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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의경 촛불고백 "인간성 타들어가는 것 느껴"
전의경 폐지 외치며 무기한 농성 돌입, 민노 "재검토 착수해야"
 
이석주
촛불집회 진압에 회의를 느끼고 '양심고백'을 통해 전의경 제도의 폐지를 외쳤던 서울 중랑경찰서 방범순찰대 소속 이길준 이경(25)이 27일 저녁, 당초 부모의 만류로 연기했던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농성 돌입과 부대복귀 거부를 주장했다.
 
이 이경은 이날 서울 신월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경으로 근무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가 권력에 의해 원치않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 나를 억압하는 것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로 저항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 이경은 미리 준비해온 '나는 저항한다'라는 글을 통해 "내게 있어 저항은 주체성을 가지고 내 삶을 만들어나가는 일이다. 지금껏 억압들에 대해 순응하며 살아온 내 삶을 내던지고, 저항을 통해 삶을 찾아가야 한다고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이경은 촛불집회 진압 과정에서의 고충을 토로, "방패를 들고 시민들 앞에 서서 폭력을 가할 때, 저희는 명령 거부의 생각을 못하고 주어지는 상처를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며 "나의 인간성은 하얗게 타들어가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촛불집회에서 사람들은 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목소리를 가지고 모였고, 비장한 투쟁이 아닌 자신과 공동체의 삶을 위한 즐거운 축제였다"며 "하지만 삶을 위협할 수 있는 권력에겐 소통의 의지가 느껴지지 않았다"고 우회적으로 정부를 비판했다.
 
이 이경은 "우리를 사지로 내모는 권력은 어디 숨었는지 보이지도 않고, 암묵적으로는 그저 적으로 상정된 시위대를 향해 분노를 표출하며 상처를 덮고 합리화를 시키는 것"이라고 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이경은 "주변에서 걱정하는 것처럼 내 스스로를 어지러운 정국의 희생양이나 순교자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단지 스스로에게 인정될 수 있고, 타인과 평화롭게 조화를 이루는 평범한 삶을 살고 싶을 뿐이다. 그런 스스로의 욕망에 충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전의경 제도의 폐지를 주장, "폭력이 강요되고 반복되는 지금의 구조들도 해결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상처를 받을 수 많은 젊은이들이 오늘도 고통 속에 밤을 지새우는 일만큼은 이제 그만두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이날 현장에는 양천경찰서 경찰관 10여명이 사복 차림을 한 채 성당 안으로 진입하려 했으나, 주최 쪽의 제지로 기자회견 장 밖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이씨 부모들의 만류로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이씨는 "못난 아들을 위해 상처를 감수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리신 부모님께 다시 한 번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28일 논평을 내고 "경찰은 이길준 이경이 양심선언을 통해 표명한 병역거부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앞서 육군으로 전환복무를 신청한) 이모 상경도 인권위의 긴급구제조치를 즉각 이행하고, 육군전환복무 요청을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노당은 "군대라는 제도적 폭력은 인간 양심에 대한 절규마저 용납하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 군대라는 특수상황 속에서 군인의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도록 전의경 제도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기사입력: 2008/07/28 [11:42]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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