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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길 안내해준 경찰, 서울길만 막은 경찰
팽성농민 트랙터 평화순례단 안성에서 경찰에게 봉쇄, 시위농성중
 
김한솔   기사입력  2006/01/14 [15:40]
'팽성주민 트랙터 전국평화순례단'(아래 평화순례단)이 전국 순례의 마지막 목적지인 서울로 향하다 경기도 안성에서 경찰에게 가로 막혔다.

지난 3일, 평택미군기지확장을 저지하기 위하여 팽성농민들이 10박 11일 동안 트랙터를 끌고 평화순례의 길을 떠났었다.

그 동안 평화순례단은 군산, 부안, 광주, 부산, 울산, 대구, 대전 등 주요 도시를 거쳐 안성을 지나 14일 오전 10시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청와대와 미 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다.

▲ '팽성주민 트랙터 전국평화순례단'과 지역단체 회원들은 트랙터와 전경버스가 뒤엉킨 채 국도 위에서 하루 밤을 지샜다.     © 통일뉴스 제공

전국순례 과정에서 각 지역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이동해 온 평화순례단은 서울로 진입하면서 경기도와 서울 경찰청에 공식협조요청을 했으나, 경찰은 13일 오후 3시에 경기도 안성 70번 국도 당왕사거리에서 길을 막았다.

평화순례단은 경찰에 길을 터줄 것을 요구하며 도로 위에서 농성을 하며 밤을 지샜다.

경찰 대치 20시간을 넘어선 14일 오전 11시 50분 경기도 안성 70번국도 당왕사거리 용인방면 진입로에서 트랙터 순례단과 팽성주민, 시민사회단체 회원 50여명은 '팽성주민 트랙터 평화순례 가로막는 경찰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평화순례단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의 평화행진과 민주적 의사표현을 전면적으로 보장할 것을 경찰에 엄중히 요구한다"며 "평화행진에 대한 불법 부당한 차단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경찰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두는 바다"고 밝혔다.

▲ 14일 오전 '팽성트랙터전국순례단'은 안성국도에서 경찰의 봉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통일뉴스 제공

또한 평화 순례단은 ▲ 서울 입성 ▲ 경찰이 봉쇄를 풀지 않을 경우 현재 이 장소에서 계속 투쟁 ▲ 전국적으로 평화순례에 동참하시는 분은 차량 및 트랙터를 이용해 현 장소로 결집할 것을 호소 ▲ 촛불 500일 기념문화제를 위해 트랙터 순례단 이외의 참가단은 5시 30분까지 촛불시위 참석하기 위해 대추리로 이동 등 4개가지 지침을 내리며 경찰에게는 길을 터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서울입성을 기본 목표로 한다'는 기존의 방침을 고수했다.

평화순례단 단장을 맞고 있는 팽성대책위 김지태 위원장은 "농민이 트랙터를 끌고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며 평화롭게 알리고 우리의 의지를 강화하자는 취지로 순례를 출발했다"며 "전국순례하며 안내해준 경찰은 어느 나라 경찰이고 당연히 지나가야 하는 이 길을 막는 경찰은 또 어느 나라 경찰이냐"며 경찰의 일관성 없는 태도를 꼬집었다.
  
또 김 위원장은 "우리가 평화순례에 나선 것도 집회를 벌이며 경찰과 마찰을 빚는 것을 우려해 소수의 인원으로 평택 미군기지확장의 문제와 심각성을 전하고 알리려던 평화적 목적을 갖고 있었다"며 경찰 측에 길을 열 것을 요구했다.

팽성지역주민 15명은 트랙터순례단이 도로에서 봉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점심식사를 준비해 기자회견장으로 오기도 했다.

오후 2시 40분, 가로막았던 경찰버스가 이동하자 길을 터주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안성에서 서울방향의 길이 전면 차단당해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경찰은 1㎞ 뒤 안성에서 용인방향의 길을 다시 막은 것이다.

▲ 평화순례단과 경찰병력과의 실랑이 과정에서 경찰 한 명이 트랙터 위에 올라가 트랙터 창문에 발길질을 하는 등 흥분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 통일뉴스 제공


경기농민회 한 관계자는 "경찰의 이와 같은 행동은 서울 방향의 길을 막고 있다는 민원을 무마하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 평화순례단이 오늘 안으로 서울로 입성하기는 좀 힘들어 보인다"라고 밝혀, 경찰과 평화순례단과의 마찰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안성주민은 "서울로 가는 길만 길이냐. 안성 가는 길도 어느 정도 열어주어야 할 것 아니냐"하는 경찰의 무책임한 대응에 질책을 가했다.

경찰과 안성 방향의 길에서 1시간 가량 대치하던 가운데 평화순례단은 서울입성을 포기하고 트랙터를 몰고 안성경찰서로 들어가 안성경찰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평화순례단은 "1시간 정도 안성경찰서에서 농성을 하였는데 경찰과 소모적인 대치를 하는 것이 목적에도 맞지 않고, 시민들에게 불편도 끼치는 것 같아 평택으로 돌아가 대추분교에서 열리는 500일 촛불문화제에 참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평화순례단은 트랙터를 움직여 평택 대추분교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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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1/14 [15:4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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