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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지난3년 '정치행보와 비전' 총정리
'담대한 변화, 준비된 약속' 정동영‥대한민국을 선도하다
 
편집부   기사입력  2012/06/13 [18:05]
        - 당신이 지금 힘들다면, 정동영을 외쳐라 - 
 
▲ 용산참사 유가족과 부둥켜안고 오열하는 정동영        © 정동영 홈피

 
2007년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를 찍지 않았다. 그의 주장이 틀려서가 아니다. 양극화 속에 신음하는 서민들의 삶을 개선시켜줄 거라는 믿음의 근거가 부족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서민과 노동자들의 삶에 천착하고 때론 함께 호흡하면서 친서민·진보적 철학과 정책 대안에 대한 신념이 내면화되고,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이 검증된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 사람만이 재벌 대기업·보수언론 등 우리 사회 강고한 기득권 세력의 집요한 흔들기를 버텨내고, 힘없는 서민들의 삶을 보호해줄 수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대통령만이 기득권 관료들의 휘황찬란한 장밋빛 보고서에 혹해 좌충우돌하거나, 지지층을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20년 동안 5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좌절-희망-실망'의 사이클에 부대끼며 내린 결론이었다.
 
상상 이상의 역사적 퇴보를 목도하고 있는 지금, 정동영 후보에게 일말의 미안한 마음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 해도 '2007년 정동영'에게 표를 줄 수 있을 지 장담하기 어렵다.
 
"난 그 사람 뭘 해도 맘에 안 들어…." 정동영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서 이따금씩 듣는 소리였다. 침묵은 '긍정반 무관심반'의 의사표시라는 걸 알면서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국가 중대사에 강 건너 불구경하며 이미지 관리하는 정치인에겐 호의적이면서, 정작 자신들을 위해 땀띠 나도록 뛰어다니는 정동영에게는 유별나다는 느낌도 간혹 들었지만 모른 체했다. 솔직히 귀찮고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정동영은 전혀 딴 사람이 되어 다가왔다. 2007년의 '그 정동영'이 아니었다.
 
2009년 여름. 용산참사 현장을 찾아 유가족과 함께 기도하고 오열하는 정동영의 초췌한 모습이 언뜻언뜻 보였다. 하지만 '그런가 보다' 했다. 2010년 여름. 많은 사람들이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줄곧 요구했던 '통렬한 반성문'을 떡하니 내놓았을 때도 '지켜보면 알겠지' 했다. 그 해 가을.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그가 담대한 진보를 표방하며 '부유세와 한미FTA 독소조항 제거 전면 재협상'을 줄기차게 외치는 모습을 '진짜로' 지켜보게 됐다.
 
작년 여름. 정동영 하면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두 장면이 있었다. "증인,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마세요! 해고는 살인입니다."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재벌 회장을 상대로 절규하듯 호통치는 정동영의 목소리였다. 순간 20년 전 노무현 의원이 청문회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향해 명패를 던지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리고 김진숙 지도위원이 309일 만에 85호 고공 크레인에서 내려오던 날, 그 옆에서 어린아이처럼 환하게 웃고 있는 정동영의 표정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한국 노동운동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 해결과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김진숙과 희망버스. 노동과 시민의 사회적 연대라는 이 초유의 현상과 성공적 결실은 "한진중공업 사태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공언한 정동영의 집념과 실천 그리고 특유의 정치적 역량이 결합해서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데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정동영의 반성, '진짜'였다
 
정동영은 진정으로 반성했는가 그리고 변화했는가. 이 물음에 가장 확실한 답변을 한 건 한미FTA였다. 정동영의 한미FTA에 대한 인식 변화와 실천적 행보가 딱 그랬다. 
 
