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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훌라후프로 월드컵에 도전하는 김홍택 할아버지
 
임규민   기사입력  2002/04/29 [15:09]

사람들의 발걸음에 부산한 을지로 입구 지하철역.
어디선가 바네사 메이의 바이올린 연주소리에 시선이 쏠리자 아예 발걸음이 멈춘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역사내의 중앙 무대 쪽으로 모이고, 그 가운데 무대에는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의 훌라후프 묘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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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라후프 묘기의 주인공은 만 79세의 김홍택옹. 선글라스에 반짝이 조끼를 입은 멋쟁이 할아버지 김홍택씨(만 79세)는 상모대신 갓을 돌리고, 동대문에서 구했다는 장구채보다 작은 채를 휘저으며 흥을 돋운다. "갓이랑 채없이 훌라후프만 돌리면 밋밋하고 흥이 안나. 또 노래가 없으면 이것도 하기 힘들어. 음악에 내 몸을 맡기는 거지. 처음에는 이미자나 나훈아, 조용필 노래를 들으면서 했는데 영 흥이 안나더라구. 그래서 노래를 이것으로 바꾸었어."라며 바네사 메이, 김덕수와 사물놀이패, 야니등의 씨디를 보여주었다.

  


"건강에는 이것만한것도 없는거 같아. 노인정에서 고스톱치는 것보다 낫고." 김홍택씨가 훌라후프를 시작한 것은 약 10년 전. 처음에는 손녀들의 성화에 못이겨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어떻게 하는 지도 몰랐었어. 그런데 하다보니 되더라구. 그러다가 두 개를 돌리게 되구, 더 하다보니 목으로도 돌리니깐 더 재미있더라구. 하하." 처음에는 영 쑥스러워 산에서 시작해 지금은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겨 지하철역으로 진출(?) 했다고 한다.



88년 서울 올림픽 성화 봉송주자를 했던 경력을 가진 김홍택씨는 올 해 월드컵 무대에서 훌라후프 묘기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중이라며, 다소 흥분되어 있었다. "사진 잘나오면 몇 장 가져다주게나. 가르쳐주는 선생이 없어서 내 스스로 잘못된 곳을 고쳐야 하거든." 이미 매스컴에 얼굴이 조금 알려진 김홍택씨는 이렇게 취재나온 기자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나 비디오를 부탁하시곤 한다.

계속해서 더 나은 모습을 위해서 연구하는 태도에서 예술가적 장인정신이 느껴졌다. 월드컵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김홍택씨의 멋진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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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2/04/29 [15:0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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