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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진당-민노당, 총선열전 돌입…필승 자신
지지율 상승 국면 속 민노-진보신당, 출정식 통해 총선승리 다짐
 
이석주   기사입력  2008/03/27 [17:49]
제18대 총선 선거운동이 27일을 기점으로 향후 13일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 가운데, 진보진영을 양분하는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이 이날 각각 '총선 승리 선포식'과 '선거 출정식'을 갖고 본격적인 선거유세 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 결과 양당 주요 후보들의 지지율이 상승 국면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진보양당 모두 '총선 열전'의 첫 출발지로 서민을 중심으로 한 중소 마트와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 장소를 정했다. 선거 운동 이전 부터 이들이 주창한 '反이명박-反한나라당'의 기치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함이다.
 
"브레이크 없는 이명박 정부의 폭주, 반드시 막아내겠다"
 
심상정-노회찬 전 의원 중심의 진보신당은 이날 오전 노 상임대표의 출마지역인 서울 노원구 마들역 농협하나로마트 앞에서 공동대표단과 비례대표 후보, 당직자, 지역 주민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선승리 선포식을 갖고 본격적인 바람몰이를 시작했다.
 
이날 진보신당이 노원구에서 총선승리 선포식을 개최한 배경엔 '서민 정치'를 강조한 총선 전략과 함께, 해당 지역구에서 한나라당 홍정욱 후보를 앞서고 있는 노회찬 후보에게 힘을 몰아주겠다는 의지를 함축하고 있다. 
 
▲진보신당은 27일 오전 총선승리선포식을 갖고, 18대 총선에서의 필승 의지를 천명했다. 특히 이날 현장에는 하리수 씨와 김부선 씨 등이 참여해 노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 CBS노컷뉴스

또한 진보신당의 '간판급'인 노회찬 후보를 부각시키므로써, 당의 인지도를 향상시키겠다는 의지도 숨어있다. 지지율 상승세인 노후보와 함께 진보신당에게도 동반 상승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이날 선포식에선 한나라당 김택기 전 후보의 금품 살포 사건을 풍자하는 의미로 이른바 '돈다발 살포사건'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또한 하리수 씨 부부가 참석,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배려를 국민들에게 각인시키려는 전략도 내비쳤다.
 
진보신당 송경아 대변인은 이날 선포식에 앞선 현안 브리핑을 통해 "노원 병은 노회찬 후보와 홍정욱 후보가 서민 대 귀족의 대결구도를 형성한 격전지"라며 "이날 선포식을 기점으로 이명박 정부의 대안정당으로 국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진보신당 공동대표단 등은 29일 심상정 후보의 출마지역인 경기 고양 덕양갑에서 집중지원유세를 갖고, 총선 바람몰이를 향해 당의 모든 힘을 결집시킨다는 계획이다.
 
김석준 공동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대한민국은 이명박 정부의 폭주를 중단시킬 수 있는 제동장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며 "노회찬-심상정 후보를 비롯한 진보신당 후보들의 실력과 진정성을 국민들 앞에 당당히 펼쳐 보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노동자, 서민 위한 정당은 민노당 밖에 없어…비정규직 문제 반드시 해결"
 
한편 분열 사태 이후 천영세 대표를 중심으로 총선 승리에 매진하고 있는 민주노동당도 이날 오전 당 지도부와 비례대표, 지역구 출마자, 비정규 노동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18대 총선 선거출정식'을 갖고, 이명박 정부에 맞설 유일 야당의 자신감을 강하게 피력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오전 코스콤 농성장을 찾아 출정식을 갖고, 이번 총선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기치를 내걸겠다고 밝혔다.     © 민주노동당 (진보정치)

진보신당의 선포식이 '서민 정치'와 '사회적 소수자'를 부각시킨 것이었다면, 민노당은 이날 출정식을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앞 코스콤 농성장으로 정하므로써 18대 총선의 최대 중점 사안을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뒀다고 볼 수 있다.
 
이때문에 민노당은 이날 출정식의 주요 컨셉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라는 구호를 내세웠다. 최근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자행된 코스콤 농성장 강제 진압을 상기시키며, 이랜드-KTX 문제 등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천영세 대표는 "이번 선거는 기득권과 자리싸움만 난무하는 17대 국회를 심판하고, 노동자 서민을 위해 정치를 할 수 있는 국회를 만드는 선거"라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폭주를 막고 노동자 서민을 위한 적임자는 민주노동당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천 대표는 "우리 사회에 많은 과제가 있지만, 그 중에 가장 큰 핵심 과제는 사회 양극화 해소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라며 "90% 서민들이 잘살고 행복한 나라, 10%의 재벌과 기득권 세력이 자기 책임을 다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총선 승리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선거 출정식을 마친 민노당 대표단은 이날 오후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했다. 민노당의 텃밭이자, 지난 17대 총선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은 울산 북구를 방문해 노동자 중심 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각인시켰다.
 
한나라당 '공천갈등-금품살포' 속 진보양당 주요 후보, 지지율 상승 국면
 
이렇듯, 진보진영을 양분하는 두 정당은 이날 본격적인 총선 열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종북주의 논란과 같이 소모적 갈등에 따른 지지율 하락 현상도 우려되기는 하지만,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만을 놓고 본다면, 긍정적 상황이 지속되는 것도 사실이다.
 
당초 민주노동당 분열 이후 진보진영이 양 축으로 갈리는 아픔을 겪으며 총선 참패에 대한 우려가 높았으나, 공천갈등에서 나타난 한나라당의 권력다툼과 최근의 '금품살포'까지, 점차 진보진영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서울 지역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노원 병 지역의 경우, 대표적인 '한나라당(홍정욱) 대 반 한나라당(노회찬)'구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노회찬 후보의 지지율이 홍 후보의 그것을 꾸준히 앞서가고 있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노회찬 후보가 홍정욱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연일 벌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회찬 상임대표

또한 여론조사 초반 최대 17.6%까지 차이를 보이며 고전을 면치 못했던 심상정 후보의 경우도 출마 지역인 경기 고양 덕양갑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발표된 <동아일보>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32.0%를 얻은 한나라당 손범규 후보가 22.5%의 심상정 후보를 9.5%포인트 차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비록 10%포인트 차로 뒤지고 있긴 하지만, 양 측의 차이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는 것이 심 후보 측 주장이다.
 
지난 19일 발표된 <중앙일보> 여론조사와 25일 <한겨레> 조사 결과에서 심 후보가 각각 14.3%와 15%의 지지율을 얻은 점을 볼때, 불과 이 틀 사이에 8%의 상승 폭을 기록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심 후보 측 이재정 기획특보는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심상정 후보의 '인물' 비전과 경쟁력 우위가 서서히 확인되고 있다"며 "덕양갑 선거는 이제 시작일 뿐, 드라마는 지금부터"라고 총선 승리를 자신했다.
 
이같은 현상은 다분히 진보신당의 것 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당의 간판이자, 지역구 당선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권영길 후보 역시 해당 지역구인 경남 창원을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10%포인트 차 이상으로 앞서고 있다.
 
이날 <동아일보>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38.9%를 얻은 권영길 후보가 26.0%에 그친 한나라당 강기윤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지역이 권 후보의 '텃밭'으로 간주되기는 하지만, 이런 현상은 정당 지지율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극심한 내홍을 겪으며 분열이라는 아픔을 맞았던 민노당과 진보신당. 총선 승리를 향해 본격적인 첫 걸음을 내딘 상황에서, 공히 '반 이명박 정부'를 기치로 내건 두 정당이 총선에서 국민들로 부터 어떤 성적표를 받아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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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3/27 [17:4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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