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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부총리 민노당과 '전초전' 진땀 뺐다
단병호 당선자 '비정규직 해결', 이부총리 '노사정' 참여요청
 
손봉석   기사입력  2004/04/21 [17:41]

이헌재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민주노동당 당사를 방문, 권영길 대표, 천영세 부대표, 노회찬 사무총장, 단병호 당선자 등 지도부와 대화를 나누고 정부정책에 협조를 요청하는 자리에서 신경전을 펼쳤다. 

21일 오후에  민노당 당사를 찾은 이 부총리는 권 대표와 만나 "축하 드린다. 선전하신 것 같다"며 인사를 건낸 후 "아무래도 경제문제가 현안이라서 먼저 인사 드리려고 왔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경제문제에 대한 노동계의 부정적 시각을 잘 알고 있다"고 운을 땐 후  "경제부총리로서 열린 마음으로 충분히 얘기를 들으려 한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이런 이 부총리의 말에 "민주노동당이 당선자가 나오자마자 파병과 탄핵문제를 먼저 처리하자고 한 것은 17대 국회가 민생국회가 되기 위해 털 것을 먼저 털어버리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단병호 당선자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 정부가 공공부문 10만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한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재경부에서 부정적 의견이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고 지적하고 "공공부문에서 우선적으로 정규직 전환에 앞장서야 민간부문의 정규직화로 이어질 수 있으니 각별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이 부총리에게 주문했다.

단 당선자는 또 정부가 비정규직 보호입법 조기에 처리하도록 방침을 밝힌 데 대해서도  "비정규직 차별해소와 정규직화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노동관계법의 정비에도 동의한다"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16대 국회에서 다뤄진 비정규직관련 보호입법안은 사실상 전산업에 파견제를 허용하는 등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이문제를 재검토해 줄 것을 이 부총리에게 요구했다.

단 당성자의 갑작스런 공격(?)을 받은 이 부총리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대해 "결정된 것은 아니고 내부에서 논의 과정에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하고 "아직 결론을 못 내렸고 부처간 논의과정에 있다"고 답했다.

이 부총리는 "작년에 (노동관계) 로드맵을 만들었는데 입법과정에서 여러 사정으로 제대로 논의가 안 됐다"며 "김대환 노동부 장관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논의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기왕 온 김에 한 가지 부탁 드리겠다"며 원내진출도 했으니 노사정위에 참여해 줄 것을 민노당에 당부했다.

권 대표는 이런 이 부총리의 부탁에 "노사정위 참여는 민주노총이 결정할 문제"라고 전제한 후 노사정위의 성격이 제대로 정립돼 있지 않았음을 지적하고 "그동안 노사정위는 속된 말로 들러리 역할만 할 뿐 합의가 이행되지 않아도 구속력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노사정위의 출발은 무엇보다 노정간 신뢰"라고 덧붙였다.

이 부총리는 이런 권대표의 반응에 "정부도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 경재부총리의 민주노동당 방문은 민노당 측에서는 원내 '제2야당'으로 달라진 위상을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고, 이 부총리 측은 앞으로 계속 될 민노당과 경제부처간의 갈등을 예고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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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4/21 [17:4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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