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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신드롬, 단순한 말잔치가 아니였다"
촌철살인 '어록'으로 민노당 스타 등극, 블러그 홈피등 인기폭발
 
김광선   기사입력  2004/04/16 [16:04]

17대 총선의 가장 큰 의미는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민주노동당이 원내 진출함에 따라 진보정당의 출현일 것이다. 특히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8번 노회찬 사무총장은 17대 총선에서 네티즌들의 '스타'로 등극, 지난 대선때 노무현 후보의 인기를 방불케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사무총장     ©대자보
이처럼 민주노동당 노회찬 사무총장의 인기가 하늘로 치솟는 것은 무엇보다 TV토론에 나와 기존정치인과 '맞짱'을 뜨면서 국민들의 속에 숨어있던 정치권의 불신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어록은 인터넷을 통해 전국으로 퍼지면서 민주노동당의 지지율 상승에 가장 큰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노 당선자의 어록이 만들어지기까지 그는 그리 녹녹치 않은 정치인생을 걸어왔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는 고등학생이던 73년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유인물을 제작해 뿌리면서부터 민주화운동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전기용접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또한 89년 당시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 사건으로 구속, 92년 만기 출소 후 대선에서 백기완 후보 선거대책본부에서 활동했으며 매일노동뉴스 발행인, 민노당 부대표를 거쳐 현재 사무총장직을 맡기도 했다.

이렇듯 노동운동계에서 잘 알려진 노 당선자는 기존 정치인에 비해 세간에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이번 총선에서 그의 진가는 발휘됐다. 특히 지난달 20일 KBS 심야토론에서 그는 "열린우리당은 길가다 지갑 주웠으면 경찰에 신고해야 돼요"라며 열린우리당의 지지율 상승을 비판하기도 했고, 한나라당의 편파방송 주장에 대해 "편파방송 운운하는데, 그렇게 자랑스러운 탄핵가결을 방송이 계속 보여주면 오히려 고마워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언급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날 방송에서 최고의 베스트는 "50년 동안 한 판에서 계속 삼겹살을 구워먹어서 판이 이젠 새까맣게 됐습니다. 이젠 삼겹살 판을 갈아야 합니다","한국의 야당은 다 죽었습니다. 그런데 누가 죽인 것이 아니라 다 자살했습니다", "한나라당, 민주당 의원님들 그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퇴장하십시오. 이제 저희가 만들어 가겠습니다", "길가다가 부딪혀서 사과 안했다고 칼로 찌르는 불량학생과 뭐가 다릅니까"라는 '촌철살인'의 말솜씨였다.

이날 이후 각종 포탈 사이트의 블러그, 카페, 개인홈피 등에 노 당선자의 동영상이 회자됐고, 포탈사이트 다음에는 그의 카페가 생기면서 『노회찬 국회 보내기』운동본부(http://cafe.daum.net/realnosamo)가 생기기도 했다.

▲'노회찬 국회 보내기 운동본부' 카페 모습     ©브레이크뉴스

하지만 이같은 노 당선자의 '어록'은 단순히 선거용이 아니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는 지난해 12월26일 <브레이크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난다.

노 후보는 이날 인터뷰에서 "민주노동당이 내년 총선에 비록 적은 의석을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한번 지켜봐 달라"며 "기존정당과는 분명히 차별성이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정책정당으로서 위상을 살리기 위해 "오는 2004년에는 당 예산의 25%를 투자해 정책연구소를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뿐만아니라 내년 1월 5일에는 기존정당보다 앞서 선거대책본부를 꾸려 총선 승리를 위해 주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정책정당으로서의 준비를 차근차근 해 온 것이다.

또한 그는 정치개혁을 위해 "정강정책과 관련해 차별성이 없기 때문에 지역에 연고가 있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고, 당의 정책과는 무관하게 인물중심으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폐단은 정치자금의 부정부패를 불러일으키고, 지역주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정치의 부패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정책에 있어서 차이가 없는 정당은 자연스럽게 도태하게 만드는 독일식 정당명부제와 전국단위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향후 정당은 정책으로 승부를 걸면서 적응하지 못하는 정당은 '퇴출'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총선이후 정치권에서 민주노동당은 정치권의 이슈를 주도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또한 국민들은 새롭게 등장한 진보정치세력의 행보도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 과연 그들이 어떤 정책으로 기존 정치질서를 흔들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은 민주노동당의 역할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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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4/16 [16:0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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