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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되감아보기]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 (Welcome to the Dollhouse)
 
박수철   기사입력  2002/03/20 [13:19]
감독 :  Todd Solondz
촬영 :  Randy Drummond
프로덕션 디자인 : Susan Block
편집 :  Alan Oxman
주연 :  Heather Matarazzo (Dawn Wiener), Brendan Sexton Jr. (Brandon McCarthy), Daria Kalinina (Missy Wiener), Matthew Faber (Mark Wiener),  Angela Pietropinto (Mrs. Marj Wiener)

{IMAGE1_LEFT} 영화는 분명 코미디다. 하지만 왠지 이러한 코미디는 우리를 낯설게 한다. 박중훈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한바탕 소란이 있는 코미디도 아니고 분명 사회를 신랄하게 꼬집는 블랙 코미디도 아닌데......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우리의 뒤통수를 어지럽힌다. 왜 그럴까......

이 영화는 흔히 우리가 말하는 청소년 영화이다. 청소년들의 정서와 생활을 바라보는 영화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처럼 눈물을 짜게 하지도 않고, '나쁜 영화'처럼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지도 않는다. 다만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들뿐이다.

{IMAGE2_RIGHT}이유는 단 한가지이다. 우리를 이처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단 하나의 이유는 그것의 시점이며 관점이다. 이 영화는 소위 청소년의 영화를 청소년의 시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것이 우리를 낯설게 하는 것이다. 어렸을 때 누구나 다 갖게 되는 외모 콤플렉스, 자기보다 잘난 형제에 대한 까닭 없는 미움, 오빠의 남자 친구에 대한 동경 등 좀 더 자라서 생각하면 정말 부질없는 것들이 그 당시 그것을 겪을 때에는 얼마만큼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점은 상당히 중요하다. 지금 모두가 너무 쉽게 떠들어대고 있는 청소년 문제의 해결점이 분명하진 않지만 어디서 기인하는 가를 짐작하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다 커버린 어른들의 목소리가 과연 자기들의 어릴 때의 모습을 되돌려보면서 생각하고 있는 가를 반성하게 해준다는 점에서....또한 이 영화는 일반적인 할리우드 영화는 그 차이점을 갖는다. 미국의 유명한 독립영화제인 선댄스 영화제에서 수상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해피엔딩을 거부하고 그 말미에서 다시금 우리를 혼동시키는 데에 그 이유가 있다. 분명 영화의 末尾에 이 가족은 화목한 가족으로 계속 남아있지만 그것의 안을 살펴보면 언제나 폭발할 수 있는 불안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우리는 계속 찜찜하게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코미디라는 장르를 선택하여 우리를 웃음으로 몰아가려 하지만 그 웃음의 뒤에 숨어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데에 있어 이 감독의 장르 선택의 전술은 성공한 듯 하다. 코미디라는 장르, 그 장르를 통해 효과적으로 웃음을 통하면서도 냉정하게 우리의 가족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영화의 제목처럼 이 영화는 우리의 가족관계를 인형의 집으로 묘사하고 그곳으로 초대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웬지 그 집으로 초대받고 싶지 않다. 이제 우리의 할 일은 우리의 가족을 이러한 인형의 집으로 만들지 않는 것일 게다. 그래서 우리의 뒤통수는 영화를 보고 나서 계속 아파올 것이고 찜찜해질 것이다.

* 본 글은 대자보 16호(1999.7.12)에 발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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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2/03/20 [13:1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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