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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수구언론 공세 좌시않겠다"
KBS '한국사회를 말한다' 제작진 입장 밝혀
지시설, 외압설 없어, KBS장악 음모 분쇄할 것
 
윤익한   기사입력  2003/10/07 [16:38]

"'송교수를 미화하고, 이른바 '기획입국'에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아무런 근거 없는 정략적 주장과, 이에 장단을 맞추는 일부 신문들의 무책임한 보도에 분노를 표하며, 앞으로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한국사회를 말한다'제작진의 입장 가운데)

▲KBS 한국사회를말한다 프로그램, 귀향 돌아온 망명객들   ©KBS
KBS가 '한국사회를 말한다'프로그램에서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를 미화한 방송을 했다는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10월 7일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들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황용호PD 등 총 15명의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연명한 이번 성명서에는 ▷당초 프로그램 기획의도와 ▷송두율 교수를 미화하거나 영웅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점 ▷외압설과 지시설에 대한 논란 등에 대해 일일이 반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작진들은 성명서에서 "40년만에 귀국하는 여러 망명객들의 귀향길을 쫓아, 이들에게 조국은 무엇인지, 이들의 귀향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 이를 통해 독재와 냉전의 잔재를 이제는 벗어나자고 했다"는 프로그램 기획의도를 밝히면서, 한나라당과 일부 신문들의 주장에 대해 "비이성적이고 무책임한 정략적 공세"라고 일축했다.

'송두율 교수를 미화하거나 영웅시한 프로그램'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독일의 김성수 박사와 일본 한통련의 곽동의 의장을 중심으로 취재하던 중, 송두율 교수가 귀국을 강행함에 따라, 뉴스의 초첨이 되었기에 이를 방송의 한 부분으로 다루었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의 공세는 KBS를 장악하기 위한 음모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한국사회를 말한다 제작진의 입장     ©kbs
이들은 또 "한나라당과 일부 신문 등이 주장하는 외압설이나 지시설은 사실무근이자 제작프로듀서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면서 "일부 신문에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그들 신문에는 편집권 훼손이 자행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KBS에서는 오래전부터 누가 지시를 해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부 신문에서 프로그램 제작진과 이종수 이사장이 같은 시점에 독일에 있었다고 보도한 데 대해 "이종수 이사장의 인터뷰는 방송 3일전에 이루어졌고, 그전에 이 이사장과 만난일이 없다"며 이같은 보도를 "명백한 오보"라고 지적하고, 이 부분에 대해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연주 사장이 프로그램 제작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데에 대해서도 제작진들은 "이는 어렵사리 이룩해온 KBS의 제작자율성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기획에서 취재, 편집 전 과정에 걸쳐 연출자와 팀장, 책임프로듀서가 활발히 회의하고 토론하여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에 앞서 지난 10월 2일 국정감사장에서 정연주 KBS사장은 "송 교수가 귀국 이후 관계 당국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본인의 주장과 배치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판단 아래 최대한 객관적인 팩트 중심으로 제작, 방송했다"고 입장을 밝히고, "대립과 갈등이 첨예하고 논란을 빚는 사회적 현상을 다룰 때는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공정하고 설득력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는 사과를 한 바 있다.  

당초 KBS국정감사장에서 일부 의원들이 이 프로그램을 보고 "해외민주화운동에 대한 적절한 소개와 민족과 사회통합에 기여한 공영성이 높은 프로그램이었다"고 평가한 바 있음에도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과 보수언론에서는 'KBS의 이념적 편향성'을 지적한 데 이어 '정연주 사장 간첩설'까지 들고 나왔다.

이처럼 갈수록 KBS에 대한 공세가 계속되면서 여론이 급속도로 나빠지자 프로그램 제작자들은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경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제작자들이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냄에 따라 참여정부 들어 계속되고 있는 KBS-한나라당, 보수언론간에 '정면충돌'이 임박해 보인다./미디어기자   



▷ '한국사회를 말한다' 제작진의 입장(출처/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1. 최근 <한국사회를 말한다 - 귀향 ,돌아온 망명객들> 편을 두고 한 나라당과 일부 신문들이 보이는 비이성적이고 무책임한 정략적 공세가 거세어지고 있는 것에 큰 우려를 표하며 제작진의 입장을 밝힌다.

2. <한국사회를 말한다 - 귀향, 돌아온 망명객들>은 정치적인 이유로 오랫동안 망명생활을 해야했던 해외의 민주인사들에 대한 전향적인 귀국조처를 소재로, 40년만에 귀국하는 여러 망명객들의 귀향길을 좇아 ,이들에게 조국은 무엇인지, 이들의 귀향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 이를 통해 독재와 냉전의 잔재를 이제는 벗어나자고 하는 기획의도를 가진 프로그램이다.

3. 이 프로그램은 송두율 교수를 미화하거나 영웅시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한국사회를 말한다> 팀은 당시 크게 이슈가 되었던 "해외민주인사들의 귀국허용"을 다루기로 하고, 독일의 김성수 박사와 일본 한통련의 곽동의 의장을 중심으로 취재하던 중, 송두율 교수가 귀국을 강행함에 따라, 뉴스의 초첨이 되었기에 이를 방송의 한 부분으로 다루었을 뿐이다.

