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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으로 보는 <시사저널> 여기자들의 삶과 전쟁
EBS 다큐<여자>, ‘굿바이! 시사저널-희망을 보다’ 25일부터 3부작 방송
 
박철홍   기사입력  2007/07/25 [10:16]
EBS 다큐 여자는 삼성관련 기사 삭제로 인해 촉발됐던 <시사저널>사태에서 편집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벌였던 <시사저널> 전 여기자들의 이야기를 25일부터 27일까지 방영한다.
 
장영희, 김은남, 안은주 시사저널 전 여기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 프로그램은 “굿바이! 시사저널 -희망을 보다”라는 부제로 <시사저널> 파업에서부터 사표를 제출하기까지, 그리고 오는 9월 새 매체 창간을 앞둔 참언론실천시사기자단의 이름으로 힘찬 새출발을 다짐하기까지 세 명의 여기자들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참언론실천시사기자단(단장 문정우)’은 7월 2일 오후 목동 방송회관 9층에서 새매체 창간 선포식을 개최한 가운데 장영희 시사기자단 부단장이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 박철홍
 
총 3부작으로 편성되어 있는 EBS 다큐 여자는 ▲‘1부, 펜은 칼보다 강하다(7월25일 방송)’에서는 지난해 6월16일 금창태 <시사저널> 사장이 삼성 관련 기사를 삭제하면서 시작된 <시사저널> 사태 시작에서부터 사측의 직장폐쇄 단행, <시사저널> 기자들이 만들었던 거리편집국, 그리고 <시사저널> 노조의 단식농성까지 모습들이 들어있다.
 
또한 ▲‘2부, 굿바이 <시사저널> (7월26일 방송)’에서는 지난달 <시사저널> 기자들이 결별 기자회견을 열고 <시사저널> 기자라는 이름표를 떼는 날, 통곡했던 기자들을 보면서 EBS 여자 다큐 제작진은 “그토록 사랑했던 <시사저널>의 장례식을 치르고, 편집국의 명패 앞에 흰 국화를 바치며 흐느끼는 기자들의 모습과 뒤돌아서서 눈물을 감추는 그들의 모습을 차마 눈 뜨고 보기 어려운 심정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시사저널 노조는 지난 6월 26일 오전 시사저널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사측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 참언론실천시사기자단

 이어 ▲‘3부, 새로운 빛을 향해서 (7월27일 방송)’에서는 <시사저널> 기자들이 편집국에 마지막으로 들러서 사무실에서 짐을 챙기면서 나오는 모습을 화면에 담았다. 또 <시사저널>을 나온 기자들이 참언론실천시사기자단을 결성하며 창간 준비를 선포한 뒤, 투자자를 만나고 정기구독자를 모집하면서 후원이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한다. 이어 새로운 매체 창간의 길을 선택한 기자들의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전한다.
 
“새로운 출발. ‘기자’라는 꼬리표는 잠시 떼어 두기로 했다.
투자자와 정기구독자를 모으려면 우리가 직접 나서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상상도 못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사흘 만에 2억. 그리고 전시회까지.
과분한 사랑 앞에 우리는 숙연해 졌다.
이대로라면 새로운 매체를 만드는 계획에 착오는 없을 것이다.
9월, 값진 사랑을 보여준 그들에게 우리가 보답할 차례다.”

 
▲시사기자단 기자들이 7월 18일 오후 서울 종로 안국동에 있는 아름다운가게 본부사옥 하늘공원에서 열린 시사저널 해직기자 돕기 ‘웃어라 정의夜’ 행사에서 힘찬 새 출발을 다짐하며 건배를 했다.       ©박철홍

이번 프로그램을 제작한 EBS 여자 다큐 제작진은 무려 80개에 달하는 촬영 테이프를 밤 새워 프리뷰하며 정말로 많은 눈물을 흘렸으며 기자들을 취재했던 촬영 기간 내내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며 울고 다녀야 했다.
 
그러면서도 EBS 여자 다큐 제작진은 “다큐멘터리는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하며 취재 대상과 거리를 유지하고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한다”며 “왜, 무엇이 그렇게 우리의 눈에서 눈물을 자아냈을까”라는 물음을 우리에게 던진다.
 
특히 촬영 도중 가장 마음이 아팠던 부분은 김은남 시사저널 전 기자와 정희상 기자가 심상기 회장의 북아현동 집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던 모습이라고 제작진은 전한다. 기자들은 18년을 이어온 <시사저널>의 전통을 포기할 수 없어서 마지막으로 심회장과의 만남과 대화를 시도해 보려는 노력을 했지만 심회장은 8일 동안 집에 들어오지도 않고 그들을 외면했다고 한다.
 
결국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라고 제작진은 강조한다. 그 까닭은 전직 <시사저널> 기자들이 새 매체를 꾸리기 위해 투자자와 정기구독자를 모은다는 소식이 퍼지자 이틀 만에 1만원, 2만원의 푼돈으로 2억이 모아졌을 만큼 새 매체에 대한 시민들의 성원이 쏟아졌기 때문. 또한 그 뒤로도 기자들 자신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많은 분들이 구독 신청과 투자를 약속하고 있다는 것.
 
이 이야기가 진정한 해피엔딩이 되려면 오는 9월 기자들이 창간호를 내놨을 때, 쌈짓돈을 털어낸 독자들이 환한 웃음으로 그 책을 반길 수 있어야한다고 제작진은 말한다.
 
EBS 다큐 여자 ‘굿바이! <시사저널> -희망을 보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밤 9시20분~9시50분 한 편씩 방송된다. 재방송은 세 편을 한꺼번에 묶어 29일 밤 7시~8시30분에 방영되고, 3방송은 8월1일에서 3일까지 오전 11시50분~12시20분 방영될 예정이다.
 
