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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에게 '찍히면 죽는다'
'인식의 법칙' 과 '리더브랜드의 포지셔닝'ba.info/css.html'>
 
이름쟁이   기사입력  2002/09/25 [13:37]
마케팅에 수십개의 법칙이 있습니다만 그 중에 제일 중요하고 놓치지 말아야 할 한 법칙이 바로 '인식의 법칙'이라는 것인데, '인식의 법칙' 이란 '마케팅이란 제품이나 서비스간의 싸움이 아니라 인식의 싸움' 이라는 것입니다.

기존의 제품보다 더 좋은 제품들이 하루에도 수도없이 새로 탄생하고 엄청난 자금이 투여된 판촉전이 벌어집니다만 그것들 중에서 성공하는 브랜드가 거의 '희귀' 한 이유는 사람들의 마인드에 '인식의 법칙' 이란 것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자기 생각의 틀안에서 모든 것을 주관적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결국 그 생각의 한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인지적 편견 (Cognitive bias)'을 갖고 있는데 그것으로 말미암아 '인식의 법칙' 이란 것이 자연발생적으로 마케팅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생각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인지적 편견으로 인식의 법칙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초현실주의 화가 '에셔' 作)


콜라를 예로 들어 볼까요?

본 이름쟁이는 절대 펩시콜라를 사먹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코카콜라 만이 '진짜콜라' 라는 인식을, '콜라=코카콜라' 라는 인식을 제가 갖고 있기 때문인데, 펩시콜라를 마실 경우는 누가 본 이름쟁이에게 사줄 때이고 일부러 제 돈내고 펩시를 소비하는 경우는 제 기억에 거의 없습니다. 하다못해 가게에 코카콜라가 없으면 차라리 칠성사이다를 구매하지 펩시콜라를 선택하지 않습니다. 제 마인드속에서 '펩시콜라'는 '설탕물' 일뿐 결코 콜라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콜라는 코카콜라만 소비합니다.

펩시콜라의 펩시맨이라던가 갖가지 아이디어가 실린 펩시의 광고는 매일 재미있게 보고 있으나 저의 이러한 인식은 제가 죽을 때까지 갈 겁니다. 천지가 개벽하지 않는 한.

제가 펩시콜라의 사례를 많이 들면서도 펩시를 소비하지 않는 이유를 펩시에서는 괘씸하게 여기겠지만 그게 다 '인식의 법칙'을 깨지 못한 펩시의 죄이지 저의 선택에 하등의 잘못은 없습니다.

바로 이러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이용하여 펩시에게 맹추격을 당하던 코카콜라가 펩시를 몇 년간 가혹하게 무너뜨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게 뭐나면 'Coca -Cola, The real thing' 이라는 슬로건 이었습니다. 해석하면 '코카콜라, 그것은 진품 (진짜)' 라는 의미정도가 되는데, '코카콜라는 콜라의 원조이며 진짜콜라다. 다른 콜라들은 죄다 우리 코카콜라를 모방하여 나온 가짜콜라다. 가짜를 원하는가? 진짜를 원하는가? 진짜를 원한다면 그것은 바로 코카콜라 바로 이것이다.' 이라는 의미에서 사용한 슬로건이었습니다.

그 효과는?

