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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활성화해야 하니 청소년시설 지을 필요없다?”
[논단] 여성가족부, 주택 3천호 이상 조성지에 청소년시설 설치 규정 폐지
 
이영일

최근 정부가 대규모 주택건설이나 대지조성 사업 시 청소년수련시설을 포함하도록 하는 현행 규정을 폐지했다. 청소년활동진흥법에 따라 주택 3천호 이상을 짓는 지역에 청소년시설을 설치하도록 규정한 조항인데, 이 배경에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현장 규제를 개혁한다는 게 적용됐고 또 2005년 도입 이래 현재까지 규정이 적용돼 청소년수련관이 지어진 사례가 없다는 것이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의 설명이다.

 

여가부는 이 조항을 들어 불특정 다수의 청소년이 이용하는 청소년수련시설을 '특정 주택단지 입주민의 비용 부담으로 설치하게 할 수 없다'는 주장을 내 놓으며 마치 불합리한 점을 나서서 개선한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동네 청소년수련관을 남의 동네 청소년이 이용하는 것은 불합리'하기에 과도한 규제이고 이 규제를 개혁해야 경제 활성화가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육성을 위해 노력해야 할 청소년정책 주무부처가 할 소리가 아니다.

 

청소년수련시설은 청소년전용기관이므로 이용 1순위는 물론 청소년이지만, 필요에 따라 유아, 아동, 대학생, 청년, 학부모, 지역사회 주민들이 다복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포괄성을 갖고 있다. 불특정 청소년이라고는 하지만 거리상 지역사회를 크게 벗어난 곳에 위치한 청소년이 오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인근 학교나 공공기관과의 연계 폭도 넓어 공익 가치가 높은 프로그램 창출과 확산으로 지역사회의 여가와 교육, 문화의 질 향상도 수반된다. 단순히 돈내고 입장해 운동하고 집에 가는 스포츠센터가 아니라는 말이다.

 

청소년수련시설이 가지는 마을공동체 안에서의 역할과 지역사회 공익활동 거점기관으로서의 가치를 도외시한 채 남의 동네 청소년이 이용하는 비용을 해당 지역 주민이 내는 것이 규제라고 한다면, 하나의 區안에 청소년이 얼마나 많은데 고작 청소년수련관 하나 정도밖에 없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자기발전을 추구할 권리를 의지와는 상관없이 제약당하는 청소년에 대한 규제, 그리고 그 청소년이 당하는 사회적 규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자치단체가 청소년육성에 필요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시행해야 하는 의무는 잘 해 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 하나 여가부의 주장은 비논리적이고 주관적이며 책임회피성을 갖는다. 2005년 도입 이래 현재까지 규정이 적용돼 청소년수련시설이 지어진 사례가 없다면, 이것은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주택 3천호 이상의 주택단지가 구성된 적이 없다는 것인지, 있는데 청소년시설이 안 만들어졌다는 것인지도 불명확한데다가 후자인 경우 여가부는 그동안 법을 방치하고 이를 관리감독할 직무를 유기한 것이 된다.

 

게다가 주택 3천호 이상의 지역에 청소년수련시설이 지어지고 불특정 청소년이 이용하면서 정말 해당 지역 주민이 엄청난 피해를 보는지 사례도 없어 이를 입증할 근거도 없으면서 이것이 불합리한 규제라고 단정짓고 있다. 이같은 여가부의 논리는 아무리 규제해도 청소년이 담배를 피우니 청소년보호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논리와 다르지 않다.

 

있는 법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놓고 실효성이 없으니 폐지하자면서 그 이유는 뜬금없이 경제 활성화를 위한다고 하니 도대체 청소년 부처가 왜 존재하는지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다.

 

여성가족부는 도대체 청소년정책을 누구의 시각으로 입안하고 수행하는가.


경희대NGO대학원에서 NGO정책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문화일보 대학생기자, 동아일보e포터 활동을 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중앙일보 사이버칼럼니스트, 한국일보 디지털특파원,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참여정부 시절 서울북부지방법원 국선변호감독위원, 대통령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국무총리실 삼청교육피해자보상심의위원등 다양한 민간위원을 역임했다. 2015년 3월, 사회비평칼럼집 "NGO시선"을 출간했고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평론가로 글을 써오고 있다.
 
기사입력: 2016/05/21 [23:51]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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