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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의원, 이해구의원에게 한판승!
이의원 인사말 표절시인, 한나라당 디지털수준 드러내
 
심재석   기사입력  2003/09/17 [13:21]

민주당 추미애 의원과 한나라당 의원의 홈페이지 표절논란에서 추미애 의원이 승리를 거뒀다. 17일 오전 연합뉴스는 홈페이지 표절논란을 보도하면서 추의원과 이의원이 서로 베끼지 않았다는 주장을 했다고 보도했으나 본지의 취재결과 이의원측에 실수가 있었음이 밝혀졌다.

연합뉴스는 기사를 통해 “우리 홈페이지는 지난해 8월 보선 즈음에 개편한 것이며 지구당에서 홈페이지 관련업무를 보긴 했으나 베낀 일이 없다”는 이의원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그러나 문제의 인사말 중에 “지난 대선을 통하여 인터넷은 우리 국민을 보이지 않는 추상적 존재에서 보이는 구체적 존재로 만들었습니다”라는 내용을 볼 때 이 글은 대선 이후에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

▲이해구의원 홈페이지에 실려있는 인사말, 현재 홈페이지는 폐쇄중임     ©이해구의원홈페이지

이해구 의원의 안성 지구당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자신들에게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홈페이지를 자체 제작한 것이 아니라 외부업체에 용역을 줬는데 그 쪽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용역업체에서 초안을 만들어온 것을 보고 크게 문제가 없어 그대로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들에게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그는 또한 “작년 8월에 홈페이지를 개편했다는 것은 잘못 전달된 것”이라며 금년 초에 홈페이지 개편이 있었음을 밝혔다.

현재 이해구 의원의 홈페이지는 폐쇄된 상태로 “안녕하세요. 저희 사이트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다 알찬 사이트가 되기 위해 준비중입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는 안내를 남기고 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에 대해서 일종의 헤프닝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한국정치의 수준을 엿볼 수 있어 쓴웃음을 짓게 한다. 지난 대선이후 인터넷은 국민들의 정치참여에 가장 유용한 수단으로 떠올라 우리 정치의 최대 화두가 되었다. 비록 베낀 것으로 판명이 났지만 이해구 의원도 인사말을 통해 “인터넷은 우리 국민을 보이지 않는 추상적 존재에서 보이는 구체적 존재로 만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인터넷이 이렇게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는데 국회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 인사말조차도 직접 쓰지 않는다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추미애 의원 홈페이지에 실려있는 인사말     ©추미애의원홈페이지

지난 7월 한나라당은 ‘디지털 한나라 추진기획위원회’를 구성하고 디지털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그에 따라 최병렬 대표가 네티즌과 인터넷 생중계 토론을 하는 등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소속 국회의원이 홈페이지에 인사말조차 쓰지 않는 한나라당은 금방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다. 디지털 한나라 추진기획위원장 김형오 의원은 “디지털정당을 구현하려면 소폭적인 기구개편 차원에서 하면 안 되고 큰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데 그게 안 돼 아쉽다”며 사퇴했고, 디지털한나라를 위한 로드맵을 발표한다던 얘기는 쏙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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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에도 인터넷을 통한 네티즌들의 정치참여는 더욱 활발할 것이며, 여전히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처럼 아날로그적인 모습만 보이는 한나라당이 혹시 아직도 영남표를 염두에 두고 느긋한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김형오 의원의 말처럼 한나라당은 아직도 ‘큰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큰 인식의 전환’은 별 것 아니다. 당장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로 네티즌과 대화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그렇지 않는다면 한나라당과 네티즌은 앞으로도 만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추미애(이해구)의원 홈페이지 인사말 전문이다.


반갑습니다 추미애(이해구)입니다.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신 네티즌 여러분 정말 반갑습니다.
국회의원 추미애(이해구)입니다.

많은 분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새롭게 홈페이지를 단장했습니다.
처음 집들이할 때 손님을 맞이하는 설레임과 긴장감을 가지고 새 단장을 마침내 끝내고 대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그 동안 부족한 홈페이지나마 다양한 조언과 애정 어린 질책을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대선을 통하여 인터넷은 우리 국민을 보이지 않는 추상적 존재에서 보이는 구체적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간접적인 대의정치에서 또 다른 의미의 새로운 직접 민주정치를 가능케 했습니다.

이제 좀더 다양하고 폭넓은 참여가 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개편하였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깊은 교감을 쌓으면서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바른 사회를 함께 만들어나가고 싶습니다.
우리의 내일을 위해 신새벽을 맞는 마음가짐으로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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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9/17 [13:2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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