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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소장파, "개혁파로 불러주세요"
초선 62명 우편향에서 중도보수로 '개혁'강조, 박근혜 대표체제 힘받을듯
 
김광선   기사입력  2004/04/22 [14:01]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이들은 지난 20일 한나라당 당선자 대회가 있던날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남경필, 권영세, 원희룡, 정병국 의원등 수도권 의원과 부산 수영에서 당선된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만나 상견례를 나누고, 부산권 등의 초선 당선자 중 상당수가 이미 합류를 약속했다는 후문도 전해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당내 소장파들은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모였으나 이번 17대 총선에서 당선된 이들중 비례대표를 포함해 초선 의원은 절반이 넘는 62명에 달해 당내에서 소장파 의원들은 중심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어 당내 역학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뿐만아니라 이들은 한나라당의 대북관계와 국가보안법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 '우편향적'이었던 당의 이념적 색채를 개혁적 중도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어 영남권 중진 의원들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소장파 의원들 가운데 전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남경필 의원은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나 국가보안법과 관련해 "이제 폐지돼야 하지 않나요. 설사 폐지가 안돼도 17대에서는 수정은 가능한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이제 보수에서 '중도보수'로 가야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또 원희룡 의원은 "한나라당의 정체성과 지지기반을 재정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하면서, 당의 방향성에 대해 전면적인 수정을 예고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소장파들은 그동안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 위주로 꾸려왔던  `구당모임'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영남권 등 비수도권 지역에서 당선된 개혁성향의 초선그룹을 최대한 확보면서, 조만간 당내 '범개혁파' 모임을 결성할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이들은 당내 개혁세력의 외연확장을 위해 의원 선수나 나이보다는 개혁성을 최우선 고려키로 했으며, 이를 위해 그동안 통칭됐던 소장파 대신 `개혁파'로 불러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들은 3-4일 정도 내부입장을 가다듬고 초선 당선자들을 집중 접촉, 의견을 수렴한 뒤 주말께 한차례 모임을 거쳐 내주부터 당 개혁을 위한 목소리를 높인다는 추진 일정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한나라당의 세력분포가 변화하면서 정치권은 박근혜 대표를 둘러싸고 형성되는 당내 역학구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개혁성향의 의원들이 박근혜 대표의 우군역을 자임하고 있고, 정쟁을 지양하고 민생정치에 주력하면서 상생의 정치를 추구하고 있어 한나라당의 변화는 정치권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한편 당내 소장파의 역할을 감당할 인물들은 수도권에서 남경필, 원희룡, 권영세 의원등 기존의 미래연대 소속의 의원들과 여기에 영남권의 20~30대 젊은 보수층의 연구모임인 '한국의 길' 멤버인 박형준·이성권·김희정 당선자 등이 있다. 더불어 당내에서는 박근혜 대표를 둘러싸고 박세일, 윤건영 당선자 등 교수진들이 포진하고 있어 향후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를 중심으로 이미지 쇄신과 함께 당내 구도가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박 대표는 인사위원회와 지방선거 재보선 공천심사위원회의 인선을 초선과 외부인사 중심으로 구성했다. 그러나 각 위원회의 위원장은 3선의 중진급으로 임명해 균형을 맞췄다.
 
특히 인사위원회는 위원장인 황우여 의원만이 3선을 지냈고, 14명의 위원 중엔 9명이 17대 초선, 나머지 5명은 모두 원외 인사로 구성했다. 공천심사위원은 3선인 맹형규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고, 안경률, 김학송, 이한구 의원 등 재선 의원 3명과 박찬숙, 이혜훈 등 초선 의원, 박재옥 한양대 생활과학대 학장, 함정민 변호사, 방석현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등 외부인사 3인을 임명해 균형을 맞췄다.
 
또한 지난 21일 박 대표는 진영 당선자를 비서실장에 임명했다. 특히 진 당선자는 그동안 당 기획위원장과 이회창 전총재의 특보를 지냈고, 비록 선수는 초선이지만 중진급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소장파와 중진들 사이의 가교 역할로 적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전여옥 대변인과 보조를 맞출 공동 대변인에는 선대위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초선인 한선교 당선자가 임명됐다.

한편 브레이크 뉴스는 17대 총선에서 33살의 최연소 당선자인 김희정 당선자를 만나 한나라당에서 소장파 의원들의 역할에 대해 들어보았다.


▲김희정 의원     ©김희정의원홈페이지
▼ 소장파 의원들의 결집이 있었는데, 잘 될 것 같은가

그동안 수도권에서 소장파 의원들의 개혁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영남 중진에 부딪혀, 기사에서도 "한편..."이라고 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질 것이다. 나는 '코어'에서의 변화를 요구한다. 나 스스로를 건전보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나라당을 건전보수로 변화시키는데 노력할 것이다.

또한 그동안에는 수도권에서 개혁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이제는 영남권에서 치고 올라오는 것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나라당 소장파의 역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재 소장파 의원들은 엄연히 어려운 시험에 통과된 사람들이다. 특히 나 같은 경우는 비례대표도 아니고, 당당히 지역구에서 당선됐고, 당에 신세를 진것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자유로울 수 있다.

또한 과거에 소장파 의원들은 당내에서 수적인 열세가 있었고, 어떻게 보면 '액세사리'와 같은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숫적인 변화가 동반되면서 소장파의 역할은  달라질 것이라 확신하다.

양적인 변화가 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이제 소장파는 메인스트림에서 활동할 것이다.

▼ 하지만 과거 당내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한 신진 의원들은 기존 정치에 묻혀간 경향이 있었다.

과거에는 그랬을 수 있지만, 이제는 지난 16대 국회에서 소장파의 역할을 했던 의원들이 재선 또는 3선을 했기 때문에 그 문제는 염려할 것이 없을 것이다.

뿐만아니라 나 같은 경우도 당직자 생활을 10여년간 했기 때문에 당이 어떤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 묻혀가는 사례는 없을 것이다.

당내에서 견제 세력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물론 견제도 할 것이다. 그러나 소장파를 견제하는 의원들은 적어도 지역구에서 당선된 사람들이고, 민심의 흐름을 정확히 읽을 줄 아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민심을 읽을줄 안다면 변화에 대한 흐름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17대 최연소 당선자로서 많은 관심을 받는 것 같은데..

만약 내가 민주노동당에서 출마해 최연소 당선자가 됐다면 그리 많은 관심을 못 받았을 것이다. 한나라당에서 그것도 영남에서 최연소로 또한 여성으로 당선됐기 때문에 관심을 받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만큼 유권자들은 변화의 욕구로 나를 선택했다고 본다. '90학번'이고, 71년 출생이라고 해서 '97세대'라고 말하는데, 우리 세대는 과거와 같이 운동권에 포함돼 자신을 희생하면서 운동을 한 세대는 아니라고 본다. '97세대'의 특징은 나와 더불어 모두를 의식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세대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한나라당에서 그것도 그것도 영남에서 여성이 당선된 것은 이같은 '97세대'가 특징을 잘 살려 그 역할을 감당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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