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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하워드 딘 내세워 부시 재선막는다
딘, 인터넷과 고어 지지 타고 급부상, 부시 강력한 도전자로
 
이용길   기사입력  2003/12/25 [12:45]

차기 미 대선에서 민주당의 과제

이라크에서 미군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생포하고 리비아가 대량 살상 무기의 포기를 선언하면서 이라크 전후 처리 문제의 미숙한 대응으로 주춤했던 부시 대통령의 지지세가 반등하고 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의 체포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히는 부시미대통령     ©YTN
그 결과 차기 대선에서 부시와 민주당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시의 재집권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차기 대선의 유력한 후보였던 고어 전 부통령이 출마를 포기하고 힐러리 뉴욕 상원 의원 역시 이번 대선보다 장기 전략에 주력하면서 대선의 승리 가능성에 대해서 회의적인 기류가 지배하고 있다.

현재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유력하게 부각되고 있는 인물은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이다.

사실 하워드 딘 후보는 워싱턴의 중앙 정계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그러나 하워드 딘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네티즌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전국적인 인물로 급속도로 부상하였다.

하워드 딘의 등장 과정은 거대한 선거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독점 자본 등 기득권 세력이 주도했던 기존의 미국 정치 행태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일반 대중도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틀을 조성하는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최근 당선된 미국 역대 대통령의 이력을 보면 중앙 정계 출신보다 지방 정계 출신들이 대선에서 보다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 레이건 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주,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아칸소주, 현 부시 대통령은 텍사스주의 주지사 출신이다.

사실 지방 정계 출신 정치인들은 중앙 정계 출신보다 전국적인 지명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대선 운동의 초기 단계에서는 매우 불리한 여건에서 출발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지방 정계 출신 정치인이 대선 운동 초기 단계의 어려움을 효과적으로 극복할 경우 이러한 부정적 요소는 긍정적 요소로 전환될 수도 있다.

즉 지방 정계 출신 정치인은 자신에 대한 정보가 워싱턴 정계 출신보다 언론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됨으로써 전국의 유권자에게 중앙 정계 출신의 식상한 이미지에 비해 보다 신선한 이미지를 부각시킴으로써 대중으로부터 보다 높은 관심과 기대를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연방 정부보다는 매우 작은 규모이지만 지방 정부에서 나름대로의 실제적인 행정 관리 역량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함으로써 정치와 행정을 결합시킬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점도 매우 긍정적 요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하워드 딘의 대선 경쟁력이나 전국적 지명도는 고어 전 부통령이나 힐러리 뉴욕 상원 의원과 비교한다면 아직까지 열세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조지 부시 미대통령     
그러나 딘 후보가 지방 정계 출신의 강점을 적절히 활용하고 인터넷을 통해 대중적 기반을 확고히 구축하며 정책적 쟁점과 대안을 명확히 하여 국민들을 효과적으로 설득한다면 그의 대선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인류 사회는 현재 민주당의 차기 대선 후보 선출 과정인 당내 예비 선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주목하고 있다.

부시 공화당 행정부의 집권 이후 인류 공동체는 미국의 강경 패권주의 전략으로 전쟁과 테러의 공포로부터 한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차기 대선에서 부시의 재집권을 저지하는 것은 미국의 강경적 세계 패권주의를 완화시키고 인류 사회의 평화와 공존 공영을 이룩하는데 가장 절실하고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차기 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민주당 내 여러 후보들 중 하워드 딘의 선전은 평화를 갈망하는 인류 공동체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할만하다.

이는 하워드 딘이 현재 경쟁하고 있는 민주당의 여러 후보 중에서 이라크 전쟁 등 부시 행정부의 강경 패권주의 전략에 가장 강력한 반대와 비판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라크 전쟁에 대한 하워드 딘의 일관되고 확고한 비판적 관점은 이라크의 전후 처리 문제에서 부시 행정부의 무능력한 대응에 실망한 국민의 관심도를 그에게 집중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특히 한반도 문제에서 하워드 딘은 대북 협상에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부시 행정부와는 달리 이전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포용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북한과의 직접적이고 전향적인 협상 전략(북한의 핵 프로그램 포기를 전제로 한 불가침 조약 체결)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부시 행정부의 집권 이후 전쟁의 공포와 긴장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반도의 정세를 평화와 협력의 기조로 전환시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긍정적인 측면이라 할만하다.

