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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참가자=화염병투척'?…KBS '막장'드라마 논란
'막장' <수삼>, 전혀 상관없는 '폭력시위' 부각…공영방송의 시청자 세뇌?
 
취재부   기사입력  2009/12/21 [12:06]
한국방송공사(KBS)의 한 주말드라마가 집회 참가자들의 행동을 '경찰관을 향한 과격 시위대'로 묘사해 시청자들로 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이 내용은 드라마 전개 상 극중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것이어서 KBS를 향한 비판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위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경찰관의 가족들이 "화염병과 돌을 던지는 시위대 한테 어떻게 해야 하느냐", "시위대가 너무한다"는 등 경찰 관점에서 바라본 집회 참자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것.
 
"화염병 던지고 돌던지는 시위대", 극중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상황 묘사
 
문제의 드라마는 이른바 '막장' 논란을 빚고 있는 KBS 2TV 주말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수삼). 지난 20일 방송 분에선 극중 경찰로 등장하는 김순경(박인환)의 지구대 동료 아들이 시위 진압 도중 부상당한 모습이 그려졌다.
 
▲ 지난 20일 방송된 '수상한삼형제' 한 장면.     © KBS

경찰관 집안의 희노애락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운다는 '수삼'의 이 장면은 경찰의 고충을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당초 드라마 내용 전개와 동떨어진 내용이었을 뿐 아니라, 그 내용도 '과격 시위대'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지적이다.
 
김 순경의 지구대 동료인 지 경사의 아들은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에 맞아 팔과 다리에 화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했으며, 심지어 시위대의 돌에 맞아 한 쪽 눈이 실명할 위기에 처했다.
 
지 경사는 김순경을 향해 아들의 상태를 전하며 "시위대가 던진 돌에 정통으로 눈을 맞았다. 시위대도 참 너무한다"며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애한테, 자기들도 자식이 있고 동생이 있을텐데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느냐"고 하소연했다.
 
이와 함께 "전경이 무슨 죄가 있느냐. 그저 명령대로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으며, 김순경도 지 경사의 눈물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경찰'이란 직무를 떠나 아버지가 아들의 부상을 슬퍼하며 안타까움을 토로한 것.
 
이후 경찰 김이상(이준혁)과 그의 동료 경찰인 백마탄(이장우)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선 시위대의 '화염병 투척' 상황까지 묘사됐다.
 
백마탄은 김이상에게 "동기 한 명이 옷을 벗게 됐다. 시위대를 진압하다 사고만 나면 무조건 과잉 진압으로 몰아붙이는데, 화염병 던지고 돌던지는 시위대한테 어떡해야 하느냐"며 "경찰 다친 건 아예 (뉴스에) 나오지도 않는다. 정말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이날 드라마 내용은 시위대의 과격한 모습을 묘사한 반면, 경찰은 아무런 죄가 없다는 식의 내용이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용산참사와 지난 8월 쌍용차 사태 당시 경찰 진압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가능한 대목.
 
시청자들 '발끈', 공식사과 촉구..."공영방송이 국민 세뇌 시키려는 것이냐"
 
그간 '수삼'은 수사권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 사이의 미묘한 갈등, 수사 과정에서의 경찰 고충 등을 전해왔다. 하지만 이날 방송된 내용은 극중 전개와 전혀 연관이 없었다는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과격 시위대의 '화염병'으로 경찰 직무를 하지 못할 정도이며, 생명의 위협 까지 느낀다는 경찰의 '고충'이 드라마를 통해 여과없이 방송된 것이다.
 
▲ 시청자들은 20일 방송분을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 KBS

당장 시청자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그간 이 드라마는 '막장'이라는 비판속에서도 시청률 고공 행진을 계속해 왔으며, 이번 주만 해도 34.2%(TNS 미디어코리아 집계)를 기록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례'는 '수삼' 시청자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이게 드라마냐. 경찰을 홍보하고 옹호하는 동영상이 아니냐"며 "드라마 흐름에 맞지 않게 갑자기 쌩뚱맞게 튀어나온 설정은 뭐냐. kbs가 대한민국 공영방송이 맞느냐"고 질타했다.
 
'오임표'는 "(제작진이) 법을 잘지키고 선량한 국민들을 위해 불철주야 열심인 경찰들을 재평가 하시니, 마음 또한 훈훈해 진다"며 "(경찰의 폭력진압 비판을) 더이상 묵시하지 않겠다는 구국의 결단에 역시 국민의방송 kbs라고 찬사를 보낸다"고 비꼬았다.
 
'강인희'는 "죽기직전 마지막으로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하는게 시위 뿐인데, 시위대들은 그렇게 해서라도 살아보겠다고 하는데, kbs에서는 고작 그렇게 표현하느냐"며 "왜 갑자기 그런 내용이 나온건지 이해할 수 없다. 정말 어의없다"고 힐난했다.
 
'박정희'는 KBS의 공식 사과를 촉구, "아무리 드라마지만 너무한 것 아니냐"며 "시위대들은 죽어도 되고, 발버둥 치는 사람들을 진압하다 다친 전경들만 사람이냐. 공영방송에서 국민들한테 세뇌 시키려는 것이냐. 정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성토했다.
 
'임용택'은 "난데없는 시위대에 난데없는 과잉진압이 무슨말이냐"며 "원래 의도대로 잔잔하게 일상드라마로 갔으면 한다. 정부에 잘 보일일 있는 작가나 제작자들의 의도있는 고의적인 발상을 시청자들한테 까지 강요하지 말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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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2/21 [12:0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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