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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담화문 표절?…'탄핵 사태' 노무현 심정과 흡사
'산에올라 촛불 바라봐' 이 대통령 담화문 첫 소절 논란…누리꾼 '발끈'
 
이석주   기사입력  2008/06/19 [17:58]
"지난 6월 10일, 광화문 일대가 촛불로 밝혀졌던 그 밤에, 저는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보았습니다" (이명박 대통령-6월19일 대국민담화문)
 
"한밤 중에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그 거대한 촛불의 물결을 봤습니다.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2004년 탄핵 당시 심정 소개글)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불똥이 '표절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19일 오후 2시 담화문을 발표한 뒤 2시간도 되지 않아 비슷한 문구의 글이 인터넷 상에 공개되고 있는 것.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2004년 탄핵 당시 대통령으로서 느낀 소견을 밝힌 글인데, 참여정부 김종민 전 국정홍보 비서관이 지난 10일 노 전 대통령 공식 홈페이지인 '사람 사는 세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을 보면, "광화문 일대가 촛불로 밝혀졌던 그 밤에, 저는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보았습니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청와대 뒷산에 올라 거대한 촛불 물결을 봤다"는 노 전 대통령의 글과 흡사하다.
 
언뜻봐도, '산에 올라 촛불을 봤다'는 대목이 일치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문 도입부에서 이같이 발언 했다.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는 표현과 함께 감성적 호소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표절 논란'이 일자, 누리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가뜩이나 이 대통령이 사실상의 재협상 불가 방침을 밝힌 터라, 정부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
 
아이디 '푸른하늘'은 과거 이명박 대통령의 '읍니다~'사례를 거론, "맞춤법도 모르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자리에서 표절까지 했다"고 못박은 뒤, "쇠고기 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 하니, 이런 것 갖고도 울화통이 치밀어 오른다"고 밝혔다.
 
'roadrunner'도 "결국 전면재협상 불가도 모자라, 표절까지 이르게 됐다"며 "이젠 이명박 대통령에게 기대할 것이라고는 하나도 남지 않았다. 대국민 담화도 정에 호소하는 문구들로 가득차더니, 결국 이마저도 표절로 밝혀졌다"고 체념적 비판을 가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

"지난 6월 10일 광화문 일대가 촛불로 밝혀졌던 그 밤에, 저는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보았습니다. 시위대의 함성과 함께, 제가 오래전부터 즐겨 부르던 '아침이슬' 노래 소리도 들었습니다.
 
캄캄한 산중턱에 홀로 앉아 시가지를 가득 메운 촛불의 행렬을 보면서, 국민들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했습니다. 늦은 밤까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수 없이 제 자신을 돌이켜보았습니다"
 
김종민 전 비서관이 게재한 노무현 전 대통령 발언내용 
 
"한밤 중에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그 거대한 촛불의 물결을 봤습니다.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렇게 수준 높은 시민들을 상대로 정치를 하려면 앞으로 누구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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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6/19 [17:5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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