그의 열정은 민주당의 기존 당론이었던 '한미FTA 원안 찬성-선대책 후비준'이라는 찬성 당론을 사실상 원안도 반대인 '한미FTA 10개 독소조항의 폐기를 위한 재재협상'으로 바꿔내고야 말았다. 민주당 내 세력 구조와 인적 구성으로 볼 때 정동영이 비주류 소수파를 이끌고 당권파·친노세력·관료 출신 등 절대 다수의 한미FTA 찬성파를 상대로 '노무현 대통령이 체결한 한미FTA 원안의 독소조항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를 폐기해야 한다'는 쪽으로 바꿔내는 건 사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만큼 현재 민주통합당의 한미FTA 당론은 정동영 등 한미FTA 반대파의 끈질긴 문제 제기와 강력한 노선 투쟁의 결실이었다. 또한 정동영은 서울 도심에서 매일 같이 열린 한미FTA 촛불집회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은 유일한 'FTA 개근 정치인'이었다. 야권이 한미FTA 전선을 이만큼 끌고 온 데는 '정동영의 정치적 역량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FTA 최고 전문가인 이해영 교수는 "정동영이 없었으면 어쩔 뻔했냐"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 1500페이지 한미FTA 협정문 전문 "독소조항을 찾아라"       © 정동영 홈피

비록 한미FTA 비준 저지에는 실패했지만, 정동영은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1500페이지에 달하는 한미FTA 협정문 전문을 살펴본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정치인이다. 2011년 11월 5일 서울 대한문 앞. 촛불집회에 참석한 정동영이 그 두꺼운 한미FTA 협정문을 바닥에 펼쳐놓고 문제의 독소조항을 뒤적거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국가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한미FTA 협정문 전문을 한 번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정치인이 한미FTA 찬반을 이야기하고 있는 게 대부분인 현실이다. 심지어 대통령이 되어 나라를 운영해보겠다는 꿈을 갖고 있는 대선주자들조차 예외가 아니다. 이 웃지 못할 현실에서 그가 한미FTA 집회에서 월가시스템과 금융신자유주의의 폐해를 그토록 강조했던 이유를 이제는 알 것도 같다. 
 
그리고 부자증세(부유세). 정동영의 지난 3년의 정치행보 중 시대의 흐름을 미리 읽어내는 선견지명과 정치 역량이 가장 돋보였던 이슈였다. 이 주장 때문에 그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보수언론과 재계로부터 미움과 조롱을 한 몸에 받았고, 민주당 내에서조차 '세금폭탄', '포퓰리즘' 운운하며 부자증세에 강한 거부감을 보인 당 지도부와 관료 출신 보수파들의 조직적 반대에 밀려 당론화가 죄절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결국 민주통합당은 1년 만에 "증세 없는 보편적 복지"에서 "1% 부자증세"로 당론을 바꿨다. 새누리당마저 비록 무늬뿐이긴 하지만 감세 기조의 MB 노믹스를 버리고 부자증세 법안인 한국판 버핏세법(소득세 최고구간 신설 소득세법 개정안)을 수용했다. 전 세계적 대세이자 시대적 요청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월 국가적 핵심 정책(2013년도 예산안)으로 '부자증세'를 공식화했고, 오는 연말 대선에서도 자신의 핵심 슬로건으로 삼아 승부수를 띄운 상태다. "한국판 버핏세 부유세는 조세정의", "부유세 진짜 원조는 김대중"이라고 부르짖던 정동영의 멘트는 현재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멘트인 "버핏세(부자증세)로 조세정의 실현", "부자증세는 레이건 전 대통령도 추진했던 레이건세"와 일맥상통한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5월 강력한 부자증세파인 사회당의 올랑드 후보가 감세정책을 펼친 집권당 사르코지 후보를 누르고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 
 
'삼성과 이건희'를 말하지 않는 자, 재벌개혁을 논할 자격이 없다. 지난 2년 동안 재벌개혁에 목소리를 높여 온 대표적인 정치인도 정동영이었다. 그는 재벌개혁을 민주당의 당론으로 만들기 위해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주당 강령 개정안>까지 만들어 제출했다. 그 때문에 민주통합당 내에서 재벌개혁에 진정성과 의지를 갖고 있는 몇 안 되는 정치인으로 손꼽힌다.
 
