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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원, 전주 아닌 서울에서 출마하라
지역구도 타파하자며 김대중 이용 지역정서 부추기는 구태보여
네거티브적인 민주당 비판 지양하고, 정치개혁 솔선수범해야
 
김동민   기사입력  2004/01/07 [12:16]

정동영 의원의 꿈은 무엇일까? 2002 대선의 민주당 마지막 유세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가 추미애 의원과 더불어 대권 후보로 거론한 이후 부쩍 위상이 높아진 듯하다. 정동영은 대권의 꿈을 달성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퍼스낼리티로 보면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잘 나가는 방송사 앵커를 기반으로 국회의원이 된 이후 대변인을 맡는 등 얼굴 알리기에 앞서나간 것 외에 보여준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앞으로 하기에 달린 것이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원   
정 의원은 6일 광주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의장 경선을 위한 MBC 합동토론회에서 자신의 질문기회를 이용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대소원인 남북화해와 지역구도 타파를 민주당과 우리당 중 누가 잘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며 은근히 김심(金心)을 부각시켰다고 한다. 지역구도를 타파하자며 지역정서를 이용하는가? 기사가 맥락을 정확하게 전달했는지 모르지만, 아주 실망스러운 발상이다. 지역구도 타파는 실천으로 보여주어야지 말로써 되는 게 아니다.

정 의원에 대해서는 그 동안 말들이 많았다. 전주에서도 어렵다, 대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로 지역구를 옮길 것이다 등등이다. 이렇게 떠도는 추측에 귀를 세울 필요는 없다. 다만 이러한 말들은 정동영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니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그 관심은 단순한 호기심의 차원을 넘어 일정한 기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면 정동영의 선택은 무엇인가? 대권을 꿈꾸는 정동영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전주를 떠나 서울에서 출마할 것을 권하고 싶다. 그것도 호남 출신이 많은 곳을 피해 기왕이면 정치1번지라고 하는 종로나 강남지역에 도전하라. 정 의원이 전주에서 출마한다면 당선은 무난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그저 국회의원 선수나 늘리고 의장의 권력을 누리며 당장에 대권 후보의 유리한 고지에 오르는 것에 연연한다면 정동영의 정치적 성취는 그것으로 막을 내릴 것이다. 전주 덕진의 국회의원 정동영으로는 결코 대권 도전에 성공하지 못한다. 물론 대권의 꿈이 없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 경우는 공연히 마치 대권 도전의 반열에 있는 것처럼 국민들을 현혹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정 의원은 의장 경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다. 의장이, 더구나 대권을 노리는 사람이 지역에 안주해서야 되겠는가? 보도에 의하면 정 의원은 광주의 MBC 합동토론회에서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공조해 국회의원 정수를 그대로 유지하고, 돈 선거 조직선거를 조장하는 한편 정치신인장벽을 치겠다는 등 정치개혁을 과거로 돌려놓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총선 유세도 아니고 당내 경선에서 민주당 비판은 뭐 하러 하나? 이런 네거티브 전략을 버리고 자신의 비전을 적극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민주당은 호남물갈이이론으로 뒤숭숭한 모양이다. 김영환 추미애 장성민 등이 주도하고 있으며, 호남의 해당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반발하는 측에서는 추미애 의원의 전국구 진출과 김영환 의원의 제천 출마를 들이밀기도 한다. 민주당도 지역주의를 타파하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호남에서도 고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이를테면 추미애 의원이 대구에서 출마할 정도의 획기적인 선택이라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아무튼 이번 총선에서 지역주의 타파는 부패추방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당의 대표적인 얼굴들이 솔선해서 희생을 감내하는 모험적인 도전을 해야 한다. 자기 자신의 미래 뿐 아니라 당을 살리고 나아가서 정치를 바꾸는 출발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이렇게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경쟁을 해야 한다. 정 의원부터 결단을 내리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기왕이면 의장 경선의 공약으로 선언하라. 그래야 경선도 흥행이 될 것이다.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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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1/07 [12:1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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