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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말 실수 이명박, "노무현과 닮았다?"
한나라당 인사까지 비판 가세..."김대중과 김영삼도 빈둥빈둥 놀았냐?"
 
심승우   기사입력  2007/03/01 [13:31]
대선후보 지지율에 있어 압도적인 1위를 자랑하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실언으로 촉발된 파문이 진화될 기미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손학규 전 지사를 비롯하여 한나라당 내 인사들까지 비판에 동참하면서 비난이 확산될 전망이다.
 
이 전 시장은 27일 "70, 80년대 빈둥빈둥 놀면서 혜택을 입은 사람들은 (나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본다" "최근 70, 80년대 산업시대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토목에 관해 매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러한 이 전 시장의 발언은 민주화세력 등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되어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비록 이 전 시장이 "진의가 왜곡됐다. 내가 바로 민주화세력 아니냐"며 조기진화에 나섰지만 그의 발언이 ‘박정희식 산업화 대 반독재 민주화’의 이념 논쟁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면서 그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단 열린우리당에서 이 전 시장에 대한 맹폭이 쏟아졌다. 김영춘 최고위원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반(反)독재 민주화 운동을 하고 민중의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에게 모독적인 발언을 하고 지금 들어 새삼스럽게 편 가르기 하는 것이 과연 대통령을 하겠다는 예비 지도자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이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전 시장은 어설프게 발언을 주워담으려 하지 말고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참으로 가벼운 입, 돈은 많이 벌었을 지 몰라도 가난한 철학과 얄팍한 역사인식이 드러나는 후보에 대해 남은 10개월간 국민적 검증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병두 의원은 '이 전 시장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이 전 시장의 발언은 퇴행적 역사인식을 여과 없이 보여준 것으로, 그가 21세기 미래를 개척할 수 없다는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며 "80년 서울의 봄과 광주민주화운동, 그리고 87년 6월 항쟁에 함께 했던 넥타이부대 등 모든 세대와 함께 이 전시장의 사과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이 전 시장의 망언은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우리 사회의 성과와 전진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면서 “그의 역사의식은 광주민주화운동과 6월항쟁에 대한 부정으로 점철돼 있고,독재정권과 정경유착에 대한 향수로 가득차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 전 시장은 경제적 마인드뿐 아니라 민주주의 지수가 독재시대에 머물러 있다”면서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다”고 이 전 시장을 깎아내렸다.

민주노동당 정호진 부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한나라당의 몰상식적인 역사인식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라며 "특히 대통령이 되겠다는 주자들이 몰상식적인 역사인식에 뛰어들고 있는데 국민적 상식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부적절한 발언이 난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 부대변인은 "걱정스러운 것은 이런 분들 중 대통령이 된다면 일본에 의한 역사왜곡과 유사한 일들이 대한민국 정부에 의해 벌어지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며 "상식적인 역사 인식 없는 경제대통령론은 위험하기 그지없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정 부대변인은“근현대사에 대한 상식적인 역사인식 없는 경제 대통령은 70∼80년대 산업화의 그늘을 21세기에 재현하며 민생경제 회복이 아닌 재벌경제 부흥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도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이 전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손 전 지사측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이 전 시장 '빈둥빈둥 세력들' 발언을 계기로 확실한 대립각을 세울 태세여서 논란 확산을 예고하고 있다.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측은 28일에도 "이 전 시장의 발언은 70∼80년대 민주화를 위해 희생해 온 분들에 대한 모독이자 지도자로서 철학의 빈곤을 드러낸 것”이라고 전날에 이어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시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간담회 인사말을 통해 "변화를 완강히 거부하는 세력 때문에 한나라당이 냉전, 수구, 꼴통으로 낙인찍히고 있는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의 주류세력이 냉전세력으로 남아 있는 한 지금의 대세론은 거품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의 발언은 박근혜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을 동시에 겨냥한 측면이 강하지만 실제 공세의 초점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시장에게 맞춰져 있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손 전 지사측은 전날에도 "이 전 시장이야말로 독재권력과 붙어 재산을 불려온 사람으로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이 전 시장의 이미지와 결부되는 '박정희식 개발주의' '독재권력 유착' 등을 부각시킴으로써 손 전 지사의 '민주화 인사' 이미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손 전 지사는 27일 한 행사에서도 "60∼70년대 권위주의, 개발연대, 냉전사고로 돌아가려는 것은 보수가 아니라 수구꼴통”이라며 이 전 시장의 '경력'과 '꼴통보수'를 연관짓기도 했다.

박 전 대표의 경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이 전 시장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박 전 대표의 통합능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측은 "그 시절 산업화세력은 산업화 세력대로 민주화 세력은 민주화 세력대로의 그 역할을 다했다고 본다"며 민주화세력을 추켜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 측 이혜훈 의원도 2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박 전 대표가 70년대에 (사실상의) 퍼스트레이디로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서 대한민국을 위해 뛴 것을 온 국민이 알고 있다. 이 전 시장의 발언이 박 전 대표를 겨냥했다고 믿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으면서 "토목사업이 좋지만 21세기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으로 보는 전문가는 없을 것"이라며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비판했다.

한편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의 진행을 맡고 있는 장성민씨는 이날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광주 망월동 영령들과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투사들이 빈둥빈둥 논 사람들이란 말이냐"며 "그러면 왜 이 전 시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그렇게 자주 찾아다녔느냐. 그분과 빈둥빈둥 놀기 위해 그런 것이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전 시장이 대통령이 되면 노 대통령 못지 않게 잦은 말 실수로 국정이 불안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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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3/01 [13:3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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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허 2007/03/02 [23:55] 수정 | 삭제
  • 나도 여러번 노와 박이가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런 말을 자주 한 일이 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