이처럼 정동영은 2010년 8월 8일 반성문 제출 이후 이전과 확연히 다른 정치적 노선과 행보를 펼쳐나갔다. 그는 반성문을 통해서 과거 정치행보(대선 참패, 전주 무소속 출마), 한미FTA와 신자유주의 체제 인식 부족, 노동문제 소홀 등에 대한 통렬한 자기 반성과 대국민 사과를 했었다. 그의 반성과 성찰은 2년이 지난 지금 진실로 판명되고 있다. 
 
그는 진보주의·반신자유주의 정치가로 거듭났고, 지난 3년 동안 대한민국 진보 이슈를 앞장서 주창하고 가장 정열적으로 실천해 온 대표적 정치인이었다. 그에게서 그토록 애타게 찾던 '진보 정치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3년의 정치행보와 주장들, 그 자체가 '시대적 과제·국가운영비전'
 
이쯤 되니 어느 날 문득, 정동영의 지난 3년(2009년~2012년)의 정치행보와 주장들을 한번 총정리해 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어쩌면 대한민국의 주요 이슈와 그에 대한 하나의 모범답안과 비전이 망라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집권당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사람으로서 이전의 '정치 거물'들에게서 보지 못 했던 새로운 정치 모델로 '정동영 모델'을 체계화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주요 이슈마다 정동영이 펼쳐 온 행보와 주장들을 모두 모아 날짜별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우선 정동영이 지난 3년 동안 가장 정열을 쏟아부었던 '이슈(어젠다)'를 보면 다음과 같다.
 
△민주당·민주정부 참여 정치인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반성문> 제출
△용산참사 현장 행보, 용산참사 해결·재발방지법안 주도
△보편적 복지 당헌에 명시 주도
△부자증세(부유세) 선도적 주창 및 당론화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선도적 주창 및 당론화
△노동권 보장 강화 및 무수한 노동현장 행보 (한진중공업·쌍용차 등)
△한미FTA 원안 찬성->한미FTA 독소조항 제거 전면재협상으로 당론 변경 주도
   *야권의 날치기 한미FTA 무효화 투쟁 선봉
△한반도 평화체제·남북화해협력, 햇볕정책(대북포용정책) 수호자
△4대강 반대, 제주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발파 저지 운동
△인터넷·트위터 등 SNS에서 365일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선거운동이 가능케 한
   공직선거법 93조에 대한 헌법소원과 위헌 결정 승소
△언론자유 및 방송사 독립, 정봉주·나꼼수 지원
△살인 누명 쓰고 온두라스 감옥에 수감됐던 한지수씨 구명운동과 무사 귀국
△검사장 직선제 등 검찰개혁
  
그리고 이슈별로 인상 깊었던 '주장'들.
 
△용산참사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흘리는 눈물을 닦아주는 게 정치다”
 
△보편적 복지
“보편적 복지국가의 핵심은 노후불안 해소이며, 대한민국의 미래는 '작은 미국'(Small America)이 아니라 '큰 스웨덴'(Big Sweden)으로 가야 한다”
“반값등록금 찍고 무상등록금 시대로 가자는 비전이 결코 꿈이 아니다” 
 
△부자증세
“증세(재원대책) 없는 보편적 복지는 허구다”
“부자증세가 곧 조세정의다”
“부유세는 징벌이 아니다. 부유세는 보편적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사회복지세'이자, 도입 과정에서 조세체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탈세 등 지하경제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사회투명세'이며, 부자와 사회지도층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현으로 부자가 존경받고 사회적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는 '사회통합세'다”  
 
