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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떡값' 명단 공개, 청와대·한나라당에 치명타
[종합] 조준웅 특검팀, 수사 착수할 듯…이명박 정부, 상당한 타격 예상
 
이석주   기사입력  2008/03/05 [17:46]
5일 공개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삼성떡값' 명단엔 김용철 변호사의 공언대로 '이명박 내각'의 핵심 각료들이 고스란히 포함됐다.
 
비록 '떡값 수수'의 표적이 된 당사자들과 청와대가 기자회견 직후 사제단 측의 주장 자체를 부인하며 향후 법정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충격과 파장은 일파만파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조준웅 특검팀이 전체 수사일정의 '반환점'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또한 이명박 내각 인사들에 대한 자질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사제단의 명단 공개가 가져올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특검 수사를 통해 이날의 폭로내용 중 일부라도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명박 내각은 도덕적인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차 수사 종료 앞둔 특검, 향후 강도높은 수사 예상
 
사제단은 김용철 변호사가 지난29일 라디오 방송을 통해 "정부 각료 가운데에도 삼성 비자금을 받은 사람이 있다"고 밝힌 당일 부터, 명단 공개시기와 수위, 심지어는 공개 장소 까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이날 명단을 공개함에 따라, 향후 조준웅 특검팀은 이와 관련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름이 거론된 이명박 정부 역시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 CBS노컷뉴스

이는 국민들의 관심이 삼성의 불법 비자금 로비 의혹에만 집중돼있는 상황에서, 경영권 불법 승계 등 삼성의 본질적 문제에 대한 초점이 흐려진다는 이유에서였다.
 
즉, 그간 특검의 '수사 의지'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해온 사제단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명단을 공개하므로써, 특검팀을 향해 강도높은 수사를 주문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사제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사기관이 사제단의 증언과 범죄자들의 발뺌 사이에서 어느 것이 더 진실인지 식별해야 할 것"이라고 특검팀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이날 사제단의 명단 공개로 오는 9일 1차 수사종료를 앞둔 조준중 특검팀은 향후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간 특검 수사 과정에서 김용철 변호사와 사제단의 주장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과 이날 사제단의 주장이 "김 변호사가 직접 전달했다", "여름 휴가비로 받아갔다", "삼성 직원들의 비아냥을 들었다"는 등 비교적 구체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제단 측도 이날 일문일답을 통해 "구체적인 증거와 정황에 대해선 특검 수사과정을 통해 김용철 변호사가 증언할 것"이라며 "증거 유무에 대해서도 특검 수사에서 밝힐 일"이라고 향후 강도높은 수사가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사제단은 " 오늘의 공개는 최소한의 명단을 밝힌 것"이라고 주장해 더 많은 고위 관료들이 연루되었다는 것을 강하게 암시했다.
 
이명박 정부에도 상당한 파장 미칠 듯
 
이밖에도 명단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3명의 고위 인사들 모두 청와대 민정수석과 국정원, 금감원 등 현 정부의 핵심 부서와 관련된 인사라는 점에서, 7일 부터 열릴, 또한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가 나올 예정인 국회 인사청문회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서 이명박 내각 중 남주홍 통일부, 이춘호 여성부,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들이 자질 시비 끝에 낙마했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김성이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계속되는 점으로 봤을때 상당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더구나 총선을 고려하여 민주당 등 야당들이 이번 사안을 정치적 쟁점으로 이끌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으로서도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분위기를 고려한 듯,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사제단의 기자회견 직후 "사제단이 새 정부 핵심인사들 가운데 떡값 대상이 있다고 주장한 후부터 언론에 거론된 인사들을 중심으로 자체 조사를 해왔다"며 "사제단의 폭로는 전혀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대부분의 주장 허무맹랑, 법정 소송 불사하겠다"
 
한편 이날 떡값 수수 명단에 포함된 이종찬 민정수석,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은 김용철 변호사와 사제단 측 주장에 강하게 반발하며 "근거도 없는 허무맹랑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향후 법정 소송 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먼저 이종찬 수석은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 특검에서 수사결과가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이라며 "막연한 소문이나 추측에 근거한 '폭로성' 주장이란 점에서 BBK 사건과 비슷하다. 이런 일은 우리 사회에서 정말 사라져야 할 악습"이라고 사제단을 맹비난했다.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도 이날 "공직자로서 한 점 부끄러움 없이 떳떳하다"며 "삼성특검의 수사결과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이 허위로 밝혀질 경우, 법조계는 물론 사회전체에 혼란을 초래한 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특히 '김용철 변호사가 직접 금품을 전달했다'는 사제단측 주장에 대해 "김용철 변호사를 포함해 삼성측 관계자로부터 어떤 청탁을 받거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사제단과 김변호사에게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도 "사제단과 김 변호사의 명단 공개는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계좌의 개설은 은행장이나 사장이 개입, 혹은 지시할 수 없다. 이는 본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가능한 모든 법적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1신] 금융위·국정원도 삼성의 품안으로?
사제단, 삼성비자금 기자회견…이명박 정부 핵심인사 명단 공개
 
김용철 변호사가 밝힌 이른바 이명박 정부의 '삼성 떡값' 수수자는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과 김성호 국가정보원장 내정자,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발표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삼성'을 위한 국가정보원, '삼성'에 휘둘리는 금융위원회, '삼성에 의한' 민정수석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가히 국가기관의 중추가 삼성과 '치명적인' 부적절 관계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5일 오후 서울 노원구 수락산 성당에서 삼성 비자금 관련 제5차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부의 내각 인사 중 삼성으로 부터 정기적 금품을 수수받은 고위 인사 3명에 대한 명단을 발표했다.
 
