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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昌떼낸' 최대표, 민주 조대표에게 구애공세
최병렬대표 '昌떼고 공세전환' 한-민공조 확대주력할듯
조대표 '열린우리당 고사'에 호응, 동상이몽 속 역풍우려도
 
김광선   기사입력  2003/12/15 [17:26]

이회창 전총재의 '대국민 사과' 이후 최병렬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협소해 지고 있는 가운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대선자금과 관련해 '한-민 공조'를 일으키고 있어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최병렬 대표, 민주당에서 노무현 대통령 강력 비판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15일 민주당 조순형 대표를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도 이 전총재의 대국민사과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청와대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날 최 대표는 오전 11시경 민주당에 도착했고, 조 대표는 곧바로 나와 최 대표를 맞았으며, 두 사람은 시종일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약 15분간 대화를 나눴다. 특히 양당 대표들은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외에도 노 대통령에게 가진 서로의 불만들을 가감 없이 털어놓았고, 조순형 대표는 4당 대표회담의 내용과 결과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했다. 아울러 최 대표는 김혁규 경남도지사의 한나라당 탈당과 열린우리당 입당을 놓고 '구태정치'라며 노 대통령을 강력히 비난하기도 했다.

또 최 대표는 이 전총재에 대해 "이회창 전총재는 한 평생 깨끗하게 사셨으나 현실정치에 매몰되고 말았다"며 "이번을 계기로 한국정치가 이제 돈 시비에서 해방됐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또 최 대표는 "5백억, 차떼기 하는 말들이 마구 쏟아져 국민 앞에 얼굴 들 수가 없다"고 작금의 참담한 심정을 토로한 뒤 조 대표에게 "(민주당이) 정치개혁에 앞장 서주면 한나라당이 전적으로 지지하겠다"라고 언급하면서 '한-민 공조'의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에 조순형 대표는 "최병렬 대표도 (대선자금 공개) 결심을 잘했고, 이 전총재도 그런 얘기를 했다는데 잘했다"며 "대선자금 문제를 빨리 털고, 이제는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최병렬 대표가 대선자금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을 압박하는 것에 원칙적으로 동조의 뜻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양당 대표는 농담을 건내면서 재정적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대화 도중 조순형 대표는 "한나라당 당사는 빌린 게 아니냐"고 묻자 최 대표는 "YS시절 지은 것이지만, 지금은 천안연수원과 당사를 모두 내놨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빨리 당사를 팔고 국회 안으로 들어가 원내정당화를 해야 하는데, 와서 보는 사람도 없고 전혀 팔리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조 대표는 "우리는 10개월치 임대료를 못 내고 있어 소송도 걸려 있고, 국고보조금도 가압류한다는데"라고 답변하며, "지금 길에 나앉을 판"이라고 웃자 최 대표는 "길가에 나앉게 되면 한나라당으로 오시라"고 미묘한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최대표, 정치권 대결구도 새판짜기 나서나

최 대표가 이같이 노무현 대통령을 압박한 것은 이번 기회에 한나라당이 대선자금의 짊을 덜어내고, 현 정치권의 구도를 '최병렬 대표 대 노무현 대통령'의 구도로 진행시키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최병렬 대표는 이번 기회에 대선자금 파문에서 벗어나고, 동시에 당을 추스르면서 대정부 공세에 집중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순형 민주당 대표     ©민주당홈페이지
그동안 최병렬 대표는 대선자금과 관련해 '측근비리 대 대선자금비리'라는 어정쩡한 대립구도를 설정해 이 전총재의 측근으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따라서 최병렬 대표는 이 전총재가 총대를 메고 나가겠다고 결단하자, 곧바로 노무현 대통령을 공격하면서 당내 지도력을 확보하고 동시에 현재 시도하고 있는 '물갈이'를 마무리 짓겠다는 전략이 내재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최병렬 대표는 그동안 이회창 전총재를 보호하지 않으면서, 대선자금에 관해 이 전총재에게 책임을 떠넘긴 점은 당내 분란의 소지를 않고 있어 향후 당내 파장이 예상된다. 

한-민공조 열린우리당 '팽'시키겠다는 전략

최병렬 대표가 민주당 조순형 대표를 만나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자금 비리와 관련해 강력히 비판한 것은 향후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노무현 대통령과 대립각을 두면서 열린우리당을 '팽'시키겠다는 포석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양당은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과 같은 존재임을 감안할 때, 이같은 '한-민 공조'는 자칫 역풍을 맞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나라당 내에서는 이미 '물갈이'와 '이회창 계열 털어내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민주당과의 섣부른 공조는 향후 내분만 더욱 키우는 형국이 될 가능성이 짙다.

뿐만아니라 조순형 대표가 최병렬 대표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은 정치권의 대립구도가 '한나라당 대 열린우리당'의 구도를 흐르는 것을 차단,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총선을 향해 지도부가 새롭게 꾸려진 마당에 제한적으로나마 '한-민 공조'가 이뤄질 경우, 향후 조 대표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역풍을 맞을수도 있어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이회창 전총재가 '총대'를 멘 상황에서 최병렬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점점 협소해 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최 대표로서는 외연을 확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내 분위기가 침체돼 있고, 대선자금 수사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최대표로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연 최병렬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물갈이'가 원만하게 진행하면서 '이 전총재 계열'을 털어낼 수 있을지, 또 이시점에서 그는 어떤 정치력을 발휘해 대선자금 파문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정가의 시선은 최 대표의 행보에 집중돼 있다./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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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12/15 [17:2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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