굉장했죠. 순식간에 펩시는 졸지에 '가짜콜라'의 신세로 추락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만약 코카콜라가 그 슬로건을 지금까지 일관되게 사용했다면 모든 상품들은 그 영향을 받아 1차적으로 '진짜,가짜' 논쟁에 휘말렸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진짜콜라'로 잃어 버렸던 시장 점유율을 상당히 회복한 코카콜라는 몸이 근질거리는 것을 참지 못해 '언제나 코카콜라 (Always coke)' 라는 슬로건으로 변경하고 점유율의 추락을 맛보았다가 다시 '진짜콜라'로 돌아갔다가 다시 몸이 근질거리면 다른 슬로건을 내세우며 오락가락 하면서 펩시와 계속 난타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여간 1969년에 처음나온 'Coca -Cola, The real thing' 이라는 슬로건은 코카콜라를 위기때마다 구원해주는 구원투수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데 롯데칠성의 '칠성사이다' 또한 이것을 모방하여 '사이다는 역시 칠성사이다' 라는 슬로건으로 코카콜라사의 '킨사이다', '스프라이트', 펩시콜라사의 '세븐업'을 차례로 짓밟아 버리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재밌는 현상입니다. '진짜콜라'로 펩시를 추락시켰던 코크가 자신의 전략으로 고스란히 칠성사이다에 당했으니 말이여요. ^^

이 역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인지적 편견'을 활용한 사례인데, 노무현 후보 또한 '서민' 이라는 영역을 최초로 개척하여 이회창 후보로 하여금 모방행위를 계속하게 하고 있는 만큼 '진짜,가짜' 라는 '인식'을 유권자에게 심어주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가짜거울'


노후보가 '서민' 이라는 '영역'을 개발하여 유권자들의 마인드에 최초로 심어놓은 탓에 이회창 후보나 정몽준 후보는 어쩔 수 없이 그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자신들의 '서민행위'가 크게 표에 연결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서민들의 표가 노후보에게 일방적으로 몰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책공약을 비롯한 많은 부분에 '서민행위'가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그것들을 모조리 '가짜'로 낙인찍어 버려 그것에 더욱 얽매이게 만들고 유권자들에게 '노무현=진짜, 이회창,정몽준=가짜' 라는 '인식'을 주입시켜 버릴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럼 노후보는 '진짜서민' 인가? 아니죠. 어떻게 대통령 후보가 진짜서민이 될 수 있습니까? 그러나 그렇게 자신과 타후보를 '뒤집어 쓰워(이러한 작업을 '포지셔닝' 이라 한다)' 인식 시켜 버리면 그만입니다.

어디 코카콜라만 진짜 콜라입니까? 다른 콜라들은 '진짜 가짜콜라'입니까? 그러나 그렇게 '인식' 시키면 그만인 것입니다.

서민유권자들이 바보입니까? 노후보가 진짜 서민이라고 믿게?

그러나 노후보를 제외한 타후보의 서민정책,서민행보를 '가짜' 라고 '인식' 하게 되면 그들의 모든 행위에 의심을 품게 됩니다. 이회창 후보.정몽준 후보의 모든 서민행위와 서민정책공약의 '실현가능성' 에 의문표를 던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대선후보들 간에 정책의 차이점에 큰 차이가 나지 않아도 상대편의 정책과 행위를 '가짜'로 뒤집어씌워 노후보를 '진짜'로 만들어 간다는 것이죠.

'서민'에만 '가짜포커스'를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젊은세대에게 다가가려는 이회창 후보와 한나라당의 노력도 '가짜'로 뒤집어씌우면 됩니다. 얼마전에 한나라당에서 '군복무 18개월 공약'을 발표했었는데 그것도 '가짜'로 매도해서 신뢰성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복잡하게 왜 '18개월 군복무'가 사탕발림인지를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가짜'로 뒤집어씌우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노후보가 똑같이 18개월 군복무공약을 제시한다 해도 '나의 공약은 진짜' '이회창 후보의 공약은 가짜'로 간단히 정의내리면 됩니다.

이회창 후보는 많은 영역에서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지라 '가짜'로 낙인찍혀 유권자들에게 공감을 얻게 될 경우 자신의 모든 공약과 언행은 유권자의 눈과 귀에서 '진실성과 신뢰성' 이라는 프리즘에 차단되고 굴절되는 곤욕을 치룰 수 있습니다.

물론, 노후보가 '진짜,가짜 논쟁' 만 일으키고 가만히 앉아 있어선 안되죠. 더 서민들의 코드에 맞는 행위를 해야 하고 정책도 발표해야 하고 '진짜' 처럼 해야죠.

