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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하는 기계도, 범죄자도 아니다
이주노동자들 등록거부 및 합법화 쟁취 집회열어ba.info/css
 
취재부   기사입력  2002/04/08 [01:09]

지난 3월 12일 한국정부의 ‘불법체류 종합방지 대책’에 반발하여 수천명의 이주노동자들이 4월 7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을지로 훈련원에서 ‘등록거부, 합법화 쟁취’ 집회를 열었다.
* 국제인터내셔널가.mp3  감상하기 
 

이날 집회는 가랑비가 흩뿌려지고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서울경인지역평등노동조합 이주노동자지부(http://migrant.nodong.net) 주관하에 민주노총 서울본부, 조선족교회, 이주여성 인권연대 등 60여 노동사회단체 및 네팔, 베트남, 파키스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필리핀, 인도, 그리고 재중동포 등 천여명이 이주노동자 들이 모여 한국정부의 추방정책에 항의하며 합법화를 요구하였다.






당초 한국정부의 ‘불법체류 방지대책’은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향후 불법체류 미등록노동자가 늘어날 것을 예상해 행정적으로 불법체류자의 수를 줄여놓으려는 법무부의 면피책에 불과하다. 나아가 3월 25일부터 5월 25일까지 2개월에 걸친 불법체류자 자진신고를 유도하는 것은 인권침해 및 향후 단속을 용이하게 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이주노동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진신고를 하게 될 경우, 고용주는 불법체류 미등록자가 출국 전까지 사업장을 옮길 수 없다는 것을 이용해 임금체불, 산재 등을 고의로 미루는 일이 생길 것이며 동시에 이탈시 가중되는 벌금이 무서워 감시와 통제를 할 것이다. 또한 출입국관리국은 확보된 이주노동자의 신상을 가지고 보다 용이한 단속추방을 강행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같은 자진신고에 대하여 이주노동자들은 ‘쥐덫’ 또는 ‘낚시질’ 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집회를 준비한 단체들은 이같은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이 법무부의 붓끝에서 좌지우지되고 있는 현실을 극복하고, 불법체류 미등록노동자가 ‘쓰다버리는 기계’가 아닌 이 땅에서 노동하며 생존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존재이며,  정부의 내모는 정책이 아닌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합법화를 요구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문화노동자 가수 연영석씨가 축하공연을 하자 이주노동자와 어린이가 흥겨워 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동남아의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의 이주노동자 정책 및 고용주들의 비인간적인 처사에 항의하면서도 인간적으로 대해주기를 간절히 호소하였다. ‘불법 인간’이란 세상에 없으며 한국사회가 인간을 차별하는 편견을 버리고 이미 한국 땅에서 살아가고 노동하는 우리들을 정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인정하길 바라며 한국정부가 이를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하였다.


어느 이주노동자가 '등록을 거부하고, 합법을 쟁취하는 투쟁을 형상화한 퍼포먼스를 벌인 후 '합법쟁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이들이 내건 구호는
GIVE US THE VISA! 우리에게 비자를 달라!
WE HOPE TO LIVE AS A HUMAN BEING! 인간답게 살고싶다!
STOP! CRACK-DOWN!  단속 중단!
REJECT! REGISTRATION! 등록거부
ACHIVE! LEGALIZATION! 합법화 쟁취!
ACHIVE! LABOR RIGHTS! 노동권 쟁취!
LEGALIZATION! NOT REGISTRATION! 합법화! 등록반대!




다음과 같은 3개항을 결의하였다.
1. 우리의 동료들에게 자진신고(등록) 정책의 진실을 알려내고 거부 캠페인을 조직한다.
2. 우리의 진정한 요구를 모아내고 단결하기 위한 토론과 행동을 조직한다.
3. 한국 사회에 이주노동자들의 존재와 권리를 알려내고 지지를 모아내기 위한 행동에 적극 결합한다.




오늘 집회는 을지로를 행진해 명동성당 앞에서 정리집회를 마친 후 늦은 6시 경 끝마쳤다. 다음 집회는 4월 21일 오후 2시에 열리며, 장소는 미정이다.
이주노동자들의 권익 및 집회에 관해 관심이 있으신 네티즌들은 평등노조(02-985-9061, 031-594-4767), 안양이주노동자센터(031-443-2876)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 박점관,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더이상 짓밟지 말라!, 대자보 79호

* 풀꽃세상( http://www.fulssi.or.kr/ )에서는 정신병자가 아니었지만 단지 그의 행색이 초라하고 언어소통이 안 된다는 이유로 한국경찰에 의해 행려병자로 취급되어 정신병원에서 자그마치 6년4개월간 강제치료를 받았던, 네팔 여성 '찬드라 구룽'께 드리는 참회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 돈으로 나타나는 결과물보다는 참회드리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기는 방편으로 [찬드라 참회모금방 - '풀씨'들의 한마디]에서 참회의 과정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바쁘시겠지만 풀꽃세상을 방문해 주셔서 [찬드라 참회모금방]을 한번 둘러봐주시고, [찬드라 참회모금방 - '풀씨'들의 한마디]에 글을 올려주시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찬드라 참회모금방] 바로가기 http://www.fulssi.or.kr/chandra/chandra.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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