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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 영화의 독주, 반격의 때는 오는가?
독립영화들의 작은 관객몰이 시작, <화려한 휴가> 한국영화 반격 관심
 
임동현   기사입력  2007/07/26 [12:19]
노병은 죽지 않았다. 헐리우드 대작들의 열기도 죽지 않았다. 그래도 작은 영화들의 살아남기는 계속 되었다.

지난 주 박스오피스는 이 세 문장으로 정리가 가능하다.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다이하드 4.0>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전주 1위인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그리고 2주 연속 1위를 기록했던 <트랜스포머>의 인기도 그대로 지속되었다.

지난 주 1위를 차지하며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간 <다이하드 4.0> ⓒ20세기폭스코리아
하지만 틈새 시장을 노린 ‘무비 온스타일’ 과 ‘인디영화 페스티벌 리턴즈’가 매니아들에게 조용한 인기를 얻고 있다. 영화제 형식으로 진행된 이들 행사들은 같은 영화만을 상영하는 멀티플렉스의 독점 체계에 싫증을 느낀 관객들에게 단비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다시 돌아온 액션 히어로의 승리

<다이하드 4.0>은 브루스 윌리스의 인기 쇠락으로 여름 극장가에서 인기를 모을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일기도 했지만 공개 후 '시리즈의 명성을 제대로 이어갔다'는 호평이 나오면서 관객들을 자극했다.

시사회 때부터 많은 관객을 모았던 이 영화는 전국 73만 명을 주말에 동원, 현재 총 관객 150만을 돌파해 헐리우드 강풍을 다시 이었다.

전주 1위를 차지했던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은 44만 명을 동원해 2위를 기록했고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외화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트랜스포머>는 39만 명을 동원했다.

이 세 편의 헐리우드 영화가 전체 스크린의 80% 이상을 독식하면서 스크린쿼터 축소 이후 불거진 독과점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극장가를 완전히 세 편의 영화들이 잠식하면서 나머지 영화들은 제 때 보여지지 못하고 간판을 내려야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태국 공포영화 <샴>이 선전에도 불구하고 간판을 내려야할 처지에 놓여졌고 한국영화 <해부학교실>도 공포영화 바람을 일으키지 못한 채 퇴장하고 있다.

작은 영화들, 블록버스터에 신물난 관객들을 유혹하다

그 와중에서 예술영화 전용관에서 선전하고 있는 ‘무비온스타일’과 ‘인디영화 페스티벌 리턴즈’의 바람은 신선하기만 하다.

<쉬즈 더 맨>, <팩토리 걸>,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 등 다양한 영화로 짜여진 ‘무비온스타일’과 일본의 독럽영화들을 한데 모은 ‘인디필름 페스티벌 리턴즈’는 ‘볼 게 없는’ 멀티플렉스에 싫증난 관객들을 모으면서 작지만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소수 관객들을 겨냥한 차별화 전략이 오히려 많은 관객들에게 인정받은 셈이다. 또한 그만큼 다양한 영화를 보기 원하는 관객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이번 주는 화제작들이 대거 개봉함으로써 관객들의 선택의 폭이 상당히 넓어졌다.

몰려드는 화제작, 오랜만에 신선함 느껴져

'<화려한 휴가>가 침체된 한국영화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을 것인가?' 다음 주 최대 관심사다 ⓒCJ엔터테인먼트
주목할 영화는 단연 <화려한 휴가>다. 5.18을 실감나게 재현해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 영화는 이미 전국 500여개의 스크린을 확보해 흥행을 자신하고 있다. 침체된 한국영화계로서는 <화려한 휴가>가 구세주가 되기를 바라는 모습이다.

등급 문제로 개봉이 늦춰졌던 공포영화 <므이>도 이번 주 개봉한다. 대작 열풍으로 사그라졌던 공포영화의 열기를 다시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다코(영화 <링>에 나오는 귀신)의 망령이 다시 살아났다’는 평단의 혹평이 걸림돌이다.

이 밖에도 픽사 애니메이션 <라따뚜이>가 어린이와 젊은 관객들을 찾아가고 코미디 영화 <에반 올마이티>가 개봉한다. 그룹 수퍼주니어를 앞세운 <꽃미남 연쇄테러사건>도 이번 주 개봉, 소녀팬들을 유혹하고 있다.

영화 매니아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있다.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화제작 <폭력의 역사>, <도그빌>의 속편 격으로 화제를 모은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만덜레이>, 대만 공포 영화 <가족상속괴담>, 제 1회 시네마 디지털 영화제 개막작이었던 데이빗 린치 감독의 <인렌드 엠파이어> 등 화제작들을 이번 주에 볼 수 있다.

<화려한 휴가>가 침체된 한국영화를 깨울 수 있을지, <므이>가 식어버린 공포영화 열기를 일으킬 수 있을 지, <라따뚜이>와 <에반 올마이티>가 헐리우드 영화의 인기를 이어갈 지, 그리고 멀티플렉스를 잠식한 세 대작의 버티기와 작은 영화들의 살아남기 등이 이어지며 다음 주는 그야말로 흥미진진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

7월 셋째 주 박스오피스 순위(수치는 전국 관객 수)

1위 다이하드 4.0 730,218
2위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443,925
3위 트랜스포머 399,737
4위 샴 145,452
5위 해부학교실 73,684
6위 파워레인저 매직포스 & 트레저포스 31,105
7위 무비온스타일 10,278
8위 검은 집 7,540
9위 디센트 4,473
10위 인디필름 페스티벌 리턴즈 3,808

(참조 : 영화진흥위원회)


임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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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7/26 [12:1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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