△재벌개혁
“재벌 회장은 왕족이 아니다”
“재벌개혁, 두려움 없이 거침없이 가야 한다”    
“재벌개혁 없이는 어떤 정권도 성공할 수 없다”
“삼성 백혈병 산재 항소는 국가가 삼성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사태, 이건희 회장은 국민 앞에 사과해야” 
“교보생명 승계자가 낸 세금은 1800억인데 삼성그룹 승계자 이재용씨가 낸 세금은 16억이다. 이건 사회정의가 아니다”
 
▲ '삼성과 이건희'를 말하지 않는 자, 재벌개혁을 논할 자격이 없다        ©  정동영 홈피

 △노동권 강화 및 노동현장
 
“그동안 노동문제 소홀에 반성한다.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리해고 수용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계승해야 한다”
“노동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고, 복지 없는 노동은 불안정하다”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에 정치생명을 걸겠다”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마세요! 해고는 살인입니다” 
“김진숙은 내려왔지만, 아직도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는 한미FTA 문제와 함께 허공에 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이지만, 정동영이도 쌍용차 해고노동자들과 함께 할 것을 다짐한다" 
“KTX 민영화로 이득 보는 사람은 정권·대기업·외국자본 세 집단뿐이고, 이 삼각동맹의 기득권 강화를 위해 서민을 희생시키는 것이다”
“론스타 사건, 반드시 국회 청문회에 세워야 한다.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의 이익·외환은행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
“청년유니온의 '백진희(청년실업·아르바이트 상징) 구출 사업'에 늘 함께 할 것이다”

△한미FTA 

“한미FTA 그 중차대한 문제에 대한 심각한 검토와 고민 없이 비켜서 있었다. 신자유주의의 본질을 철저히 인식하지 못했다” 
“한미FTA는 독소조항들의 제거를 위해 반드시 전면 재협상해야 한다. 미국이 끝까지 거부하면 한미FTA 24.5조 2항을 발동해 폐기해야 한다”
“나중에라도 독이 들어있다는 걸 알았다면 독을 빼고 먹어야지, 어떻게 국민들에게 독만두를 먹인다는 말인가”
“이명박 정부의 한미FTA 재협상은 안보실패와 바꾼 매국협상이자, 역사에 남을 5대 불평등조약이다” 
“한미FTA는 미국의 연방법·주법 어떤 것도 털끝 하나 못 건드리는 데 비해, 한국에서는 국내법을 무력화시키고 헌법정신까지 훼손하기 때문에 불평등 조약이자 21세기판 을사늑약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한미FTA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계승해야 한다”
“이제라도 민주당 차원에서 한미FTA 추진 원죄에 대해 깔끔하게 대국민 사과하고, 새누리당·보수언론의 '말 바꾸기' 프레임에 맞서 한미FTA 독소조항 등 실체를 가지고 정면 돌파하자” 

△한반도 평화와 남북문제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는 남과 북이다. 남북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서 장래 운명을 우리 스스로가 결정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안보와 평화관리 모두 실패한 정권이다. 비핵·개방·3000 노선을 즉각 폐기하고, 확고한 안보태세 위에서 적극적인 대화 노선으로 전환하라” 
“개성공단은 남북 사이에 마지막 생명줄이자 심리적 안전판이다. 또한 경제사업이면서 동시에 안보적·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다”
“북핵문제 해결하려면 9.19 공동성명 정신(북한의 핵 포기·미국의 불침공 약속)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를 실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오바마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정상회담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전쟁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햇볕정책(대북포용정책)은 민주당의 정체성이자 대북정책의 근본 뿌리다. 햇볕정책을 수정한다는 건 민주당이길 포기하는 것이다”
“햇볕정책은 결코 안보를 소홀히 한 적이 없다. 오히려 확고한 안보태세 위에서 평화를 지키고 우리의 문제를 우리의 의지와 힘으로 풀어보려는 노력이었고 성과도 거뒀다” 
“이명박 정부가 '기다리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무능·무대책으로 일관하면서 북한이 중국에 의존하는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북한을 중국에 편입되도록 가만히 앉아서 방치하는 것은 세계 역사에 길이 남을 아둔한 외교이자, 역사와 후손에게 엄청난 죄를 짓는 것이다”

