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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부인'도 말할 권리 있다
[백수광부의 정성] 만두부인 이전에 그녀들은 시민
 
이승훈
▲서울 명동 거리에서 애로배우들이 파병에 반대하는 시위 모습    
며칠 전, 아슬하고 야하게 차려입은 애로영화 배우 3명이 서울 명동 한복판에서 시위를 했다. 각각 '이라크파병을 둘러싼 국민분열 반대', '스크린쿼터축소반대 및 합법가장한 일본포르노인터넷상영금지', '손만두안심하고먹기'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거리 행진을 했다. 그들은 모 애로영화사 소속으로 '만두부인'시리즈에 출연할 예정인 배우들이라고 한다.
 
그들이 무엇을 한 것일까? 시위를 했다. 그리고 은근하게 자신들의 영화를 홍보하기도 했다. 시위에 진정성이 있는지, 즉 그들이 사안을 제대로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시위를 했는지 의심스럽지만 피켓에 적힌 문구는 뚜렷하다. '이라크파병을 둘러싼 국민분열 반대'라는 문구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머지 문구들은 충분히 주장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들의 주장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은? 사람들은 그들의 주장이 담긴 피켓을 보지 않는다. 늘씬한 팔 다리에만 시선이 집중된다. 기사에 달린 네티즌의 댓글을 보면 "비디오 팔아먹으려고 코메디한다", "애로배우답게 화끈하게 옷 벗고 시위해라", "몸파는 X들이 뭐 잘났다고 지랄이야" 대체로 이렇다. 그녀들의 주장은 아예 묵살해버리고 시위할 권리까지 부정해버린다.
 
성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 우리 사회는 지나친 과민반응을 보이고 도덕적인 자세를 취한다. 그리고 그렇게해서 스스로 만들어낸 죄를 떠 넘긴다. 죄의 부담은 일방적이다. 성을 표현하는 사람과 여자들만이 그 죄를 부담한다. 의지자체, 존재자체를 부정당한다. '만두부인'들은 그런 원죄를 짊어졌다. 성·섹스에 대해서 철저히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우리 사회의 원죄.
 
이 사건을 보면서 지난 칼럼 '비키의 누드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쓰고 난뒤 몇몇 지인과 독자로부터 받은 이의가 생각났다. "비키의 누드에서는 억압으로부터의 자유의지를 쟁취하기 위한 개인의 투쟁 의지를 느끼지 못했다. 성적자기결정권을 담았다고 주장하는 비키의 누드에 실상 그런 것이 없다" 라는 것이다.
 
그럼 어쩌란 말인가? 그들은 그렇게 주장하고 표현하고 있는데 그 주장들은 왜 무시되는가? 피켓에 담긴 그 문구들 '스크린쿼터축소반대, 합법을 가장한 일본포르노인터넷상영금지 등등'은 어디로 사라진 것이며 비키가 누드집을 만들때 기획의도라고 발표한 '강하고 독립적인 여성의 표현'. 상업적의도가 있긴 하지만 그 의도를 표현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는 사진들은 어디로 사라졌나?
 
도대체 성을 표현하는 사람들, 성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표현을 해야 그들이 주장하는 것들이 하나의 의견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며 그들의 존재가 인정될 것인가? 헬무트 뉴튼이나 데이빗 라샤펠 수준의 예술성을 갖추면 받아들일 것인가?
 
비록 '만두부인'들이 상업적인 의도를 가지고 시위를 했다고 하더라도, 성을 파는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주장은 존재하고 그녀들은 '만두부인'이자 시민으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비키가 아무리 누드 열풍 속에서 예술성이 부족한 상업적 목적을 위한 누드를 찍었다고 하더라도 강하고 독립적인, 성적자기결정권을 표현하는 누드를 찍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애로배우, 상업적누드모델, 나아가 매춘녀들에 대해서도 우리는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들이 주장하면 하나의 의견으로 인정해줘야한다. 그러나 그러지 못한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몸을 판다는 이유만으로 아예 처음부터 그들의 주장을 부정하고 그들의 존재를 부정한다. 그것은 파쇼다.
 
자유...  백수광부
기사입력: 2004/07/02 [17:12]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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