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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김 '반역죄 7년 수감' 가석방된다
"병석에 아버지를 돌 볼수 있게 정부가 나서야"
 
손봉석   기사입력  2004/01/29 [12:42]

"그동안 제가 터득한 철학은 모든  정의가 어떤 사람에게는 정의로 보여질 수 없고 최악의 경우에는 반역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국을 위해 미국의 정보를 한국대사관에 제공했다가 미국 감옥에서 7년이 넘게  '반역죄'로 수삼중인 로버트 김(63.한국명 김채곤)의 최근 심경을 담은 편지가 공개됐다.  

`로버트 김 후원회(회장 이웅진)'가 29일 공개한 편지에서 로버트김은 "건강하게 오랜 생활 모멸과 부자유스러운 기간을 지날 수 있던 것은 오직 여러분의 사랑과 성원 덕택"이라며 "올해 여름 시작되는 인생의 제 2막을 아름답고 보람있는 막으로 끝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김은  "정의는 최악의 경우 반역으로도 보일 수 있기에 감옥에서 매일 새벽 보지 못할 것을 보이지 않게 하시고, 듣지 않을 것을 들리지 않게 하시고, 말을  말아야 할 것을 생각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기도하면서 하루를 시작해왔다"며  "겸손과 정직만이 인생에서 승리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라고 다짐하고 있다"고 자신의 최근 심경을 편지에 적고 있다. 

후원회측은 이날 편지공개에 이어 로버트 김이 미국 펜실베이니아 앨런우드 형무소에서 7년 4개월째 수감돼 있다 오는  30일 자택 근처의 윈체스터 교도소로 이감돼 6개월 뒤 석방을 앞두고 있다는 근황을 전했다.

성명에서  "6개월이라는  이례적인  기간에 가족 가까이에서 마지막 형기를 보낼 수 있도록 한 이번 이감은 그의 모범적인 수형생활에 따른 결과"라며 "이는 정부나 사회의 도움이 아닌 본인의 노력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후원회측은 이어 오는 7월 석방된 후 로버트 김에게 이 어질 3년간의  '보호관찰기간'과 관련, 로버트 김이 완전한 자유를 얻어 고국에 있는 병석의 아버지를 간호할  수  있도록 보호관찰 사면을 위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미 대통령과의 협상에 임할 것과 그동안의 그의 희생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인 보상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웅진 후원회장은 "사건 초기에 정부는 문제를 은폐하려 했던 것 같다"며  "최근에도 국방부와 외교부측에 이 사건에 대한 담당자를 지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공감은 하지만 한계가 있다'는 대답만 반복할 뿐"이라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실제로 로버트 김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국민들의 구명요구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내 문제'라며 미국 방문시 이에 대한 언급을 꺼렸었다.   

후원회측은 미국 현지시간 30일 오전 11시∼2시 사이 미국 펜실베이니아 앨런우드 연방형무소에서 버지니아 윈체스터 교도소로 이송되는 도중 로버트 김과  전화통화를 시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김 사건 : 1995~96년 미국 해군 정보국 컴퓨터분석관으로 근무하던 로버트김(63·한국명 김채곤)은 미국의 북한관련 기밀을 당시 주미 한국대사관 해군 무관이던 백동일(55)씨에게 전달했다.

이 사건으로 김씨가 미국 정보당국에 조사를 거쳐 체포되고 한미간의 미묘한 외교적 갈등이 생기자 한국정부는 김씨의 정보제공 사실이나 관련여부를 전면 부인했다.  

당시 한국측이 로버트 김한테서 건네받은 자료는 강릉 잠수함사건 관련 등 모두 50여건이고 이중 40여건이 국내 각 정보기관에 보고되는 등 당시대북정책 수립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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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1/29 [12:4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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