“부산역과 광주역에서 파리행 열차표를 끊을 수 있게 하겠다”
“종북도 안되지만, 종북장사도 안된다”  

▲ 정동영,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대신해 북핵문제 관련 NPC(전미국언론협회) 초청 연설 그는 이날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오바마-김정일 직접 담판을 제안했다. (2009.9.18)        © 정동영 홈피

△4대강·SNS자유·언론자유·정봉주·나꼼수·강정마을·한지수·검찰개혁 

“4대강 사업은 법률 무시, 국회 무시, 헌법 위에 군림하는 사업이다”
“선거도 중요하지만 선거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 구럼비 바위 파괴부터 막아야 한다”

“아무리 추워도 봄을 막을 수 없는 것처럼, 아무리 트위터의 자유를 억압하려 해도 결코 장악할 수 없다”
“다시는 권력의 촉수로부터 방송사가 흔들리고, 권력에 의해 방송이 장악되는 시대가 없도록 만들자”
“나꼼수를 권력의 촉수로부터 지켜내야 한다. 나꼼수와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한지수법'을 마련해서 재외국민을 보호해야 한다”
“검사장 직선제 등 검찰개혁이 필요하다”
 
이번엔 2011년 12월 16일 출범한 민주통합당의 현재 당 강령을 살펴 보았다.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강령1조)·노동권 보장(강령3조)·보편적 복지(강령4조)·한반도 평화체제(강령5조), 한미FTA(강령22조)·종편·원전·뉴타운 전면 재검토…. 하나같이 정동영이 지난 3년 동안 모진 욕 들어가며 선도적으로 부르짖던 것들이었다. 그의 진보적 노선이 대부분 반영된 사실상 '정동영 강령'이었다.
 
정동영의 주장 중 유일하게 명시가 안된 것은 '부자증세'뿐이었다. 강령1조에 '조세정의 실현'이라는 문구만 포함됐다. 그러나 정동영은 오래 전부터 "부자증세(부유세)가 곧 조세정의 실현"이라고 주장해 왔다. 민주당은 현재 당론으로 부자증세를 채택한 상태다.
 
이렇게 펼쳐놓고 보니, 정동영의 지난 3년의 정치행보와 주장 자체가 대한민국의 핵심 이슈을 모두 망라한 시대적 과제들이었고,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자 방향이었고, 1%만이 아닌 99%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반드시 제대로 실현시켜야 할 국가적 비전들이었다. 
 
많은 정치인들이 비전을 찾아 헤매지만, 정동영은 자신의 지난 3년의 '정치행보와 주장'들을 총정리한 것만으로도 살아 있는 국가운영 철학이고, 전략이고, 미래비전이었다. 이는 선거를 앞두고 주변 전문가나 주위 사람들의 의견과 조언을 받아 책상머리에서 만들어 발표하는 국가운영 비전이나 선언문 등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머릿속에서 나오는 것과 서민대중과 함께 울고 실천하면서 몸과 마음으로 내면화한 것과의 차이는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인이나 지식인이 존경받는 이유는 그들이 잘나서가 아니다. 많이 배우지 못해서, 많은 걸 가지지 못해서 자기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말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정동영의 주장들은 곧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이었으며, 그의 열정적인 현장 행보들이 좋은 결실을 맺어야만 나의 삶도 개선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져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정동영의 진짜 능력, 불리함을 대세로 만드는 '정치적 역량'
 
정동영의 정치행보와 주장들을 정리하면서 어렴풋이 느꼈던 것들이 하나씩 또렷해졌다. 처음엔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정동영이 그동안 현장에서 투쟁하고 구호만 외친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보다 더 인상 깊게 다가오는 것이 있었다.
 
바로 비주류 소수파를 이끌고 여러모로 불리한 악조건 속에서도 자신의 진보적 주장과 지론을 당론과 시대적 대세로 만들어갈 줄 아는 특유의 '정치감각과 정치력'이었다.
 