현재 민주당 내 일반적인 여론은 하워드 딘의 진보적 성향(?)이 민주당 내 경선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할 지는 모르지만 대선에서는 중도적 성향 유권자의 이탈을 가져와 결국 부시에게 패배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민주당이 그간 미국 정치의 신보수주의적 경향과 맞물리며 우경화되면서 공화당과의 정책적 차별성이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는 정치적 추세와 무관하지 않을 듯 싶다.

사실 하워드 딘은 전형적인 백인 상류 사회의 엘리트 출신으로서 총기 휴대 규제를 완화하고 사형 제도를 지지하는 등 복합적인 성향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정치적 성향을 엄밀히 구분한다면 진보적이기 보다는 중도적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아무튼 민주당 내 하워드 딘의 급진적(?) 성향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딘은 최근 민주당에서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도 성향의) 고어 전 부통령의 지지를 얻어 냄으로써 민주당 내에서 그의 정치적 기반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하워드 딘의 급부상은 민주당의 보수화를 견제하기 위한 당내 중도 세력과 진보 세력간 연합의 산물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 하워드 딘의 입지 강화와 맞물리면서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지반 역시 더욱 더 공고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라크 전후 처리 과정에서 여실히 나타난 것처럼 미숙한 외교 전략으로 정치적 곤란에 처했던 부시는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생포되고 리비아의 대량 살상 무기 포기 선언으로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현 경제 상황은 부시의 재집권에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금년 들어 이라크 전쟁이 종료되면서 급속히 회복세로 전환되어 지난 3/4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약 20년 만에 최고치인 8.2%를 기록하였다.

이는 부시 행정부의 감세 정책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저금리 정책에 힘입어 민간 소비와 기업의 투자에서 신속한 촉진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도의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인력 확대보다는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면서 실업률 하락 속도는 완만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렇지만 내년 미국 경제는 민간 소비와 기업의 설비 투자를 주축으로 원활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고용 시장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정치·외교·경제 등 객관적인 조건을 검토해 볼 때 내년 대선에서 부시는 재선을 위한 대단히 유리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내년 대선의 관건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후 처리 문제와 민주당의 선전 정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민주당은 행정부와 입법부에서 소수파로 전락하는 등 커다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내 다양한 정치적·이념적 세력을 통일된 정책 노선으로 이끌어갈 강력한 리더십이 부재한 상태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당내 예비 선거에서 당선된 후보를 중심으로 일치 단결하여 대선에서 부시 진영을 효과적이고 집중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전투적 기반을 구축하는데 최우선을 두어야 할 것이다.

또한 민주당의 대선 후보는 대선의 객관적 조건에서 압도적으로 불리한 위치에서 선거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기에 주관적이고 인간적인 측면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난 대선에서도 부시 대통령은 객관적 조건의 절대적 열세(+ 고어에 비해 부시의 압도적인 지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대중적 친근성 등 인간적이고 주관적인 측면에서 고어 전 부통령을 압도함으로써 신승할 수 있었다.

클린턴 대통령도 무명 출신에서 대통령직을 연임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인간적 매력과 개인적 역량을 한껏 부각시킨 것이 적지 않은 효과를 거두었던 것으로 사료된다.

만약 하워드 딘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될 경우 그는 클린턴과 부시 진영의 선거 운동의 특성을 충분히 참작하여 이를 명료하고 직설적인 자신의 스타일과 적절히 결합시키고 사이버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상당한 대중적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인류 사회는 전쟁과 테러의 공포로부터 벗어나서 세계 평화와 협력을 이루는데 중차대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차기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과 그 후보의 선전과 분투에 많은 기대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다.   
 
 *  이용길 기자는 고려대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증권 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했으며 지금은 농협대, 숭의여대, 전북대에서 강사로 재직 중입니다. 현재 여러 언론 매체에서 시사 평론 활동을 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어느 진보주의자의 세상 비틀기>(동성출판사, 2002) 등이 있습니다. (홈페이지 주소: http://home.naver.com/yongkillee/)

연세대(학사,석사),고려대(박사수료)에서 공부하고 한국투자증권(구 한신증권) 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로 근무했습니다. 숭의여대, 농협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와 제주MBC '이용길의 시사터치','이용길의 시사칼럼'을 담당했고 오마이뉴스 등 여러 언론 방송에서 시사 평론 활동을 했습니다. 현재 제민일보 논설위원, 제주상의경제연구센터 연구위원, 시사평론가로 활동하며 다수 저서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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