한편, 6미리(mm) 밀착취재 EBS 다큐멘터리 <다큐 女子>는 따뜻하고 진솔한 여자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그 삶의 공간 속에서 21세기 남성과 여성, 그리고 생명이 공명하는 공감(共感)의 장(場)을 마련하고 있다.
 
매주 수-금 밤 9시 20분~9시 50분에 방송되는 <다큐 女子>에는 웃음과 눈물, 때론 강인함으로 세상을 감동시키는 주인공의 이야기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女子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미니인터뷰] EBS <다큐 여자>를 제작한 김민정 PD

 

 

 

 

“다큐멘터리, 시청자 움직여 새 매체 창간에 일조하길


EBS 여자 다큐를 제작한 EBS 김민정 PD는 23일 <대자보>와 전화인터뷰를 나눴다. 

▲EBS 다큐멘터리 <다큐 女子>     © EBS
 
- 이번 다큐 여자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동기와 의도는
 
▲ <시사저널> 전 여기자들이 나와서 투쟁하고 있는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 끝에 프로그램을 만들면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마음에서 시작을 했다. PD로서 이번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그 사람들의 현장에 같이 들어가서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내가 만드는 프로그램은 휴먼다큐멘터리로 1인칭 나레이션 시점이기 때문에 기자가 주인공이 되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여기자들의 새 출발에 의미를 두고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했다. 또 내가 만든 프로그램을 통해서 기자들의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전달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이는 내가 도울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
 
- 촬영에서 편집에 이르기까지 어려웠던 점이나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 현장에서 찍은 촬영테이프들을 프로그램으로 편집하면서 충분히 공감을 했지만 어려웠던 것은 ‘정말 기자들의 입장을 이만큼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어떤 구성으로 잘 전달할 수 있을까’가 제일 고민이었다. 워낙 스케일(양)이 많다 보니까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마지막날 편집을 하는 도중에 ‘파업하는 동안 얼마만큼 생계가 어려웠을까’하는 부분과 관련해, 이를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촬영하러 갔었다. 그때 투자자 한 명이 방송회관에 와서 시사기자단 기자들에게 식사대접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촬영할 생각이 없이 그냥 말만 들었다.
 
당시 양한모 미술기자가 “이제서야 이시점이 되니까 말을 하는 것인데 월급이 월급통장에 들어와야 하는 날, 집에 일찍 들어가기 힘들어서 일부러 친구라도 불러 술을 먹고 취해서 들어간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아침에 밥을 차려주며 밥을 먹으라고 하면 ‘무슨 아침밥을 먹냐’면서 미안해 서둘러 나왔다고 말했다.
 
나는 그것을 촬영하지 못하고 들었는데 그때 투자자가 막 울었다. 그 부분을 내가 꼭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 못 찍은 게 매우 아쉬우며, 그런 느낌들이 많이 남는 부분들이 있다.
 
장영희 기자와 촬영을 다녔는데 장 기자가 같이 가다가 거리에서 누가 팸플릿을 나눠주니까 막 쫓아가서 받아오면서 ‘내가 서러움을 당해보니까 이제는 쫓아가서라도 받아준다’고 말했다. 기자들은 자기들의 일을 알리고자 거리에 나섰을 때, 부딪친 무관심의 벽이 너무나 차가웠음을 기억하기 때문에 이제 기자들은 거리에서 광고전단을 나눠주는 사람들조차 외면하지 않는다.
 
또한 알지도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기자들은 그것이 모두 빚임을 깨달아 가고 있고, 그 빚을 갚기 위해서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수없이 자문하고 있으며 적금을 깨고 계좌에 돈을 보내주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보여줘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 참언론으로서의 희망의 닻을 올린 시사기자단 기자들이 9월 새 매체 창간을 앞두고 있는데, 이번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PD로서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과 새 매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시사기자단이 새 매체를 잘 창간했으면 좋겠고, 그런 염원을 같이 담고 싶다. 이미 시사저널 전 기자들은 거리 편집국을 만들어 겨울밤을 지새기도 했고, 오뉴월 땡볕에 노숙하면서 단식 농성을 하기도 했다. 기자로서 취재를 해야 할 사람들이 1년 동안 거리에 서있었고, 기자들을 지지한 사람들은 기자들이 취재했던 경제인들이 아니라 정말 약자이고 없는 사람들이 지지를 보냈다.
 
그러면서 기자들은 원래 <시사저널>을 생각하며 만들었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어진 것을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에 새 매체는 이전의 <시사저널>과는 다를 것이다. 더욱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며 소외된 곳을 조명하는 그런 책이 될 것이다.
 
예전에 나도 인터뷰를 하면서 <시사저널>에서는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부분이 약하지 않았느냐’는 그런 말씀을 기자들에게 한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기자들은 사회적 약자들이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있기 때문에 새 매체에서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더 넓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새 매체는 기자들이 싸움을 하면서 지키고자 하는 부분을 가지고 가되, 기자들이 경험한 것들이 분명히 새 매체속에 들어가리라고 생각한다. 이미 기자들은 깨닫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끝으로 내가 만든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보는 시청자들을 움직이고, 새 매체를 창간하는데 일조를 했으면 좋겠다. 이번 <시사저널> 사태를 취재하면서 언론이 어떻게 광고에 길들이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그러한 구조로 갈 수밖에 없는지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고, <시사저널> 사태의 발단도 그러한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으며 이번에 많은 것을 배웠다.
 

새 매체 창간 후원금 계좌 : 국민은행 832102-04-095740 (예금주 유옥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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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7/25 [10:1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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