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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살림살이 좀 나아졌습니다
국회 옆으로 이전, 원내 진출에 강한 의지 보여
 
심재석   기사입력  2003/07/04 [11:15]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으로 줄임)은 지난 3일 이전할 새 당사에서 후원회를 가졌다.

▲ 후원회 모습     ©대자보

지난 대선 이후로 달라진 민노당의 위세를 증명하듯 산뜻한 건물 입구부터 축하객들로 붐볐고, 민주당 정대철,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등의 화환들도 눈에 띄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당대표, '살림살이 좀 나아졌습니다?!  '   ©대자보
행사장 입구 벽에는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 민주노동당’ 이라는 팻말 아래 민노당의 역사를 보여주는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특히 지난 당시 3자 토론회에서 찍은 사진이 인상에 남았다. 이회창, 권영길, 노무현 후보가 손을 맞잡고 웃으며 하늘로 뻗고 있는 모습이 바로 얼마 전의 일인데 굉장히 오래 전의 일처럼 느껴졌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고 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졌기 때문일까?

거대 정당의 후원회와 달리 크지 않은 행사장에는 약 500여명의 당원과 축하객들이 찾아와 꽉 찼고, 자리가 모자라 서서 행사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꽤 되었다.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는 민노당 후원회에 현역의원인 한나라당 이부영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고, 이의원과 옛 동지인 장기표 사민당 대표도 보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자리도 함께 하지 않고 특별한 대화도 나누지 않아 지난 달 20일에 있었던 재야 세력 회동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가 없었음을 보여주었다.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대자보
행사는 정현정 서대문갑 지구당 위원장의 사회로 시작되었다. 노회찬 사무총장의 경과보고와 후원회장의 인사말이 끝나고 권영길 대표의 인사가 있었다. 권대표는 인사말에서 노동자의 경영참여는 부분적으로가 아니라 전면적으로 시행되어야 하며,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미국의 전쟁 획책을 막아 평화와 통일의 길에 앞장서겠다고 말을 마쳤다.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권대표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민노당은 권력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진보정치의 실현이 목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10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800만명이고, 최저 생계비를 겨우 받는 노동자도 60만명이며, 이 외에도 40만명의 이주 노동자가 있음을 강조하고 이들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 민주노동당 홍보대사 개그맨 김학도
 ©대자보
민노당의 홍보대사인 개그맨 김학도씨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권대표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인사해 사람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후 축하공연이 있었고 준비된 다과를 나누어 먹으며 행사는 종료되었다.

민노당이 이달 5일에 이전하는 새 당사는 국회에서 불과 200미터 떨어진 곳이다. 어떤 이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내년 총선 이후에는 국회로 걸어서 출근하면 되겠다고 했다. 이 말은 민노당이 내년 총선을 통해 반드시 원내로 진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민노당은 지난 16대 총선에서 울산 북구에서 당선될 수도 있었는데, 끝내 지역주의를 극복하지 못해 원내 진출에 실패한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현재 진행되는 신당 논의도 민노당과 무관한 일은 아니다. 지금처럼 신당논의가 서로 헐뜯기 수준에 머물러, 지역주의의 망령이 계속되고 선거법 개정도 다수당인 한나라당의 마음대로 결정된다면, 민노당은 2000년 4월 13일의 악몽을 다시 꿀 지도 모른다. 지역주의 청산과 선거법 개정에 민노당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통해 민노당이 ‘행복’해져서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당원들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다. 민노당의 당사가 국회와 가까워졌듯이 다음 총선 후에는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국회 ‘안’에서 대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민노당의 건투를 기원한다.

* 미래를 위한 투자는 진보정당의 후원으로 
   민주노동당 홈페이지 안내
http://www.kdlp.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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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7/04 [11:1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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