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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 금지'에 대한 보수들의 호들갑
보수의 철옹성 교육계, '체벌 없이 교육하는 법' 고민해야
 
우석훈   기사입력  2010/11/03 [01:15]
학교를 지금까지 보수파들이 장악했는지, 아니면 그들이 그렇게 싫어하는 전교조에서 장악했는지?

학교 교장 선생님을 중심으로 보면, 학교라는 공간은 보수 일색이라는 게 내가 아는 바이다. 거기에 약간의 전교조 선생님들이 있는 상황인데, 그나마도 최근 발령난 선생님들은 전교조에 잘 가입을 안 하신다. 전체 노조조직률 하락이라는 통계수치가 최근의 전교조 가입률 하락으로 영향을 받을 정도다.

진보 교육감들이 당선된 지역을 중심으로 체벌이 금지되었다. 체벌 금지가 도입된 날, 보수신문을 비롯한 보수주의자들의 호들갑이 대단했다.

문득 눈을 들어 이런 정도의 호들갑이 교육 현장에서 나온 적이 언제였던가, 잠시 생각을 해본다.

90년대 초반으로 기억된다. 초등학교에 여교사 비율이 너무 높아져서 초등학생들이 여성화될 것이다. 정말 큰 일 났다. 그런 논쟁이 있었던 게 기억난다.

글쎄... 그 뒤에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고, 아마 당시의 격렬했던 논쟁을 기억하는 사람도 이제는 거의 없을 것 같다.

'여성교사에게 배우면 여성화된다.' 이 명제는 재밌는 명제이지만, 이 단 하나의 명제로 남성 교사에게 배우는 마초성을 보수주의자들이 사회적으로 찬미했던 시기가 90년대 초반이었다.

체벌 금지 직후 보수신문들을 중심으로 흘러나온, '이제 교육은 큰 일 났다'는 주장의 단면에는 '한편 여교사 수업 시간에는'이 빠지지 않고 따라붙는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잊고 있던 90년대의 '여교사 증가에 의한 남학생의 여성화'라는 이 황당한 명제가 보수주의자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신화처럼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건국 이후 한국의 교육계는 보수주의자들의 철옹성 같은 곳이었는데, 그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교육을 담당하면서도 '체벌 없이 교육하는 법' 이걸 아직도 한 번도 생각하지 않은 것이 문제의 핵심 아닐까?

어제 하룻동안 혹은 지난 몇 주 동안 그들이 했던 아우성을 한 문장으로 줄여보면 "때리지 않고 어떻게 가르치라는 말이냐?" 정도가 될 것 같다.

사실 요즘은 군인들도 때리지 않는 방향으로 가는 중이고 가급적이면 체벌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인데, 교육에서의 체벌 문제는 진작에 방안을 강구했어야 옳았을 텐데 지금에야 이게 실행된 것도 너무 지체된 느낌이 있다.

보수주의자들은 세상을 너무 통제와 교율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그 통제의 맨 밑바닥에는 체벌이라는 것이 자리하고 있던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정도이다.

체벌도 일종의 제도라고 생각하면, 체벌이 사라진 후에 더 나쁘게 될 것인가 아니면 더 좋게 될 것인가. 그런 질문이 놓이게 될 것이다.

일부 학생들 때문에 통제가 어렵고 그래서 수업 전체의 분위기가 통제 불능으로 갈 것이다. 이게 보수주의자들이 지금 하는 얘기일 텐데, 이 문제는 교사 대 학생 비율을 늘려서 선생님이 더 적은 학생들과 더 친밀한 상황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장기적 답안 아닌가?

체벌을 금지해서 상황이 통제가 어렵다면, 지금이라도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해서 선생님들을 2배로 늘려주면 될 거 아니냐?

너무 오랫동안 폭력에 의한 대중통제에 익숙하다 보니, 다음 세대의 교육에 대해서 보수주의자들이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 아닐까?
* 글쓴이는 경제학 박사,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성공회대 외래교수, 2.1연구소 소장입니다.

* 저서엔 <88만원 세대>,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 <아픈 아이들의 세대-미세먼지 PM10에 덮인 한국의 미래>, <조직의 재발견>, <괴물의 탄생>, <촌놈들의 제국주의>, <생태 요괴전>, <생태 페다고지>,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등이 있습니다.

*블로그 : http://retire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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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11/03 [01:1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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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물인 2010/11/06 [20:50] 수정 | 삭제
  • 선도부 선생이었는데..난 선도부원이었고..어느날 나와 친구들은 학교오는 학생들을 감시하기 위해 양쪽으로 줄을 서고 있었는데..어떤 친구놈이 복장이 불량해서 교뭉앞에서 인정사정없이 그 선도부 선생에게 맞았더랬다..그 며칠 후 그 선생이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했고 학교장으로 치렀다..그 때 그 폭력의 충격과 왜 선생이 죽었을까 하는 의문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던 기억이 난다. 요즘같으면 영화에서 어떤 폭력에 희생된 여학생의 귀신이 나타나서 거기에 관련된 사람들을 차례로 응징하는 데..
    그런 생각이다..좋아야 될 학생시절이 그렇게 비극으로 종결되면서 즐거운 마음이 사실 없었다. 또 군사정권의 암울한 시기라 사람들도 입단속을 하던시기고..그저 어린 우리들은 동네 공터에서 연탄재를 던지고 아카시아나무를 깍아 칼싸움을 하고 그러다 지치면 구술치기도 하고 딱지치기도 하고,,그랬다.
  • 다물인 2010/11/06 [20:42] 수정 | 삭제
  • 인터넷을 오용하는 그 치졸한 방식을 여기서 만큼은 삭제되야 한다..
    필요한 사람은 다 알아서 찾아 갈것이니..
  • 교육의 길 2010/11/03 [21:28] 수정 | 삭제
  • 내가 학교다날때 부모직업과 재산상태를 조사했는데
    못살고 만만한집아이는 선생이 깔보고 마구때리고
    잘살아서 돈봉투주거나 경찰이나 고위공무원집 자식은 잘못해도 때리는척하거나 오히려 두둔하던 못된 선생들이 많았다


    그나마 전교조 선생들이 돈봉투없애기와 일본식 강압교육 즉 때리는교육 없애는건 무척 잘한일이고
    어린학생들도 교육선택권과 인격이있는 인간인데 매로때리면 동물과 무었이 다른가?


    대신 이젠 책임교육으로 공부못하거나 학교교칙위반하면 정학과 퇴학이있고
    학부형면담으로 부모에게도 학생교육권을 일부맏겨야한다 외국처럼 학생과 부모책임교육을 할때다


    또 무료급식하면 다해야지 못사는 학생차별하면 어린마음에 상처주는것이다
    경상도에서도 무료급식하는곳이있는데 왜 다른곳에는 못하게막는가?
    국민세금 4대강죽이기등 엉뚱한곳에 낭비하거나 과잉지출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