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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일방적 횡포속에 넷츠고 폐쇄
넷츠고 이용자들, 안티SK운동으로 맞서ba.info/css.html
 
취재부   기사입력  2002/04/01 [02:51]
Endless Internet NETSKO을 표방한 넷츠고가 오는 3월 31일로 서비스를 중지했다. 넷츠고가 폐쇄결정을 내린 이유는 SK텔레콤의 유.무선통합 포털서비스인 네이트(www.nate.com)와의 통합때문이다. 아울러 넷츠고측은 지난 2월 28일 PC통신 기반의 인터넷 서비스로는 경쟁우위를 가지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서비스를 종료키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동안 사용자들을 위해 메일, 개인홈페이지, 동호회, 자료실, 등 주요 서비스는 6월말까지 전화접속이 아닌 웹(www.netsgo.com)에서 무료로 운영할 계획이며, 또 네이트닷컴(nate.com)에서 넷츠고 메일을 받을 수 있는 메일 포워딩서비스를 12월말까지 지원한다고 밝혔다. 다만 SK네이트닷컴(가칭)이란 신규법인으로 재출범하는 시기는 라이코스코리아 등 여타포털과의 인수협상 여부에 달려 있어 당초 4월초 출범 계획은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97년 8월 서비스를 개시한 넷츠고는 당시 PC통신 환경하에서 가장 인터넷적인 환경을 제공하여 기존의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등을 제치고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었다. 회사측의 일방적인 폐쇄결정에 넷츠고 사용자들은 엄청난 항의 및 비난으로 대응하고 있다. 2월 28일 이후 넷츠고의 여론게시판인 ‘플라자’에는 [폐쇄반대]라는 말머리달기운동이 벌어졌고, 비상대책위원회가 세워졌을 뿐만 아니라 비대위 홈페이지(www.ilovenetsgo.com/)까지 개설하여 조직적인 대응 및 폐쇄저지, 나아가 넷츠고의 모기업인 SK불매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지난 3월 30일 남산 SK본사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는 넷츠고 이용자들


이용자들이 가장 문제 삼는 부분은 사전에 어떠한 양해도 없이 지난 2월 28일자의 공고 하나로 일방적인 통보만 했다는 점이다. 이는 업체의 일방적인 횡포이며, 가입자들에 대한 무시라는 것이다. 특히 이용자들이 분통을 터트리는 것은 ‘일방적 통보’와 ‘넷츠고에서 이름만 바꾼 nate.com'으로의 통합이다. 어느 네티즌은 "5년전부터 모뎀을 이용하던 때는 1만원 가량의 이용료를 냈고, 전용선으로 바꾼후에는 2천원을 이용료로 내고 있다"면서 "만약 경영상의 수익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 시원하게 밝혀야 하건만 그런 것은 전혀 없고, 이용자에 대한 조금의 배려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은 대기업의 횡포에 다름 아니다"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또 다른 이용자도 "넷츠고는 폐쇄라는 일방적인 공고만 함으로써 어떠한 저항도 의견도 못하게 만들었다"면서 "이용자들은 메일주소를 변경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넷츠고 계정의 홈페이지 폐쇄 등의 문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IMAGE2_LEFT}이에 대해 넷츠고측은 “정보통신부와의 협의를 거친 적법절차”라는 것과 “회원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만 할뿐 별다른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넷츠고 이용자들이 더욱 분노하는 것은 넷츠고에서 nate.com으로 바뀌어도 같은 장비, 같은 모회사, 같은 인력으로 대체가 되어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넷츠고측에서 가입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네이트는 011 및 017 이용자를 주대상으로 하는 무선 통합서비스 사이트이기 때문에, 커뮤니티 중심의 넷츠고에 가입해서 활동한 네티즌들의 의도와 맞을지 의심스러워 하고 있다.

