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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한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 폭로 곤욕
부시 '경제로 발목'잡혀 후보모두 위기발생, 경선미궁으로
 
취재부   기사입력  2004/02/14 [12:28]

미국 대선이 새로운 변수들로 인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혼전으로 빠져들고 있다.

공화당 후보로 나설 현직 대통령 부시는 경제문제로 발복이 잡혔고 민주당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케리 의원(메사추세스)은 여자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재선을 낙관하던 부시 대통령 진영은 미국의 무역적자가 지난해 사상 최고인 5백70조원에 달하고 재정적자도 6백조원에 이를 전망이라는 것이 보도되며 재선에 정치적 쟁점이 되고 있다.

지난해 무역적자는 2002년에 4천1백80억 달러보다 17.1% 늘어난 4천8백94억달러(약 5백70조원)로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 상무부 연례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의 지난해 수출은 2000년 이래 가장 좋은 실적인 1조1백86억달러(전년 대비 4.6% 증가)였으나 수입 역시 1조5천79억달러(전년대비 8.3% 증가)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면서 이처럼 무역적자폭이 커졌다.

부시 정부는 그동안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무역적자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은 다른 나라들의 무역 장벽을 제거해 미국에 시장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천문학적 무역적자는 부시 대통령의 자유무역 정책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미국의 일자리가 유출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AP통신은 "미국의 고용 성장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지지부진하다는 것이 부시 대통령에게 뼈아픈 약점이 되고 있어 백악관을 차지하려는 민주당 의원들이 다가오는 선거에 유권자들에게 이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큰 무역적자는 값싼 중국 제품이 대거 유입되 국가별로는 대중국 무역적자가 전년대비 20.3%나 증가한 1천2백40억달러(약 1백40조원)로 사상 최고에 달했다.

유럽연합(EU)에 대한 적자도 14.8% 증가한 9백43억달러로 확대됐고, 대일본 무역적자는 전년보다는 5.7% 줄어들었지만 6백60억달러에 달했다.

작년 12월 무역적자는 유가 상승과 기록적인 중국제품 수입 증가로 전년동기대비 10.8% 늘어난 4백25억달러에 달했다.

12월중 수입은 1천3백28억달러로 3% 증가한 반면, 수출은 9백4억달러로 0.2% 감소했다.

이런 영향으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무역적자 비율은 전년의 4.0%에서 4.5%로 확대돼, 다른 나라 같으면 국가가 파산했을 위기에 직면했다. IMF 등은 통상적으로 무역적자가 GDP의 3%를 넘으면 국가파산 위험이 있는 국가로 분류한다.  

AP통신은 이같은 무역적자 급증과 관련, 3일(현지시간) "미국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자동차, 의류, TV 등 각종 수입품에 대한 왕성한 수요가 일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품별 무역 수지 중 외국산 자동차 및 부품 수입이 2천1백1억달러, 텔레비전.가구.귀금속 등 외국산 소비재 수입이 3천3백38억달러로 각각 사상 최고에 달했다.

한편,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유력한 존 케리 메사추세츠 상원의원 역시 ‘부적절한 관계’ 의혹이 불거져 위기를 맞고 있다.

 케리 후보측은  이런 의혹 보도를 부인하고 나섰으나 미국 언론들의 집요한 추궁에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케리 후보의 ‘부적절한 여자관계’ 의혹을 제일 먼저 제기한 것은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적절한 관계를 처음 보고했던 우익 성향 인터넷 뉴스매체인 '드러지리포트'다.

드러지리포트는 12일(현지시간) 케리 후보가 2001년 초반부터 2년간 한 젊은 여인과 관계를 가져왔으며 지금은 미국을 떠나 아프리카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드러지리포트는 이 여성이 미국을 떠나 아프리카로 도망친 것도 추문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한 케리 후보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러지리포트는 이런 뉴스를 얻게 된 경위에 대해서 지난해 말 이 사이트의 기자에게 케리 후보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것으로 지목받고 있는 여인의 가까운 친구가 접근해 "환상적인 얘기가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드러지리포트는 이어 케리 후보의 주요 참모진이 “이번 경우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경우와는 달리 법정 진술을 없을 것이며 입증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하며 케리 후보의 문제를 "기자들이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사퇴한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사령관은 이번주초 기자들과 만나 비보도를 전제로 “케리는 인턴과의 문제로 내부에서 폭발할 것”이라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러지리포트는 이에 대해 “클라크 후보와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 가운데 3명에게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클라크 후보는 13일 케리 후보에 대한 공식지지를 선언해 드러지리포트의 주장과는 다른 행동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드러지리포트는 “그의 발언을 들은 기자들은 클라크 후보가 발언 사실을 꺼려하며 케리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데 대해 상당히 놀라했다”고 전했다.

드러지리포트는 이어 하워드 딘 후보 진영의 주요 참모를 인용해 케리 후보의 문제로 인해 최근 하워드 딘 후보가 점차 케리 후보에게 공세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위스콘신주 예비선거에서 패배하면 경선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결정을 번복한 이유도 바로 이 부적절한 관계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케리후보는 이같은 드러지리포트 보도에 대해 13일 라디오 토크쇼 이므스에 출연, “나는 그같은 의혹을 명백히 부인한다. 그것은 소문일 뿐이다.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또 “보도할 만한 것이 없고 따라서 나도 얘기할 만한 것이 없다”며 “그런 소문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해, 자신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에 대해 거리낄 것이 없음을 강조했다.

케리는 또 “그들은 무엇긴가 깜짝쇼를 연출하려 하고 있다”며 “나는 전투가고 격퇴할 것”이라고 문제가 확산되는 데 대해 강하게 경계하기도 했다케리 후보가 공식적으로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나섰지만 앞으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드러지리포트 보도 이후 아직 주요 네트워크 방송들은 관심을 두지 않고 있지만 일부 언론은 서서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ABC 방송의 라디오 프로그램이 케리 후보 의혹을 보도한 상태고 지방 방송들도 점차 이 뉴스를 다루기 시작했다.

경제에 발목을 잡힌 부시 대통령과 여자문제로 난관에 처한 케리의원이 앞으로 어떻게 위기를 수습하고 대선레이스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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