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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 부모들에게 바치는 신년시
[신정모라 여성주의] 너의 소중함을 망각하지 않도록
 
신정모라   기사입력  2007/01/04 [10:21]

너의 소중함을 망각하지 않도록

똑같은 말 반복하고
괴성 지르고
가위질 못하고
글씨 못쓰고
종이접기마저 못하고
초콜릿 포장지 하나 못 뜯는
가엾은 손
내 딸아

혹시라도 내가 너의 부족함에
답답해하거든
내 무자비한 욕심을
CCTV에 담아
나에게 보여 다오

사람들 떠드는 소리 못 참고
마이크 소리에 놀라고
지나가는 발자국에 놀라고
개 짖는 소리에 놀라고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에 놀라
화장실 갈 때마다 고통스러워하는
서글픈 귀
내 딸아

혹시라도 내가 너의 특별한 귀에
화내거든
내 몰지각한 참을성을
녹음해 나에게 틀어 다오

너의 소중함을
잠시라도 망각하지 않도록
너를 대하는 나의 태도와 마음을
매일매일 그때그때
신에게 고발해 다오

그리하여
신의 심판으로
경건함과 다정함 외에는
엄마의 기득권을 모두 박탈해 다오

거짓말 못하는
치명적 약점을 지닌
세상의 자폐아들아
불가사의한 사랑을 가르쳐준 나의 스승들아
어찌하여 너의 고통은
엄마에게 이토록 넘치는 은총
크나큰 깨달음을 주는가

* 자폐아(아스퍼거)를 보살피는 사람들에게 이 시를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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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1/04 [10:2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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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주 2007/01/08 [06:33] 수정 | 삭제
  •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는 장담하지 못하겠으나
    서초3동(지하철2호선 교대역 서쪽 126미터 지점)해마한의원에서 치료를 한 번 받아보심이 어떠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