사실 PC통신은 사양길로 들어선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넷츠고의 서비스 중지는 그리 놀랄만한 사실은 아니다. 초고속인터넷 환경하에서 전화접속 및 문자 위주의 VT모드가 주종인 PC통신은 더 이상 경쟁력도 없을뿐더러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을 반영이라도 하듯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인 두루넷은 지난 2월 15일부터 가입자에게 무료 PC통신 이용상품을 중단했다. PC통신 서비스 신규가입률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2000년에는 통합상품 가입자가 한달에 1만명 이상이었으나 지난해 11월부터는 500명 선으로, 지난 1월에는 매월 130명 선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물론 기존 PC통신회사 역시 살아남기 위해서 치열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9월 분사예정인 천리안(chollian.net)은 전략적으로 국내 유명 인터넷 포털업계와 제휴를 추진하는 한편 게임, 만화 등의 콘텐츠 신디케이트사업에 본격 뛰어 들었다. 천리안은 게임포탈을 통해 제공하는 게임 서비스 이외에도 국산 게임의 온라인 배급을 전담하는 게임 콘텐츠 신디케이트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KTH(옛 하이텔 hitel.net)는 유무선 포털 회사로 변신하기 위해 하이텔, 한미르, 메가패스, 바이엔조이 등 기존 포털을 기반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수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시작한 플레이보이 사업은 오픈 한달 만에 유료회원 1만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하이텔은 PC통신 서비스를 올해 안에 마무리하고 2003년까지 한미르와 완전히 통합할 계획이다.

PC통신 ‘나우누리’(nownuri.net)는 PC통신 사업과 함께 ‘인터넷 녹색복권’, e-business 등의 사업으로 업종을 전환하기 위해 100억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나우콤은 이를 위해 안철수연구소, SK텔레콤, 외환은행 등과 컨소시엄을 형성했다. 또한 KT(옛 한국통신)의 초고속인터넷서비스인 ‘메가패스’와 손잡고 ‘메가패스 나우누리 Plus’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가입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니텔은 지난해 12월1일자로 삼성네트웍스에서 분사하여 UDS(Unitel Dream Society)를 설립하였다. 오는 4월부터 엔터테인먼트 전문 '조이몰'을 열고 기존 엔터테인먼트 중심 포털사업자들과 한판 승부를 벌일 계획이다. 또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유학사업에 뛰어드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이상으로 넷츠고를 제외한 기존의 PC통신 서비스업체들이 웹에 기반한 인터넷사이트로 전환하는 것은 PC통신의 접속료 서비스로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20%에도 못미치는 VT모드 이용자들로 인해 엄청난 비용부담을 안기보다는 전자상거래, 부가가치 서비스 등을 개발해 2,000만이 넘는 네티즌들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PC통신 회사들이 전열을 정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거대 인터넷 포털업계의 이합집산에서 유리한 고지 및 제값을 받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더 강하다. 왜냐하면 그래도 PC통신 회원들이 어느 인터넷 포털사이트보다 충성도가 더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선인터넷을 중심으로 KT와 SK 등의 대기업에서는 약세인 유선인터넷을 보강하기 위해 기존의 포털과 활발한 짝짓기를 하면서 PC통신 서비스 업체와의 짝짓기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을 반영이라도 하듯 최근 포털업계는 ‘신3강’ 세력이 떠오르고 있다. 기존 야후코리아, 다음, 라이코스코리아를 대신하여 KT-MSN, SK의 네이트닷컴, 드림엑스-하나넷이  다. 이들 신흥세력들은 대규모 회원수 및 막강한 자본력에다 유선망까지 확보하고 있어 조만간 포털업계의 판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KT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합작품인 KT-MSN(가칭)은 회원수도 380만명에 이르는 KT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들과 약 350만명인 MSN 회원을 합칠 경우 무려 730만명에 이른다. SK텔레콤에서 추진하고 있는 ‘네이트닷컴’도 SK그룹의 인터넷서비스업체인 넷츠고와 SK주식회사의 OK캐쉬백, SK텔레콤의 네이트포털 사이트를 통합하면 600만명의 회원을 거느리는 거대 포털로 부상한다. 하나로통신의 하나넷과 드림엑스를 합쳐 구성될 드림엑스-하나넷 포털도 800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드림엑스와 450만명의 가입자가 있는 하나넷이 합쳐질 경우 순식간에 1,200만명이 넘는 거대포털로 변신하게 된다.

인터넷의 자양분이자 모태였던 PC통신의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은 자연스런 추세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이같은 흐름속에 PC통신은 결정변수가 아닌 종속변수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시장이라는 정글에서 약한 세력끼리 힘을 모으고, 이합집산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수익모델 창출에 고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런 변화속에서도 통신문화의 선도자로, 인터넷 문화를 이끈 PC통신 사용자들을 배려하는 기업문화가 아쉽다. 넷츠고 게시판에 걸린 SK의 “고객이 OK 할때까지” 광고를 패러디한 문구가 유난히 눈에 띈다. “고객이 KO 할때까지!

