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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기, 외모로 '사람 차별'하다 4억 배상
포르투갈계 미국인, 아랍계로 오인받아 조사•탑승거부, 소송걸어
 
권순정   기사입력  2007/01/24 [03:03]
 '제노포비아(xenophobia).' 옥스포드 사전에 따르면, 이 용어는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 대한 강하고 이유 없는 미움과 두려움'을 가리킨다. 인종과 문화가 섞여 숨쉬는 미국에서 특정 인종에 대한 '제노포비아'를 연상시키는 일이 보도돼 화제다.

폭스뉴스는 16일(현지시간) 존 세르케이라(John Cerqueira)가 어메리칸 에어라인(American Airlines)에 승소하여 40만 달러를 배상 받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포르투갈 혈통의 미국인 세르케이라는 2003년 크리스마스에 고향인 메사추세츠주 보스톤을 방문했다가 마이애미의 집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 그런데, 메사추세츠 주 경찰관들은 세르케이라와 옆 좌석에 앉아 있던 이스라엘 남자 2명에게 비행기에서 내릴 것을 요구했는데, 이유인 즉, "세르케이라가 중동, 아랍, 혹은 남아시아계 인상을 풍겼기 때문." 그는 법정에서, "한 경찰관으로부터 '이스라엘 사람들 옆에 앉아 운이 나빴다'는 '위로'까지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어메리칸 에어라인 측은 세르케이라와 이스라엘인 두 사람을 조사한 뒤, 비행기에 재탑승시키는 대신 '환불' 조치를 취했다.

이 소식으로 인해, '어메리칸 에어라인'이 구글의 인기 검색어로 뜨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토론 사이트 디그에는 관련 토론방까지 개설되었다. 논객들은 세르케이라의 승소보다는 2003년에 그가 겪었던 상황에 더 관심이 많았다.

네티즌 ‘sunks’와 ‘adcat’은 95년의 오클라호마시티 미 연방 건물 폭탄테러를 회상하며, '중동 사람들을 테러범과 무조건적으로 연결 짓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을 폈다. '165명의 사상자를 낸 오클라호마시티 폭탄테러의 범인은 백인이었지만, 그 후 어느 누구도 백인이 트럭을 탄다고 해서 테러 위협을 느끼지는 않는다'는 지적. 그들은 세르케이라가 미국에 만연한 중동인들에 대한 '제노포비아'의 희생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필명 ‘davymac’과 ‘erukush’ 등은 미국인들의 중동인에 대한 두려움에는 근거가 있다며, 확률적으로 아랍인이 테러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우리 주장이 비난을 살 것임을 안다"면서도, "이것은 현실"이라며 조심스레 목소리를 냈다. 

한편, 네티즌 ‘canceledCzech’와 ‘prammy’ 등은 외모로 인종을 구별할 수 없는 사례들을 들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유럽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결코 '백인종'은 아니라며, "외모에 기반한 ‘편견’에서 벗어나, 모든 사람들을 공정하게 조사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관련링크]

1. 존 세르케이라의 승소 소식 (폭스 뉴스)

2. 네티즌의 의견 (디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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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1/24 [03:0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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