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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재검토?…강재섭, 국민을 바보로 아는가"
환경단체, '운하재검토' 강재섭 대표 발언 맹비난…"총선 의식한 발언"
 
이석주   기사입력  2008/03/25 [11:10]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24일 "한반도 대운하를 원점에서 재검토 하겠다"며 이른바 '대운하 신중론'을 조심스럽게 밝히자, 시민단체가 "더이상 국민을 기만하지 말라"며 한나라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명박 대통령이 운하사업을 물밑 추진중인 상황에서 재검토성 의사를 밝힌 것은 다분히 '총선표'를 의식한 발언으로, 이는 국민 의사를 무시한 것과 다름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를 놓고 시민단체는 '당정분리'라는 말로 풍자성 쓴소리를 가했다.

"강재섭 대표, 국민을 바보로 알고 있나"

전국350여개의 환경.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운하백지화국민운동'은 이날 강재섭 대표의 발언과 관련한 성명을 내고 "국민을 우습게 알아도 정도가 있는 법"이라며 "국민을 더 이상 기만하지 말고, 운하계획을 전면 백지화 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운동은 "(강 대표는) 대운하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며 "하지만  4월 총선이후 대운하 사업의 추진을 위한 대대적인 공세가 예상되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라고 강재섭 대표의 발언을 맹비난했다.

앞서 강 대표는 2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을 했다고 무조건 100% 밀어붙이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 여러분들이 (대운하를) 걱정하는데 제대로 검토해 보자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나아가 "토목공사식으로 날을 정해 놓고 그 날은 무조건 삽질한다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며 "국민 중 상당수가 '신중하게 하라'고 말한다면, 국가 100년 대계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판단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국민운동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조용히 밀실에서 운하사업을 준비하고, 한나라당은 대운하 사업의 중단가능성을 내비치는 형국"이라며 "머지않아 이것이 진정 당정분리의 참모습이라 우길법하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총선이 끝나면 건설업체들은 곧바로 대운하 사업제안서를 제출할 것이고, 이를 기다리고 있던 국토해양부, 환경부 등은 일사분란하게 사업검토의견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강대표는 국민을 바보로 알고 있다. 대운하 사업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운하 반대' 교수모임 발족…단일 사안 교수모임으로는 사실상 사상 최대

이런 가운데, 전국 70여 대학 1천800여명의 교수들이 참가하는 '한반도대운하 반대 전국교수모임'이 2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발족식을 갖고, 대운하 찬성 전문가에 공개토론을 제안하는 등 이명박 정부의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 전망이다.

교수모임은 선언문에서 "시대착오적이고 타당성 없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철저한 검증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진리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학자로서 잘못된 정책으로 국민을 현혹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고 결성 배경을 설명했다.

교수모임은 이어 "한반도대운하사업은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아름다운 국토와 환경을 파괴하고 국민들 사이에 혼란과 갈등을 조장할 것"이라며 "객관적인 평가와 검증을 벌여 이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교수모임은 각 분야별로 운하 사업에 대해 심도있는 연구를 벌인 뒤 '한반도대운하 대국민보고서'를 작성해 심포지엄과 토론회 등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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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3/25 [11:1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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