번복'논란
우리당 '당선가능성'과 원칙 사이 저울질, 확정후보 반발
 
심재석   기사입력  2004/03/16 [15:18]

3월 12일 오전 역사적으로 기억될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애꿎은 투표함을 바닥에 두어번 내팽개치던 의원이 있었다. 바로 열린우리당 송석찬 의원이다.

송 의원은 불출마 선언을 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같은 그의 모습은 더욱 관심을 끌었다. 송 의원은 지난 1월 '민주당 분당사태를 겪으며 정치에 회의를 느껴 제17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불출마 선언을 한 바 있다. 더불어 송 의원의 불출마 선언의 배경에는 자신의 측근들이 후원회에 참석한 지역 구민에게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구속된 것도 한 몫을 했다.

그러나 송 의원은 16일 결국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 당원들의 요구 때문에 '출마한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브레이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탄핵정국으로 나라가 어려울 때 송석찬이 국회에 들어가서 나라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일하라는 많은 분들의 간곡한 말씀이 있었다"며 불출마 선언을 번복했다.

송 의원은 "민주화가 활짝 핀 줄 알았는데 냉전수구세력들의 손에 의해 역사가 역류되고 있다는 생각"이라며 "개인적인 것 보다는 더 민주주의를 위해 , 정치권에 머물러 있는 것이 도의 아닌가 하는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송 의원의 지역구인 대전 유성에는 이미 공천이 확정돼 있다. 열린우리당은 이 지역을 전략지역으로 선정한 후 이상민 변호사를 공천자로 확정했다.

송 의원은 이에 대해 "공천이 이미 끝났어도 전략지역은 당선가능성이 높은 사람으로 교체할 수 있다"며 "1석이 중요한 이때 당에서 후보를 교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의원의 불출마선언 번복은 며칠 전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열린우리당 대전 유성구 지구당(운영위원장 조재성)은 지난 11일 중앙당에 4.15 공천자에 대해 재심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송 의원과 오랜 고락을 같이 해온 송의원 열성 지지자들이어서 송 의원이 불출마 선언 번복을 위해 포석을 깔아 놓은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재심요청을 받은 재심위원회 김성호 위원장은 "재심위 소관이 아니다"라고 일축하고 있다. 김 의원은 "현재 공직자 자격심사위가 상임중앙위에 권한을 위임했기 때문에 상임중앙위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치인이 말을 바꾸는 것이 보기가 좋지는 않은데.."라며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신기남 상임중앙위원도 이에 대해 "아직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신 의원은 "그 지역은 이미 다 끝난 것 아닌가?"라며 송 의원의 태도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이상민 변호사측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펄쩍 뛰고 있다. 이 변호사의 한 측근은 "정당관례상 이런 일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법적으로는 분명히 문제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기자회견 등을 준비하며 대응책에 부심하고 있다.

한편, 송석찬 의원은 2002년 대선 과정에서의 후단협활동, 측근들의 선거법 위반 구속, 의원꿔주기의 주인공 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낙천대상자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높았으나, 불출마 선언으로 낙천낙선대상자 명단에서 빠진 바 있다.

반면 송의원은 민선 1, 2기 대전 유성구청장을 거치면서 지역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어, 당선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당선가능성과 원칙 사이에서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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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3/16 [15:1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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