내용 또한 당시 송교수에 대한 국정원 조사가 진행 중이었으므로 시간 순에 따라 사실 중심으로 담담하게 방송했다. 방송당시까지 송교수에 대하여 신뢰할 수 있는 판단은 송교수가 "북한의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라고 하는 증거가 없다"는 법원의 판결문 뿐이었다. 우리는 이 사실을 그대로 전했다.
방송직전까지도 국정원의 공식 발표는 없었으며 ,국정원 쪽에 여러차례 송교수의 혐의와 조사내용을 밝힐 것을 요청했으나 국정원은 피의 사실을 공표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전체 내용도 독일의 김성수 박사와 일본의 한통련 등 해외 민주인사들의 귀국과 고향방문 과정을 중심으로 했고, 송교수 부분은 전체 60분 중 12분이다. 그런데도 일부 신문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마치 송두율 특집인것처럼 왜곡보도하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를 검증없이 읊어대고 있다. 그러나 KBS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이 프로그램을 해외민주화운동에 대한 적절한 소개와 민족과 사회통합에 기여한 공영성이 높은 프로그램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결국 이 프로그램이 오로지 송교수에 대한 일방적인 미화방송으로 긴급 기획,편성된 것으로 주장하는 일부 신문의 무책임한 기사와 이를 그대로 옮겨대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저열한 공세는, 새로이 공영성을 강화해가는 KBS를 장악하기 위한 음모에 불과한 것이다.

4. 한나라당과 일부 신문 등이 주장하는 외압설이나 지시설은 사실무근이자 제작프로듀서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다. 일부 신문에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그들 신문에는 편집권 훼손이 자행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KBS에서는 오래전부터 누가 지시를 해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이 없다.

이종수 이사장은 유신과 전두환 정권 시절 유럽에서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사람의 자격으로, 제작진의 요청에 의해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는 방송 3일 전에 이루어졌고 그전에 우리는 이 이사장과 만난 일이 없다.
그리고 일부 신문에서 우리 제작진과 이종수 이사장이 같은 시점에 독일에 있었다고 보도한 것은 명백한 오보다. 제작진이 독일 취재를 했던 것은 9월 13일부터 22일까지이고, 이는 이종수 이사장이 독일을 방문했다는 8월 26일부터 9월 3일까지와는 큰 거리가 있다. 이는 간단한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고 기사를 쓴 명백한 왜곡보도이므로,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서 분명히 법적인 대응을 할 것이다.

또한 사장이 프로그램의 기획이나 제작에 관여했다고 의심하는 것은 어렵사리 이룩해온 KBS의 제작자율성을 모독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 역시 기획에서 취재, 편집 전 과정에 걸쳐 연출자와 팀장, 책임프로듀서가 활발히 회의하고 토론하여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5. 우리는 KBS <한국사회를 말한다> 제작팀이 "송교수를 미화하고, 이른바 '기획입국'에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아무런 근거 없는 정략적 주장과, 이에 장단을 맞추는 일부 신문들의 무책임한 보도에 분노를 표하며, 앞으로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2003년 10월 7일

한국사회를 말한다

황용호 PD, 장영주 PD, 한창록 PD, 임세형 PD, 이명신 PD,
최인성 PD, 이욱정 PD, 홍현진 PD, 양홍선 PD, 이내규PD,
최경영 기자, 손종호 PD, 강성훈 PD, 조현진 기자, 최지원 PD



▷ 10월 2일 국정감사장에서 정연주 KBS사장이 '한국사회를 말한다'관련 답변내용

▲한나라당의 음해와 공세에 대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1인시위 모습     ©언론노조 KBS 본부
끝으로 최근 거론되고 있는 송두율 교수 관련 프로그램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제작 당시 시점에서 송두율 교수의 재독 활동과 귀국 문제는 분단시대를 살아가는 한민족의 이념적 갈등과 고민을 함축적으로 상징하는 사건이었고 줄곧 대부분 언론의 관심사였습니다.

특히 남북한 화해와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는 시점에 송 교수의 귀국 문제는 귀국하지 못한 다른 해외 인사들의 귀국 문제와 함께 질곡의 현대사에 비추어 볼 때 뉴스 가치가 매우 크다고 제작진은 판단했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KBS는 지난 5월 ‘일요스페셜’에서 외부에서 제작한 송두율 교수 프로그램을 방송했으며, ‘한국사회를 말한다’ 에서는 해외 인사들의 귀국과정의 한 부분으로 송교수를 다뤘습니다.

제작진은 그동안 일관되게 북한 정권과 관련이 없이 순수한 민주화 운동을 해 왔다는 송교수의 학자적 양심과 송 교수가 북한의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입증하기 어렵다는 법원의 판결을 신뢰했습니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송 교수가 귀국 이후 관계 당국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본인의 주장과
배치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판단 아래 몇 차례에 걸친 난상토론 끝에 당초 구성안까지 완전히 바꾸며 최대한 객관적인 팩트 중심으로 제작, 방송했습니다. 그러나 송 교수가 관계기관에서의 진술을 통해 북한 노동당 가입사실 등 그 동안의 결백 주장과 다른 부분들이 나오고 있어 KBS로서는 매우 당혹스럽습니다.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시청자 여러분께 혼란과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깊이 사과 드리며, 각계에서 보내주신 따끔한 질책을 겸허이 받아들여 앞으로 대립과 갈등이 첨예하고 논란을 빚는 사회적 현상을 다룰 때는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공정하고 설득력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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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10/07 [16:3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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