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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당의장 후보들 '부안사태' 면목없어
'주민투표 시기' 언급없어, '촛불시위' 때 뭘했냐 비아냥도
 
심재석   기사입력  2004/01/07 [09:05]

열린우리당 의장경선에 나선 후보 8명은 지난 6일 전주지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부안사태는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으나 주민투표의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의견을 내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의장 선거에 출마한 8명의 후보     ©열린우리당홈페이지

김정길 후보는 “핵폐기장 부지선정과 관련해서 그 동안 빚어졌던 부안사태는 참으로 송구스럽고 안타깝다”며 “정부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부처간 혼선을 빚었던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신기남 후보도 “우리당이 너무 소극적으로 정부에 끌려갔다”고 자성한 후 “당을 만드는 과정이라 제 역할을 못했다”고 양해를 구했다. 아울러 신 후보는 주민투표의 시기에 대해서는 “대책위는 2월 중순으로 제안했지만 정부와 한발씩 양보해서 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허운나 후보는 “국정운영시스템이 미숙해서 혼돈이 많았지만 앞으로 정착되어갈 것이다”라며 정부를 옹호했다. 허 후보는 “주민투표는 좋다고 생각하고 주민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밝혔으나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장영달 의원은 “주민과 정부, 찬반 주민간 갈등에 대해 앞으로 열린우리당이 중재 역할을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며 “주민투표는 적절한 시기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부영 후보는 “행정의 졸속, 밀실 행정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아직도 정부가 고압적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잘못됐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정동영 후보는 “여당 노릇을 제대로 못한 것을 자책하고, 특히 이 지역 정치인(전주시 덕진구)으로서 사과드린다”며 “지난 9월, 전북 의원들이 중재안을 만들어서 청와대, 각 부처 장관들과 심층토론을 했지만 국무총리가 잠시 기다려달라고 해서 당이 조금 늦추게 되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아울러 “참여정부는 혐오시설을 전북에 밀어넣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선의에서 출발했지만 절차의 잘못으로 이렇게 된 것이 안타깝다”고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주민투표 시기에 대해서는 “시기결정은 전적으로 주민의 손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미경 후보는 “지속가능한 에너지정책에 대한 정부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환경론자들의 반발을 샀고, 해결방식이 미숙했던 점”을 부안사태의 원인으로 꼽으며 “다시는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고 다짐했다.

유재건 후보는 “부안원전센터는 정치권이 당리당략을 버리고 접근해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며 원칙론을 말했다.

▲부안군민들의 시위 모습     ©브레이크뉴스

후보자들은 이처럼 한 목소리로 올바른 주장을 펼쳤지만, 부안군민들이 100일 이상 촛불시위를 진행하고, 아이들이 학교를 못 가고 있던 시점에 각 후보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전북지역은 핵폐기장 문제 이외에도 새만금 문제, 동계올림픽 유치 등 중요한 지역현안을 안고 있다. 총선에서 이 지역을 호남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당의장 경선후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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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1/07 [09:0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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