사제단은 전종훈 신부의 회견문 낭독을 통해 공개 배경을 설명, "삼성과 심각한 유착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새 정부의 핵심 직책을 맡거나, 국가 정보기관의 수장이 되고 있다"며 "과거 금융 비리의 책임자가 금융 감독 및 법령 제정의 책임을 맡는 사태가 닥쳤다"라고 밝혔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른바 삼성 떡값 수수자에 대한 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대자보

사제단에 따르면, 먼저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은 삼성의 '관리대상'으로 정기적인 금품 수수를 받아왔고, 현직 신분으로 삼성 본관에 위치한 이학수 부사장의 사무실을 방문, 여름 휴가비를 직접 받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사제단은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을 근거로 "이 일로 인해 (이종찬 민정수석 비서관은) 삼성 구조조정본부 직원들의 비아냥 까지 들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의 경우, 김용철 변호사가 직접 김 전 법무부 장관에게 금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삼성의 '관리대상'으로 그룹 내 임직원 들로 부터 정기적인 금품 수수를 받았던 것.
 
다만 사제단 측은 김 변호사가 김 전 법무부 장관에게 돈을 전달한 구체적 과정과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엔 "김 변호사가 특검 수사 과정에서 밝혀야할 일"이라며 조준웅 특검팀의 공으로 넘겼다.
 
이밖에 금융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의 경우, 과거 우리은행장과 삼성증권 사장 재직시 금융기관의 본질인 공신력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삼성 비자금 차명계좌 개설 및 관리를 주도했다고 사제단 측은 전했다.
 
사제단은 "이러한 불법행위를 저지른 금융기관의 수장이 금융기관을 감독하는 국가기관의 수장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우려의 뜻을 전했다.
 
아울러 "우리은행과 삼성증권에 대해 금감원의 특별검사가 진행 중인 마당에, 만일 황영기가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된다면 자신이 자신을 단죄해야 하는 금감원의 본래기능이 원천적으로 불가능 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사제단은 "이상 거론된 분들은 사제단의 고뇌와 충정을 이해한 뒤, 스스로 공직을 거절하거나 사퇴하길 간곡히 바란다"며 "그것만이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새로 출범한 정부를 돕는 겸덕의 길"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초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떡값 명단' 공개를 알렸던 김용철 변호사가 참석하지는 않았다. 다만, 노회찬 의원과 진보신당 이덕우 변호사 등이 참석, 사제단 측과 뜻을 같이 했다.  
다음은 명단공개 기자회견 전문이다. 
 
작년말 천주교 사제단이 삼성의 비리와 구조적 부패를 공개한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의와 부정을 청산하지 않는 한 오늘의 사회적 난맥을 해결할 수 없다는 확신 때문이다. 최근 검찰과 특검 발표했듯이 이건희 일가의 행태야 말로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그들은 부당하게 축적한 권력과 부를 세습하기 위해 상상하기 힘든 국가 주요 관리들을 돈으로 매수하여 관리했다.
 
삼성그룹은 대한민국의 정상적인 국가운영을 심각하게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다. 삼성이 아니라 이건희 일가의 범죄를 낱낱이 밝히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기형적인 모습이 될 것이다.
 
일체 증거를 폐기하기에 너무나 충분한 시간이었다. 진실규명에 나서야 할 수사기관이 이를 은폐하는 기현상은 유착의 당연한 결과였다.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방면으로 사제단은 부득이 국가청렴위원장 등 검찰 명단 일부를 공개한 바 있다. 그런데 오늘 다시 괴로운 이야기를 반복해야 한다. 남의 허물에 대해 말하는 일이 사제로서는 더없이 불편하고 괴롭지만 삼성이 상징하는 불법과 부패의 고리를 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말한다.
 
수차례 말했지만 명단 공개는 수사의 마지막 단계에 이뤄져야 하거나 해당자들의 회개와 자정을 통하여 불필요한 절차가 되어야 할 사항이었다. 그런데 추가 명단발표는 삼성과 심각한 유착관계에 있는 사람 가운데 새 정부의 요직을 맡거나 정보기관의 수장이 되고 금융비리의 책임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악령이 더 흉칙한 악령을 부르는 성경말씀과 똑같다.
 
명단공개 해당자에 대해 지극히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부디 이런 일이 이명박 정부의 힘찬 시작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아울러 상대방에게 미움이나 원망을 돌리는 일 없이 미래를 살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종찬은 삼성의 관리대상으로 평소에 정기적으로 금품을 수수했다. 뿐만 아니라 현직 고검장 신분으로 삼성본관 이학수 사무실을 방문하여 여름 휴가비를 직접 받아간 적도 있는데 이 일로 삼성 구조본 직원들이 수근대며 비아냥 거리기도 했다.
 
김성호 역시 삼성 관리대상으로 평소 정기적으로 금품을 받았고 김용철 변호사가 직접 금품을 전달한 사실도 있다.
 
황영기의 경우 우리은행장, 삼성증권 사장을 거친 분으로 재직시 금융기관 공신력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삼성 차명계좌 개설을 주도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국가 금융기관의 수장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은행과 삼성은 특검이 진행되는 과정에 황영기가 금융위원장이 된다면 금감원 원래 기능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된다.
 
거명된 분들은 사제단의 충정을 이해하고 공직을 물러나길 바란다. 그것만이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고 새로출범한 정부를 돕는 길이다. 그리고 곧 있을 검찰 인사에서 중수부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핵심 보직에 삼성으로부터 자유로운 훌륭한 분들을 임명하기를 바란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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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3/05 [17:4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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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록수 2008/03/06 [13:15] 수정 | 삭제
  • 박재승이 민주당을 살릴것 같다. 부패한 부자들은 모두 ***당으로 보내자.삼성 떡값 받은자들도 모두 ... 국민은 반드시 심판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