노후보와 민주당의 공약이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와 거의 차이 나지 않아도 상대방을 '가짜'로 낙인찍어 자신과 상대방을 '현격하게 차별화'를 시킬 수 있습니다. '진짜가짜 논쟁' 을 노후보가 먼저 일으켜(항상 먼저하는 '선점'이 중요하다) 계속 떠들면 유권자들의 마인드엔 어느새 '진짜가짜'가 들어가 자신들도 모르게 그것을 '판단근거'로 삼게 됩니다.

이것은 정몽준 후보에게도 고스란히 갖다 들이밀 수 있습니다. 정몽준 후보의 '탈현대전략' 도 '가짜'로 찍어주는 등, 좌우간 두 후보가 뭘 하던간에 죄다 '가짜'로 찍어 버리면 됩니다.

2002년 최대의 공포가 온다 - "노무현에게 찍히면 죽는다"


이렇게 '진짜.가짜 논쟁'을 일으키면 노후보 또한 예전에 '요트'건으로 '위장서민 아니냐' 는 공격을 받았던 것처럼 공격을 받게 되겠지만 그 만큼 유권자들의 판단 근거에 '진짜가짜' 라는 '잣대'를 인식에 심어줄 수 있으므로 오히려 노후보도 공격받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것을 얻고 적은 것을 '희생' 시켜야 한다.)

코카콜라가 자신들보다 더 '달다는' 펩시콜라를 무찌르기 위해 '뉴 코크'를 개발하여 20만번에 이르는 시음테스트를 거친 뒤 출시했어도, 펩시애용자들에게 비웃음을 당하고 코카콜라애용자들에겐 불평을 사고 재빨리 본래의 '코카콜라'를 다시 내놓은 이유가 바로 '인식의 법칙' '인지적 편견' 때문이었습니다.

"단지 더 달다는 이유 때문에 펩시콜라를 마시는 게 아니야. 이 곰탱아, 우린 젊기 때문에 펩시를 마시는 거라구"

"더 맛있는 콜라 필요없다. 본래의 코카콜라가 진짜 코크다. 그것을 돌려줘!!" 라는 소비자들의 비아냥과 요구에 코카콜라는 굴복하게 된 것이죠.

'거 참.. 더 맛있는 콜라를 조빠지게 돈들여 만들어 줘도 지랄이넹!' 이라고 코카콜라는 투덜댔을지 모르지만, 그 만큼 소비자들의, 사람들의 '인지적 편견'이란 무서운 것입니다.

노후보가 영남에서 지지율이 낮은 이유 또한 바로 이러한 '인지적 편견', '인지의 프레임' 에 갇혀서 그런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인식의 법칙'을 깨뜨릴려면 노후보가 강력한 별도의 다른 포지션을 창출하던지, 영남에서 1위를 달리는 이회창 후보를 재포지셔닝 해야 합니다. 그 이외에는 이회창 후보를 영남에서 추락시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

이회창 후보는 '영남후보' 라는 인식을 5년 동안 영남에 '인식' 시켰기 때문입니다.  국민경선때는 노후보가 영남에서 1위의 지지율을 올린 적도 있었는데,그것은  "소비자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자 할 경우엔 그 사람의 마음으로 서서히 다가가 오랜 기간에 걸쳐 당신에 대한 호감이 생기도록 해서는 안된다. 인간의 마음은 그런 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돌풍처럼 몰아닥쳐 그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라는 마케팅 법칙중 '기억의 법칙' 이 '노풍' 으로 말미암아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노후보가 '영남후보' 라는 것으로 영남에서 지지율 1위를 한 것이 아니라, 그외의 이유들이 돌풍처럼 작용해서 영남에서 1위를 한 것입니다. 물론 지지율 1위도 하다 보니까 노후보가 진짜 영남후보라는 인식도 생기곤 했지만 1위의 원인은 그것이 주요요인이 아닌 다른 것인만큼, 앞으로 노후보가 영남에서 1위를 하기 위해선 다른 포지셔닝을 강력하게 전개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그 다른 것이란 '계층과 세대'를 앞세운 포지셔닝일 수도 있고, 또 다른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여간 어느 유권자들보다 '서민계층과 젊은세대' 라는 '영역'을 개척하고 선점하고 거기서 1위를 차지했던 노후보였던 만큼 그 유권자들을 완전히 자기것으로 만들기 위해선 그들에게 자신만이 '진짜' 라는 것을 '되풀이해서 상기시키기'를 해줘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인지의 프레임' 속으로 이.정 두 후보를 집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어느 영역에서든지 1위를 차지한 '리더브랜드의 대표적인 포지셔닝'입니다.