[넷츠고 동호회연합의 성명서] 넷츠고는 더 이상 동호회를 우롱하지 말라

넷츠고는 당초 3 월 26일까지 동호회 이전에 관한 확정안을 내놓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 확정안 제시는 어제 즉 3 월 30일까지로 연기되었고, 다시 다음 달 즉 4월초로 미루어졌다.  이것은 넷츠고가 폐쇄를 결정하면서 동호회 문제에 관한 아무런 복안이 없었음을 뜻한다.  처음부터 동호회 문제에 대한 아무 계획도 없이, "서비스를 종료하면 저희들이 말없이 물러났지 별수 있겠느냐?" 하는 심사로, 폐쇄부터 하고 보자는 식이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폐쇄하고 나면 이용자들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었지 별수 없을 것이라는 넷츠고의 안이한 발상은 모든 이용자에게 다 적용되는 것이었겠지만, 동호회의 경우는 좀 다르다.  일반 이용자들에는 넷츠고의 폐쇄를 올 2월 28일에야 비로소 알렸지만, 동호회 측에는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알렸다.  따라서, 동호회 측에서는 약 반년의 기간이면 넷츠고에서 동호회 이전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는 기간으로 충분하다고 보고, 폐쇄문제를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이 달 즉 3월초에 넷츠고 측으로부터 "26일까지 확정안을 제시하겠다"는 통보가 왔을 때에도, 이미 마스터플랜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세부적인 손질만 남았을 뿐이겠거니 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이제 와서 확정안 제시 날짜를 공식 폐쇄일이 지난 다음으로 미루는 까닭은 무엇인가?  도대체, 넷츠고는 지난 반년의 기나긴 시간에 무엇을 하였기에, 동호회 이전에 대한 확정안을 내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것인가?  이제 넷츠고의 속셈이 분명히 드러났다.  넷츠고는 처음부터 동호회 이전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다.  이전해줄 생각도 없으면서 이전해줄 듯이 동호회를 우롱하며 시간을 끌면 동호회가 스스로 지쳐서 나가떨어지리라고 여겼으며 지금도 그렇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6월말까지 미룩거리다가, 동호회 서비스 기간을 다시 9월말이나 12월말로 미루며 시간을 질질 끌자는 속셈인 것이다.  그러는 동안에 동호회들이 스스로 지쳐서 하나 둘 다른 싸이트로 빠져나가고, 그에 따라 동호회연합이 약화되면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림없는 소리이다.  우리는 결코 넷츠고에게 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어제 비로소 우리의 힘을 알았다.  비록 비가 오는 악천후여서 그린 빌딩 앞에 모인 인원은 적었을 지라도, 그 자리에 나온 사람들의 폐쇄반대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하였다.  그들은 모두 앞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옥외집회를 가지는 것을 두말할 필요가 없는 당연지사로 여겼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회원들의 여론을 그대로 받아들여, 매 주일 주말이 되면 서울 시내 곳곳에서 옥외집회를 가지고, 우리의 결속을 다짐과 함께 시민들에게 넷츠고 폐쇄의 부당성을 꾸준히 알릴 것이다.  그와 동시에, 여건이 갖추어지는 대로 1일 시위를 조직하여, SK 본사 앞에서 날마다 SK의 전 직원과 시민들을 상대로 홍보활동을 벌일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뜻은 있으나 여건이 허락지 않아 집회와 1인 시위에 참가하지 못하는 회원들과 시민들을 위하여, SK 제품 불매운동을 광범하고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다.

생각해 보라.  지금껏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항의가 오프라인 집회로 연장되어 이토록 줄기찬 투쟁을 조직한 예가 있는가.  이것은 단연 세계역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다.  전 세계가 주목할 일이다.  우리는 이제 세계인의 이목 때문에라도 물러설 수가 없다.  이러한 역사적 의미를 알지 못하고, 단순히 집회에 모인 사람 수를 기준 삼아 넷츠고 폐쇄반대운동의 열기와 강도를 측정하였다면, 그것은 SK의 계산착오이다.  계산착오는 그대로 SK의 파멸로 이어질 것임은 누구보다도 SK 자신이 더 잘 알 것이다.

2002년 3월 31일 폐쇄 6 시간 30분을 앞두고
넷츠고를 되살리기 위한 동호회연합

넷츠고 비대위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ilovenetsg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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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2/04/01 [02:5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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