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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경한 롯데제과에 ‘소비자 쓴맛’ 보여줘야
[기자의 눈] 당당한 롯데그룹, 불량식품회사 용서하면 이물질 계속먹어야
 
강성태   기사입력  2005/06/20 [17:08]
롯데제과에서 이물질이 나온 것을 두고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네이버를 비롯해 엠파스, 파란 등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 뉴스면 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는 이 기사는 조회 수만도 무려 수십만 건에 이른다.

사이버 공간을 통한 네티즌들의 갑론을박 또한 뜨겁다. 리플만도 수백 건이 꼬리를 물고 달리고 있다. 포털 사이트들이 쏟아내는 하루 평균 기사가 수천 개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사이버 재판이라고도 불리는 네티즌들의 리플 논쟁에는 절반가량이 이 회사의 '안전 불감증'을 성토하고 있다. 
 
▲  롯데 3색 조안나 아이스크림에서 발견된 이물질.                 © 교육저널

아이디가 pisces9039인 한 네티즌은 "롯데라는 브랜드를 보고 사람들이 믿고 먹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 소비자를 우롱하지 말고 반성하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kochel) "이런 문제를 작은 실수라고 치부해 어영부영 넘어가는 게 도덕적 해이와 불감증을 부추기는 것"이라며 우리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을 꼬집기도 했다.
 
개중에는 이 회사 제품의 불매운동을 자청하고 나서기도 하는 가하면, 행정당국의 철저한 위생 감사를 요구하는 네티즌들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국내 제과 시장을 주도하는 이런 대기업에서 조차 위생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도대체 영세업체의 위생관리는 어떻겠느냐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롯데'라는 브랜드 가치를 감안하면 네티즌들의 이 같은 비난 여론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런데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한두 번 그런 것도 아닌데 이렇게 호들갑을 떨 필요가 있느냐'는 내용을 담은 리플이 절반가량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아이디 chamce라는 네티즌은 "머리카락 하나가지고……. 나올 수도 있지 너무 크게 문제 삼는 것 같다"며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mjarin) "아몬드 초콜릿 먹다가 입에서 벌레가 나왔다. 그동안 몇 마리나 모르고 먹었을지 생각하니……."라며 분통을 터트리면서도 이런 정도의 일은 흔히 있을 수 있다고 치부해 버렸다.
 
우리 국민들이 가지는 위생 불감증의 심각성을 단면적으로 나타내게 하는 대목이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국내에서 시판되는 식품의 위생안전을 우리는 믿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문제도 '흔히 있을 수 있는 일'로 분위기가 몰리고 있다.
 
그렇기에 '머리카락 하나 가지고…….'라는 절반에 가까운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쩜 당연하다고 하겠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런 일들을 직접 경험해 본적이 있으며, 그때마다 작은 보상을 받아 왔다고 경험담을 늘어놓기도 했다.
 
결국 롯데는 이번 문제에 있어서도 평상시처럼 소비자에게 작은 보상(?)만 해주면 면죄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가 공식적인 사과 한 마디 없이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을 즐기며 정당해 질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위생 불감증이 용서되는 나라에서 우리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머리카락과 이물질을 먹어야 할까. 국민이 용서하는 우리가 먹는 식품의 위생안전은 보장 받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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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6/20 [17:0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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