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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갯벌은 아직도 살아있다!
65일간의 대장정 마친 삼보일배, 이제 시민의 몫으로
 
취재부   기사입력  2003/06/02 [10:58]
햇볕이 따갑다 못해 뜨거워 아스팔트에서는 아지랑이가 이글이글 타오르는 시청 앞 광장에 법고소리가 울려 퍼진다. 가장 자연을 닮은 소리라 하는 법고소리는 새만금에 있는 생명들의 살려달라는 외침으로, 인간의 무지몽매함에 추상같은 호통으로 울려 퍼졌다. 5월 31일 시청앞 광장에는 '새만금갯벌 생명평화 삼보일배 시민대회'가 오천명 정도의 시민과 종교인들, 각종시민단체들의 참여가운데 진행되었다.


삼보일배는 지난 3월 28일 새만금갯벌에서 시작하여 5월 31일까지 65일간 새만금사업을 중단할 것을 외치는 4명의 성직자와 많은 시민들이 세걸음 걷고 한번 절하는 고행이었다. 수경스님과 문규현신부, 김경일 교무, 이희운 목사등 네분의 종교인이 참여하였고, 많은 시민들의 참여도 있었다. 차를 타면 4시간 걸리는 장소를 그리고 그냥 걸어도 힘든 이곳을 생명과 평화를 염원하는 삼보일배를 하며 온 것이었다.

▲ 행사장에 모인 시민들 ▲ 서명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이날 행사는 삼보일배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행사로 방송인 이계진 씨와 진명스님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행사는 생명문화한마당과 새만금간척사업 중단을 염원하는 기도회 및 삼보일배 행렬맞이 시민대회로 이뤄졌다.

이날은 갯벌에서 생계를 유지하던 지역주민들의 참여도 있었다. 한 주민은 "여기에 모이신 분들게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개벌은 유일한 재산이며 생명입니다. 갯벌을 돌려주십시오, 나는 어부로, 어부로 살고 싶다"를 외쳤다. 또 다른 주민은 자신이 따온 백합을 보여주며 격양된 목소리로 "이것 보십시오, 아직도 새만금 갯벌은 살아 있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모든 여러분 도와주십시오"라며 공사가 많이 진행되었지만 아직 갯벌을 살릴 수 있음을 호소했다.

삼보일배단은 이날 오전10시 조계사를 통해 청와대에 들러서 오후 3시에 시청앞에 도착하였다. 도착한 삼보일배단의 얼굴은 쳐다보기가 안쓰러울 정도로 수척하고, 검게 그을었다. 하지만 이들의 얼굴에는 그 긴 길이 끝났다는 안도감과 보람보다는 수심이 드리워있었다. 삼보일배라는 고행까지 하였는데,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 더 어떻게 해야한단 말인가라는 걱정이었다.

▲ 시청앞 광장에 앉아계신 문규현 신부 ▲ 수경스님

이날 행사에서 대국민 호소문은 미래세대를 대표해서 두명의 고등학생이 낭독하였다. 호소문을 통해 "생명평화의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자신의 생명을 죽여가면서 호소를 하고 있습니다. 어른들께서는 이분들이 이렇게 까지 하시는 이유를 저희에게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라면서 "새만금 사업을 해놓고 나중에 저희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과연 잘할일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냐?"며 새만금 사업을 한시적 관점이 아닌 미래를 조망한 사업이 되어야 함을 호소하였다. 또한 성명서를 통해 새만금 사업이 "단순한 찬반논의가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 변화된 시대에 맞는 대화의 장을 만들어 신구상계획단을 만들어 미래를 바라보는 마음가진다면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며 신구상계획단을 만들어 새만금에 대한 논의가 시민들과 함께 이뤄져야 함을 주장했다.

▲ 단상에 올라간 삼보일배단 ▲ 대국민호소문 낭독모습

새만금사업의 방조제공사는 76%정도 완공되어 있는 상태이고 전체 사업에서는 43%정도 진행되었다. 정부측에서는 공사를 이곳에서 중단할 경우 쌓아놓은 방조제를 유지하는데 만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면서 공사를 중단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공사는 초기부터 반대되었고 일을 벌여놓고 이제 와서 공사가 이만큼 진행되었으니 중단할 수 없다라는 말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지난 3월 28일부터 시작된 65일간의 대장정을 마치며 이제는 4명의 고행자의 몫이 아닌 우리의 몫으로 돌아왔다. 이분들의 고행이 그 자체로서도 그 의미는 충분하다. 하지만 이분들의 고행의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새만금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누구를 위한 이익인지 누구를 위한 고행이었는지,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는지를 생각해본다면 올바른 결론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앞으로 새만금갯벌생명평화연대는 새만금 갯벌 살리기 삼보일배를 우리 주변의 모든 시민들과 함께하기 위한 1인 시위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아직까지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구체적인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삼보일배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닌 시민들에게로의 확산을 요청했다. 일인시위기간은 6월 1일부터 6월 5일까지 한시적으로 어느 곳에서나 가능하다.

삼보일배공식홈페이지 : http://www.3bo1bae.or.kr/
[문의] 새만금갯벌생명평화연대 상황실, 02-735-7000
          담당 : 손성희 간사, sohsh@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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