▲ 지난 1월 20일 용산참사 3주기를 맞아 1인시위를 하고 있는 정동영 의원.     ©대자보
우리 사회 주요 이슈(어젠다)들에 대해 1~2년 앞을 미리 내다보는 선견지명, 불리한 여론지형에도 과감하게 주장하고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선도력과 용기, 사회적 이슈로 끌어올리는 집념, 그리고 당론과 시대적 대세로 자리잡기까지 판을 만들어갈 줄 아는 정치감각과 정치적 역량은 꽤 인상 깊었다. 필요한 상황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야 할 상황들을 스스로 만들어갔다. 용기있는 진보를 '좌빨'로 치부하고 철저하게 왕따시키는 대한민국 정치 환경에서 '정동영이기에 가능했을 것' 같은 것도 적지 않았다.
 
실제 처음 담대한 진보를 표방하며 부유세, 재벌개혁, 한미FTA 독소조항 제거 등 과거와 다른 주장을 펼치고, 현장과 거리에서 바닥에 눌러앉아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적잖게 수군댔다. '대선후보까지 지낸 사람이 품위 없이 왜 저래', '또 무슨 꿍꿍이 속으로 저럴까', '저러다 말겠지'…. 재벌 출신의 한 보수신문은 그런 정동영에게 "한국 현대사의 실패"라며 저주에 가까운 독설을 퍼부었다.
 
그러나 3년에 걸쳐 일관되고 열정적으로 실천하면서 하나씩 성과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어느덧 "쇼라도 좋다. 정동영만큼만 하라!", "그런 쇼라면 얼마든지 속아주고 싶다"는 찬사로 바뀌었다. 한때는 정동영을 싫어했는데 요즘은 광팬이 됐다거나, 그를 비아냥대는 사람에게 "당신은 약자를 위해 쇼라도 한번 해봤느냐"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
 
어떤 이는 정동영의 지난 3년을 우리 시대 진보 정치인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모범사례였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진보적 주장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정치 공간에서 특히 보수적인 정당에서 정치력을 발휘해 진보적 어젠다를 당의 주요 노선으로, 시대적 대세로 끌고갈 줄 아는 '진보 정치가'는 흔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서민은 왜 늘 고단한가
 
정권이 바뀌어도, 왜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고단해지기만 하는가. 오늘날 정치 불신과 무관심의 근원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 사회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정규직, 자영업자, 중소기업, 도시빈민 등은 안정적인 '정치 대리인'이 없이 늘 방치되고 있는 반면, 재벌 대기업과 부유층 등 소수 특권층의 이해관계는 지나치게 과다 대표되고 있다.
 
정치적인 대리인을 확보하지 못한 사회적 약자들이 위기에 봉착할 때 길거리로 뛰쳐나가는 방법을 통해 그들의 주장을 표출하는 걸 종종 보게 된다. 그런데 과연 그들이 과격한 방법을 선호해서이기 때문일까? 그들의 합헌적인 대표 채널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정동영 같은 정치 대리인과 그런 정치인을 양산하는 시스템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북유럽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노동운동의 양상이 과격하지 않은 이유는 그 나라 노동자들의 심성이 타고날 때부터 온화해서가 아니다. 그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고, 정치 대표자들이 그들을 위한 정책 컨텐츠를 충실하게 실천하기 때문이다.
 
▲ "정치란 우는 사람의 눈물 닦아주는 것" (정동영, 2011.12.26. 언론 인터뷰 발언 中)       © 정동영 홈피
 
그런데 우리 국민은 5년을 주기로 대통령에 대해 과도한 열광과 지독한 실망을 반복하고 있다. 매일 매순간 재벌 대기업·정부관료·보수언론 등 우리 사회 강고한 기득권 세력과 치열한 신경전 속에서 친서민 기조를 중심을 잡고 끌고나갈 줄 아는 정치 철학과 비전 그리고 정치 역량 없이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세상도, 나의 삶도 전혀 달라지지 않다는 걸 확인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이 정권을 통해서 우리 국민이 건진 유일한 수확도 '재계·기업인·CEO 출신이 대통령이 되면 경제 하나는 잘할 거라'는 기대감이 얼마나 '헛된 망상'인가를 깨달았다는 점이다.
 