자신이 소비자들에게 '인식' 시켜준 '프레임' 속으로 상대방을 몰아넣어 가두어 버리는.. 그래서 그 안에서 상대방을 그로기상태로 만드는...

인지의 frame 안에서 계속 돌아다니게 해야 .. (초현실주의 화가 '에셔' 의 그림)


노후보는 '국민경선' 이라는 우리 정치사에서 처음 선보인 제도를 통해 지지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것은 마케팅의 '선도자의 법칙', 즉 '더 좋은 것보다는 맨 처음이 낫다' 라는 법칙의 혜택을 받은 후보였습니다.

노후보는 '서민' 이라는 영역을 개척하여 지지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것은 마케팅의 '영역의 법칙', 즉 '최초로 뛰어들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 라는 법칙을 실행한 후보였습니다.

노후보는 '유력한 대선주자군' 이라는 '시장'에 맨 먼저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노풍'을 일으킴으로서 유권자들의 '기억' 속에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라는 것을 심은, 즉 마케팅의 '기억의 법칙'을 실행한 후보였습니다.

그러나 노후보는 '마케팅에서 가장 강력한 개념은 소비자의 기억속에 한 단어를 심는 것이다' 라는 '집중의 법칙' 과 '마케팅은 제품이 아니라 인식의 싸움이다' 라는 '인식의 법칙'을 여러 가지 이유로 완전히 실행.정착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노후보는 나머지 두 개의 법칙을 성공시킬 수 있습니다.

정말?

"당신이 서서히 다가서는 대신 돌풍처럼 몰아닥쳐야 하는 이유는, 인간은 마음을 바꾸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이 일단 당신은 이런 사람이라고 인삭하게 되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들은 당신이 이러이러한 부류의 인간이라고 분류해서 기억속에 저장해 버린다. 당신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들어 있는 것과 다른 사람이 될래야 될 수가 없다."

위에서 말한 '기억의 법칙' 의 일부분의 말처럼 노후보는 노풍이라는 돌풍을 일으켜 '나머지 두 개의 법칙'을 완성시킬 수 있는 힘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정말' 가능합니다. 반면 정몽준 후보의 '정풍' 은 돌풍이 아닌 '허풍의 위험'이 너무 크며, 이회창 후보는 이미 70퍼센트의 국민이 거부하겠다고 '찍어 버린' 즉 국민들이 그런 거부의사를 기억속에 저장해놓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진짜 노무현'이 보여지는 날, 관객들은 이러한 반응을 보이게 된다.


나머지 두 후보도 노후보의 '서민계층과 젊은세대' 라는 포지션을 차지할 수 있지 않겠냐고?

아뇨. 노후보가 자신의 포지션을 방기하지 않는 한 '두 회사가 같은 단어를 잠재고객의 기억속에 심을 수 없다' 라는 마케팅의 '독점의 법칙' 이 작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진짜,가짜 논쟁' 이라는 '리더브랜드의 포지셔닝' 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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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브랜드 네이밍 전문사이트인 이름쟁이 http://www.irmjangi.com 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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