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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10%, 민주노동당은 닫힌 문을 열라
[김영호 칼럼] 국민은 정치적으로 방황,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정당돼야
 
김영호   기사입력  2007/08/22 [13:36]

현재의 정치판세는 이변이란 진단이 옳을 듯 싶다. 그 첫째가 한나라당의 견제 없는 독주이다. 그 다음은 집권당 열린우리당의 궤멸이다. 호남을 연고지역으로 둔 민주당의 기반상실이 그대로 진행된다는 점도 들 수 있다. 범여권을 규합해 탄생했다는 민주신당에 대한 국민적 외면 또한 마찬가지다. 이런 정치환경의 변화에도 민주노동당이 그 이탈세력을 끌어들이는 흡입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점도 이상하다.

'비주류 노무현'의 대통령 탄생도 이변이었다. 그런데 노 정권은 대화와 설득을 포기한 채 독선과 아집에 매몰되어 지지세력의 이탈을 자초했다. 그 결과는 급조정당으로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던 열린우리당의 자멸로 이어졌다. 그 반사이득이 한나라당의 독주를 연출한다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4년이 넘도록 정책적 대안으로 국민적 감동을 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노 정권의 실정을 먹고 공룡처럼 비대해졌을 뿐이다.  
 
열린우리당의 간판으로는 정권재창출은커녕 국회의원도 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자 저마다 서둘러 탈당대열에 섰다. 시민사회 진영의 몇 사람과 손잡고 민주신당을 만들었다지만 '도로 우리당'이라며 국민의 눈길이 싸늘하다. 민주당이 분당의 앙갚음으로 동참을 거부한 것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더 이상한 점은 민주노동당의 정태적 자세다. 정치지형의 우호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외연확장을 통해 대안정당으로 뜨려는 능동적 노력이 없다는 점이다.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새로 태어난 민주신당도 모두 보수정당이다.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 30%가량은 진보성향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노 정권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세력의 집단적 이념성향의 분석은 어렵다. 아마 상당수는 진보성향이 짙을 것 같다. 단순하게 판단하면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의 지지세력으로 이어질 듯하다. 그런데 현실은 한나라당의 지지율만 수직상승할 뿐이다. 
 
민주노동당이 대선후보 경선으로 뜨거운 모양이다. 그 열기가 일반국민에게는 전달되지 않고 당원을 위한 집안잔치로만 비친다. 언론이 소수정당이란 이유로 관심을 두지 않는 탓이 크다. 다른 이유는 진보를 표방했던 노 정권의 실정과도 연관성이 있다. 노 정권에 대한 거부반응이 조건반사적으로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으로까지 확산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보다 더 큰 이유는 민주노동당의 내부에 있다. 대중적 지지기반을 확충하려는 열의가 없다는 점이다.  
 
노동조합 가입율이 10%에 불과하다. 그나마 노동계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으로 양분되어 있다. 민주노동당의 모태는 민주노총이다. 당명마저 민주노동당이니 민주노총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비친다. 실제 한국노총과 상당한 거리감을 느낄 수 있다. 조직화된 노동자의 절반을 위한 정당으로 갇혀 있다는 게 국민적 인식이다. 정당이란 대중적 지지기반을 통해 정치권력을 장악함으로써 정치적 이념을 실현하는 결사체이다. 그 점에서 정당으로서 존재가치에 대한 심각한 자문이 필요하다. 
 
17대 국회 들어 의회에 교두보를 확보한 민주노동당은 나름대로 대안정당으로서 선전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의회에서 소수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지지세력을 규합하려는 각고의 노력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이후 신자유주의가 득세하면서 실업자가 양산되고 있다. 아니면 비정규직이란 허울을 씌워 내일이 없는 고용불안으로 내몬다. 유통시장 개방 10년만에 거대자본이 재래시장과 구멍가게를 초토화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농업기반의 붕괴를 예고하고 있다. 
 
날로 짙어지는 양극화의 그늘이 사회저층민의 생활을 더욱 궁핍하게 만든다. 날품팔이 신세로 전락한 직장 노동자, 삶의 터전에서 내몰리는 농민, 온 식구가 매달려 하루살이처럼 살아가는 영세 자영업자들 말이다. 민주노동당이 그들의 이익을 진정으로 대변하는 정당이냐고 묻는다면 그 답변은 긍정적일 수 없다. 다시 말해 자본-시장논리가 득세하는 현실에서 경제적-사회적 약자를 위한 고민이 외부로 표출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국민의 절반은 지지정당이 없어 정치적으로 방황하고 있다. 특히 자본-기술-정보-지식에서 열위에 놓인 계층은 이익을 대변할 정당을 찾고 있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은 지지율 10%라는 벽면에 갇혀 자족하는지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기득권을 버리고 정체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때다. 배타적인 당명부터 바꾸고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                     




언론광장 공동대표
<건달정치 개혁실패>, <경제민주화시대 대통령> 등의 저자  
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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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8/22 [13:3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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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개 2007/08/24 [00:39] 수정 | 삭제
  • 한족에 연극이 끝날무렵?...돗대기 시장처럼 봇물 터지듯?출마?경마?
    나라를 팔아 먹을려는지?자기 사욕을 위해서 이용을 할려는지....
    애국심이 깊어서 너도나도 출마에 바둑처럼 땅따먹기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오직 출세만을 위해서 너도나도?그렇게 만만하나?나라가?
    아무튼 조그만 땅덩어리에 일본보다 많은 이유가?궁금??....
    당선이 인생인감?아님....참 기막힌 놀고있는 정치?아니 이 나라가 대선 축제중??언제 포기 의식을 가질련지?반대세력이면 다 당선인감??
    어린이 회장 선거도 아니고??무슨 전똥??한심한 국력과 시간과 돈 낭비를 할려는지?공천비를 10억으로 올려야............하참!~누굴 찍찌??
  • 우리소리 2007/08/22 [19:06] 수정 | 삭제
  • 좋은 분석의 글이네요.

    이런 글을 내가 적고 싶었는데 김영호 선생님께서 대신 하셨네요.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겪으며
    방황하는 권력을 민주노동당에서 흡수하지 못하고
    결국 한나라당으로 그 결실이 넘어간 형국이지요.

    통찰력있는 좋은 분석의 글을 접하게 되어 놀랐습니다.

    민노당 지도부의 깊은 반성을 요하는 정국인데 날카롭게 지적되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민노당 지도부는 좋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임에는 분명하나 제2의 노무현이란 말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정치자폐아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건필하시길...
  • 거참 2007/08/22 [18:43] 수정 | 삭제
  • 노무현 재벌참가정부가 정치적으로 결딴 나고 거기에 한자락 걸었던 '개혁진보'성향 시민세력이 미아가 되고 부터, 심심하면 '민노당 문열어라'는 칼럼을 쓴다.
    이번에도 날짜가 날짜인지라, 이수호-임종인 연합이 깨어진 후방효과가 아니겠냐는 분석부터 하게 만드는데... 민주노동당이 비판받아야 할 것, 쇄신해야 할 것 적잖이 있는 건 알 사람은 다 아는데, 그건 그렇게 이야기 하면 될 일이다. 잘 나가다 남의 당 당명이나 트집잡고 문열어라, 문열어라 하면 누가 보아도 '꿍꿍이'를 감춘 주장으로나 들릴 따름이다.
    *'노동당'이라 배타적이라는 말, 정말 한국이니 정상인의 발언으로 취급되는 말이다. 그런 사회, 그런 정치는 바뀌어야 한다는 게 문제이다. 자동차 타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중립기어에 놓으면 차 안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