위기와 전환의 시대에 냉엄한 정치의 현실은 정치인에게 '책임윤리'를 더욱 요구하고 있다. 한 개인이 진실하거나 대중에게 매력이 있는 것은 개인의 주관적인 미덕이지만, 책임윤리가 부재한 정치인이 국가 지도자가 되었을 때 국가 전체에는 재앙이 될 수 있다. 정치인은 그의 치세와 정책의 결과에 의해 판단될 뿐이다.
 
이미지와 향수만 가지고는 세상을 바꿀 수도, 미래를 개척할 수도 없다. 현실에 발을 딛고 함께 고민하고 치열하게 실천하지 않은 정치인이 나라 전체를 운영하는 자리에 가게 되면 신비주의와 신선함은 눈 녹듯 사라지고, 우유부단·좌충우돌 몇번 하면 바로 실망매물 쏟아지며 분노로 돌변하게 된다. 임기 시작과 동시에 레임덕을 맞는 현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 때 지지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자신의 손가락을 원망하는 것뿐이다. 우리가 이끌려가는 방향을 우리 자신이 바꾸지 않는다면, 결국 그 길이 우리의 인생이 될 수밖에 없다.  
 
멈출 수 없는 '담대한 진보 열차'
 
그런 점에서 정동영이 지난 3년 동안 보여준 정치적 주장과 선도력, 정치력은 한번쯤 되새겨볼 만한 참고자료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정동영의 정치적 동선은 우리 사회 주요 이슈가 어떻게 전개돼 왔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파노라마이기도 하다. 
 
사람·자연·생명·평화에 대한 무한 사랑, 사회적 약자가 도움을 호소하는 곳이라면 마치 '퀵서비스 정치인'처럼 달려가는 열정적 실천, 특유의 정치감각과 정치력. 이런 역량을 두루 갖춘 '진보 정치가' 한 명이 너무도 절실한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특히 4.11 총선 이후 재벌개혁, 부자증세, 한미FTA, 해고노동자들의 잇딴 자살 등 주요 국가적 이슈(과제)들이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현상을 목도하면서 더욱 갈증을 느끼게 된다.
 
정동영 같은 이가 정치 무대에서 힘있게 발언할 수 없게 된다면, 그만한 진보적 신념과 역량을 갖춘 정치인을 만들어내는 데 또 몇 십년의 세월이 걸릴 지 모를 일이다. 그의 정치행보를 정리하면서 내내 맴돌았던 생각의 편린이었다. 
 
정동영의 담대한 진보가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 정동영의 지난 3년간의 주요 이슈별 정치적 주장과 실천적 행보들을 '날짜 순(일지 형식)으로' 총정리한 백서를 세상에 '재능기부'하기로 했다. 다른 사람의 정치행보를 정리해내는 이 보잘 것 없는 노력도 굳이 재능이라고 쳐준다면, 세상이 조금이라도 달라지기를 바라는 많은 분들에게 분명 의미있는 참고자료는 될 수 있으리라. 그런 믿음은 있다. 
 
오늘의 답답한 정치판을 돌아보고, 미래를 전망해 보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 아이들에게 '희망'을…
 
 
 
 
 
※이 글은 인터넷 칼럼리스트 김영국씨가 작성한 글로 정동영 의원 홈페이지에도 게재됐습니다.
 
☞ 정동영 의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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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6/13 [18:0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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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2012/06/18 [20:35] 수정 | 삭제
  • 좋은결과있길.....
  • 강한스펙 2012/06/15 [17:19] 수정 | 삭제
  • 정동영밖에 없다 차기대통령 정동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